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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괴담] 無季앱에서 작성

sinasawa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21 01:02:27
조회 260 추천 13 댓글 7
														

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냄새를 잘 맡았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예민했다.



우리 집은 싱크대 옆에 음식물 쓰레기 봉지를 걸어둬서 자주 교체를 해 줘야 했는데



가족은 아무렇지 않았지만 유독 동생만 냄새난다며 빨리 버려달라 할 정도이고



어느 날은 가족 다 같이 해외여행을 갔는데 동생이 이상한 냄새 난다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노숙자가 있었다.



확실히 노숙자들은 잘 씻지도 못할 거이기 때문에 이해는 갔지만, 나를 포함한 나머지 가족들은 눈치도 못 채고 있었으니



말 다했다고 볼 수 있다.



겨울의 눈이 다 녹고 아직은 추워 봄이 언제 오냐말할 때



동생은 여름 냄새가 난다며 곧 더워질 거라 했다



확실히 시기상 곧 꽃이 필 때였고



인터넷에서 몇몇 사람들이 계절의 냄새를 맡는다는 글을 보았기에 납득이 가능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구 온난화의 영향일까, 봄은 왔는지도 모른채 지나가고 30도가 넘어가는 더운 날씨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때까지는 그냥 가족 모두 동생의 후각이 예민하다며 칭찬하는 정도에 그쳤다



동생은 본인 나름대로 온갖 냄새를 맡아 불편하다 하긴 했다만..



솔직히 알빠가 아니었기에 그냥 넘어갔다. 동생도 어느 정도 감안하고 살고 있었기에.



그런데 1년이 지나고, 겨울의 눈이 내리고 다시 녹으며 꽃이 필 준비를 하고 가족은 언제 따듯해지며 불평을 할때,



동생이 갑자기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다음 계절 여름 아닌데? 여름 냄새가 아니야"



아버지는 헛소리라며 동생을 나무라셨고



어머니는 이번엔 봄이 길 예정이냐며 장난을 치셨으며



나는 동생에게 다시 물어봤다



"그게 뭔소리야? 그럼 무슨 냄새가 나는데?"



"나도 잘 모르겠어. 한 번도맡아본 적 없어"



집의 거실에 모여 얘기를 하고 있던 터라 다른 이상한 냄새는 날 리가 없었기에 계절 냄새가 맞냐고 다시 물어봤지만, 동생은 그렇다며 약간의 짜증이 담긴 말투로 답했다.



애초에 계절 냄새맡는 게 흔하냐고..



이런 대화를 듣고 계시던 아버지의 꾸중으로 일단락이 되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나는 다음 계절로 어서 바뀌길 기도할 뿐이었다.



그것이 봄이 되었든, 여름이 되었 든간에..



그렇게 약 한 달이 지나고 겨울은 확실하게 지나갈 시기가 왔지만



우리 가족은 이상한 이 날씨에 당황스러움을 표할 뿐이었다.



몸이 떨릴 정도로 추웠지만 땀이 났으며



눈이 내리지만, 화단엔 꽃이 피고



비가 내리지만, 단풍이 떨어졌으며



하늘엔 태양과 달이 이상할정도로 지구에 가깝고 뚜렷히 보이게  공존했다.



에어컨을 켜기에도, 히터를 켜기에도, 가만히 있기에도 애매한 이 날씨를 맞은 우리 가족은 거실에 모여 회의를 했다



하지만 처음 보는 날씨에 어떤 방법도 나오지 않았으며 그때 동생이 말을 꺼냈다



"내가 말했죠? 여름 안 온다고."



동생의 당당한 말투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는 동생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럼 이건 무슨 계절인데?"



"나도 몰라? 근데 무계(無季)인 것 같은데?"



평소 일본을 좋아해 한자 공부를 하던 나는 바로 알 수 있었다.



無季. 없을 무에 계절 계.



없는 계절이란 뜻이다.



하지만 동생은 한자에 무지하여 이런 단어를 알 리가 없었기에 다시 한번 물었다



"그건 계절이 없다는 뜻인데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나도 몰라. 그냥 냄새가 그런 거 같아서 말한 거야"



추궁하는 듯한 나의 말투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화를 내며 방에 들어가 문을 쾅 닫았다.



아버지는 동생의 행동을 다그치려 동생을 따라갔고



그렇게 동생과 아버지를 보낸 채 어머니와 대화를 나눴다.



"무계? 그게 무슨 뜻이니?"



"아까 말한 대로 계절이 없다는 뜻이에요. 다른 한자도 있는데 상황상, 이 한자가 맞는 거 같아요."



뒤늦은 어머니의 물음에 대답한 나조차도 의미를 모르겠는 대답을 하며 다 같이 창문을 보았다.



태양이 가까워져 더욱 더워졌지만 눈이 오고 있었으며



달은 표면이 맨눈으로 보일정도로 가까워져 있었다.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없었고 우리 또한 그럴 예정이었다



보기만 해도 기괴한 광경에 나는 곧바로 창문에서 눈을 뗐지만, 어머니는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무슨 일이냐며 어머니를 뒤에서 부를 때, 어머니가 갑자기 가족회의를 해야겠다며 방에 있는 동생과 아버지를 거실로 불렀다.



동생은 뾰로통한 표정을 하며 나를 본 채도 하지 않은 채 소파의 맨 끝에 앉았고



아버지는 어머니의 옆자리를 차지했다.



꽤나 긴 시간의 침묵이 이어졌지만, 어머니의 한마디로 인해 침묵은 금방 깨졌다.



"나가자"



아버지는 괴기한 날씨를 보고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며 소리를 치셨고



나 또한 아버지의 말에 동감했다.



그러자 어머니는 우리 모두의 손을 잡고 창문에 가 바깥을 보도록 시키고 나갈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어머니의 행동에 일단 창문을 보기 시작했고



동생은 거부한 채 나갈 준비를 하러 방에 들어갔다.



나는 불길한 느낌에 창문을 보는 척 하며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동생과 어머니가 나갈 준비를 마치고 거실로 나왔 을때 아버지는 나갈 채비를 하러 가시고, 어머니가 나에게 너는 뭐하냐고 물어봤을 때 나는 이대로 나가도 괜찮다고 얼버무렸다.



그렇게 아버지가 나갈 채비를 마친 채 나오고,



가족 다 같이 문을 나서 바깥에 나가기 시작했다.



바깥에 나가기까지 아파트의 보안 유리문 하나를 남겨놓았을 때,



바깥에 사람들이 전부 나와 하나같이 하늘을 쳐다보는 것을 보았다.



우리가 마지막인 듯했다.



그 광경을 보자마자 아버지와 어머니 몰래 동생 손을 잡고 계단을 올라 집에 들어왔다.



창문을 내려다보니 아버지와 어머니 또한 다른 사람들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고



나는 동생에게 물었다.



"저게 뭐냐..?"



"나도 몰라"



"너는 왜 창문 보지도 않고 나가려고 한 건데?"



"오빠도 안 보고 나가려 했잖아"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냄새나던데?"



".."



"엄마 아빠 안 구해?"



"구하다니? 저거 위험한 상태야?"



"오빠도 그렇게 생각해서 나 데리고 올라온 거 아니야?"



확실히 그렇다. 누가 봐도 위험하게 생겨서 이상해진 어머니 아버지를 놔두고 동생만 데리고 왔으니..



"방법이라도 있어?"



"나야 모르지. 근데 곧 여름 올 거 같은데?"



"여름 냄새 나?"



"응."



"여름 되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까?"



"아니."



"..집에 있자"



"응."



이때만큼은 말을 잘 듣는 동생이 고마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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