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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괴담] 잊혀지는 방법

최영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7.23 17:24:48
조회 26626 추천 407 댓글 25
														

퍼억ㅡ


별안간 좁고 어두운 곳에 얼굴이 처박혔다.


퀴퀴한 냄새가 올라오는 물 웅덩이에 허우적거리고 있자, 말소리가 들려온다.



" 어차피 익사 할 일 없으니 얌전히 좀 있어라. 여기 너만 있는 게 아니니까 말이야. "



그 말에 주위를 둘러보고 싶었지만 목은 조금도 돌아가지 않았다.


다만 신음 소리나 중얼거리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다.



" 여기는 어딥니까 ! 당신들은 누구죠 ? 저는 왜 ... "



" 일단 진정해. 방금까지 '사용' 당하고 와서 기억에 혼란이 있는 것 같은데 심호흡을 해봐. "



몇 번의 심호흡을 하니 온몸의 관절이 비명을 질렀다. 물론 내 입에서도 비명이 터져 나왔다.



" 그 고통에 익숙해지는 게 좋을걸 ? 아니면 아예 미쳐버리거나. "



목이 쉴 때까지 비명을 지르고 나서야 고통은 참을 만해졌다.



" 흑.. 흐윽.. 아파... 누가 이것 좀 풀어주세요... 살려주세요 ..! "



" 어차피 저 놈들은 우리 말에 신경도 안 써. 그러니까 징징대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려. "



" 놈들이 대체 누구죠? 저에게 왜 이런 짓을 하는거에요? 전 아무 잘못도 안했다구요! "



" 흠.. 대화는 통하는 걸 보니 당한 지 얼마 안 됐나 보네. 오늘 여기에 처박힌 애들은 전부 미쳐있어서 곤란했거든. "


" 잘 들어. 네가 얼마나 여기 머물지는 모르겠지만 몇 가지 팁을 줄 테니까. "



" ... 팁이요? "



" 그래, 우선 여기서 탈출을 한다거나 널 데려온 놈들에게서 도망갈 생각은 버려. "


" 온몸의 관절이 아프지? 너의 모든 관절은 족쇄에 묶여있어. 즉 자력으로 벗어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거야. "


" 그렇다고 외부의 조력도 없으니까 어설픈 희망은 처음부터 가지지 마. "


" 놈들은 잔혹하지만 우리에게 놀라울 만큼 관심이 없어. 대화를 시도하는 건 무의미하지. "


" 이제 허리 쪽에 감각을 집중해봐. 뭐가 느껴지지 않아? "



" 허리 쪽..? 음.. 잘 모르겠어요... 아! 뭔가 느껴져요. 고리? 같은 게... 대체? "



" 그래. 잘했어. 그 고리는 평소엔 네 허리에 얌전히 걸려있을 거야. "


" 하지만 고리가 네 척추를 조여오면 앞으로 닥칠 고통에 대비해. "


" 그 고리는 네 관절들을 묶어둔 족쇄와 연결되어 있어. "


" 고리가 위로 당겨지면 팔다리가 뒤틀리고 온몸의 피부가 한계까지 팽창할 거야. "


" 나도 그 고통이 얼마나 참기 힘든지 알아. 하지만 방법이 없어. 그냥... 견뎌. "


" 버텨야 하는 시간에는 개인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평균적으로 수십 분에서 수 시간 정도 걸릴 거야. "


" 가끔 놈들에게 반항한답시고 억지로 버텨보는 멍청한 경우가 있는데, 절대 그러지 마라. "


" 놈들은 일체의 반항을 용서하지 않아. 즉시 고리를 위아래로 수 차례 왕복 시킬거야. "


" 고리와 연결된 네 관절과 피부도 함께 말이야... 차라리 팔다리가 뒤틀린 채 버티는 게 무조건 낫다. "


" 지금 네 뒤에서 중얼거리는 놈도 원래 너처럼 대화가 가능했었다는 것만 기억해 둬. "


" 아무튼 관절이 비틀린 채 얼마간 버티다 보면 지금처럼 다시 고리가 내려와 허리에 걸릴 거야. "


" 잔뜩 뒤틀린 관절을 움직이는 건 정말 아프겠지만 참고 몸부림쳐봐. "


" 운이 좋으면 족쇄 한두 개 정도는 헐거워져서 빠질지도 몰라. "


" 물론 놈들에게 발견되면 네 팔다리를 뽑아서 다시 족쇄에 걸어버릴 테지만. "



" 그럼 한번이라도 걸리면 탈출은 못하겠군요... "



" 응? 탈출? 미안하지만 저건 탈출을 위한 게 아니야. "



" 네? 그럼요? "



" 몸이 족쇄에서 빠지면 처음 몇 번은 팔다리를 뽑아서 족쇄에 걸어두지만 그게 반복되면 넌 폐기 처분 될 거야. "



" 예?? 폐기 처분이요?? 그럼 죽는 거 아닌가요? "



" 그래. 네가 영원토록 관절을 비트는 고통을 느끼고 싶어하는 변태가 아니라면, 죽는 게 최선이야. 유일한 탈출구지. "


" 흠.. 그런 의미에서는 탈출이 맞겠네. "


" 미쳐버리는 게 가장 위험해. 놈들에게 순응하게 되거든. 그러면 아주 오랫동안 고통을 느끼면서 살아있어야지. "


" 아주 오랫동안 팽창하다 보면 한계에 달한 피부가 찢어져 버릴 거야. "


"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겠지만... 이 경우에도 폐기 처분 되지. "



" ... 희망이 없네요. "



" 폐기 처분이 싫다면 다른 방법도 있기는 해. 거의 운으로 결정되는 방법이지만. "


" 놈들에게서 잊혀지는 거야. "



" 잊혀져요? "



" 그래. 내가 그런 경우인데, 놈들은 드물게 우리를 잊어버리고 오랫동안 방치하기도 해. "


" 움직이지 못하는 답답함은 여전하지만 적어도 고통은 적지. 이렇게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말이야. "



" 어떻게 하면 잊혀질 수 있죠? "



" 그건... "



대답을 듣기도 전에 내 발목을 붙잡는 끔찍한 온기가 느껴졌다.


다음 순간 내 몸은 위로 끌려가고 있었고 나는 곧 다시 느끼게 될 고통에 두려움이 몰려왔다.



" 방법이 뭔데 씨발 알려줘 제발 제발 살려줘 싫어 싫어 아파 싫어 "



목이 터져라 소리쳤지만 순식간에 목소리가 닿지 않을 만큼 멀어져 있었다.


내가 아무리 비명을 질러도 놈은 멈추지 않았다.


고리는 속절없이 올라간다.


손목이 부러진다.


발목이 돌아가서는 안되는 방향으로 돌아간다.


온 몸의 피부가 팽팽하게 당겨지고 나는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잔뜩 민감해진 피부에 방울 방울 액체가 맺히고, 아주 조금씩 타 들어가는 걸 느끼며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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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25
댓글 등록본문 보기
  • 최영도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편의점에서 산 우산 5분 만에 손잡이 부러져서 화나서 써봄

    2023.07.23 17:30:24
    • ㅇㅇ(211.203)

      개추

      2023.07.23 17:51:16
  • ㅇㅇ(211.203)

    아이디어 지리네

    2023.07.23 17:51:23
  • ㅇㅇ(183.97)

    와 레전드…

    2023.07.23 18:55:44
  • 챈2345678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개추
    2023.07.23 19:58:27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와 우산이구나ㄷㄷ - dc App

    2023.07.23 22:34:50
  • 유샤-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족.고.수.

    2023.07.23 22:57:53
  • ㅇㅇ(220.85)

    2023.07.23 23:37:08
  • 한청민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사실 잊혀지다는 이중피동이라 잊히다 또는 잊어지다 둘 중 하나로 써야 함ㅋㅋ

    2023.07.24 00:02:00
    • 최영도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오 그러네 자주 보던 표현이라 몰랐네 ㄷㄷ

      2023.07.24 00:55:08
  • ㅇㅇ(222.97)

    이게 재능인가 시발... 개지린다

    2023.07.24 00:27:18
  • ㅇㅇ(14.39)

    보면서 꼭두각시 인형인 줄 알았는데 우산이었네 ㅋㅋㅋㅋ - dc App

    2023.07.24 01:11:18
  • ㅇㅇ(118.235)

    족 고 수

    2023.07.24 01:21:29
  • ㅇㅇ(1.229)

    재밌게봤다

    2023.07.24 07:15:13
  • 인간실격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신”

    2023.07.24 10:15:26
  • 낙태거미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03 00:47:09
  • 안냥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내 우산들은 잊혀진 새끼들 존나 많은데 행운이네 - dc App

    2023.08.09 19:16:17
  • 가마솥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이게 창작이지

    2023.10.15 22:29:44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시이발 우산이야기... - dc App

    2023.10.31 19:43:43
  • 서쪽하늘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이거보고 집에있던 우산 10번 폈다

    2024.01.30 23:14:09
  • ㅇㅇ(118.235)

    우산으로 비유한거구나 천잰가

    2024.05.25 11:03:04
  • 태율(222.98)

    우산아 미안해 ㅠㅠㅠㅠㅠㅠ

    2024.05.29 09:29:30
  • 아잉(58.143)

    우산 쓰기 미안해짐ㅅㅂ 우산 물 털때 맨날 사람 없는 쪽으로 접었다 폈다 반복하면서 털었는데 고문이었구나 이제 우산 어캐 씀

    2024.09.02 18:09:20
  • ㅇㅇ(118.235)

    우산 쓰기 ㅈㄴ 미안해지네 이거 책임져라

    02.26 12:01:24
  • ㅇㅇ(58.77)

    뭔가 했더니 우산ㅋㅋㅋㅋㅋㅋㅋㅋㅋ

    03.05 18:26:3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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