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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꿈과 현실을 혼동하지 않기 위해.앱에서 작성

히힛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2.14 12:22:51
조회 11555 추천 238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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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 에덴! 새로운 날이야. 오늘의 숫자가 뭐지?”


“데일… 난… 난 너무 무서워. 내가 오늘 말한 숫자가 틀리면 난 도대체 어디에 사는 거지? 나는 현실에 있는 거야? 매일매일 잠들기가 너무 무서워”



2024년 12월 30일. 훗날 우리가 “Somnolucida Syndrome” (혼동 증후군) 이라고 명명하는 수면장애가 전 세계에 다발적으로 퍼진 날. 


나와 에덴은 서로 하루에 숫자를 하나씩 늘려가며 서로가 꿈에 잡아먹히지 않았음을 확인하기로 했다.



“숫자를 말해 에덴. 괜찮아 내가 있잖아? 하나, 둘, 셋 하면 말하는 거야.”


하나






“17”
“17, 오 신이시여.”

“거봐 에덴 내 말이 맞지?”

“아. 아직 나는 먹히지 않았어. 꿈에… 꿈에… 먹히지 않았어. 혼동하지 않아. 난 살아있어.”

“그래 넌 살아있어. 내가 증명할 거야.”


“우리는 미치지 않았어.”



세상은 이제 고통과 의심과 불신의 시대로 들어섰다. 



사실,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다. 



시작은 불과 10일 전. 우리가 “숫자 세기”를 하기 시작한 지 7일째 되는 날이었다.


.

.

.


시작은 평화로웠다. 


날마다 반복한, 이제 익숙해질 때쯤 된, 둘이 약속한 “숫자 세기” 당시였다. 



“하나”


“둘”

“셋”


“7”
“9”

어?

“어? 데일…”


“오늘이 7 아니야? 어제가 6 이었잖아?”

왜인지 입안에 쌉싸름한 나무뿌리가 씹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평소엔 달콤하게만 느껴진 커피가 목구멍에서 막힌 것처럼 넘어가지를 않았다.


“데일… 데일… 데일.”

“데일… 분명 어제가 8이었어. 너는… 너는 어제 분명… 8이라 말하며 웃고… 아… 아 데일…”


분명

에덴은 그날부터 숫자를 말하기를 꺼렸다.


8

9

10

.

.

.

15

16

17



그 이후로 에덴은 한 번도 숫자를 틀리지 않았지만, 날이 갈수록 수척해졌다. 


“내일은… 내일도 나는…”

“에덴 정신 차려, 넌 잡아먹히지 않았어. 오늘도 봐! 결국 너는 똑같은 숫자를 말했잖아? 너는 아직 미치지 않았어. 미치지 않았으면서 자기 손으로 자신을 미치게 만들 셈이야?”


“아니야… 아. 내일 보자 데일.”

계속되는 악순환의 반복. 


이 병의 진짜 증상은 현실과 꿈을 혼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의심하는 행동 그 자체가 아닐까?


시간이 지나간다.


18


25…


36…


한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에덴은 7일 차 하루를 제외하고 단 하루도 숫자를 놓치지 않았다.


그렇지만 계속되는 자기 의심이 그를 갉아먹은 듯했다.


“ㄷ…데일… 데일 시… 시작하자.”

하나






“38”

“38”


“아!”


“한 달 동안 한 번도 틀리지 않았어! 그래 에덴 넌 미치지 않았다니까? 내가 말했잖아!”

에덴의 얼굴이 드디어 환해졌다. 


“고마워… 고마워… 아…”


그 후로 에덴의 얼굴이 눈에 띄게 환해졌다.


45


48


52




이변이 없는 하루가 계속되고. 우리는 그렇게 불안하지만, 평온한 나날을 보냈다.


그날도 여느 날과 같은 평범한 하루였다.


그래… 여느 날과 같은… 완벽히도 일상적인 하루.



“숫자 세기 하자”


왜였을까? 그날따라 에덴의 목소리가 조금 다르게 들렸다.

하나 


‘뭘까? 이 터질듯한 긴장감은’




‘뭘까? 이 께름칙한 불안감은’




“2”

“93”


그 순간 


그 순간이었어


“무슨 소리를…”

아무 말도 들리지 않는다.


“하는… 거…”

주변의 소리가 극도로 느리게 들린다. 에덴이 하는 말이 하나도 귓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야… 우… …리… … …”


머리가 현실을 따라가지 않는다.


“숫… … … …”


나는 지금


“자… … … …”


어디에 존재하는 거지? 


“세… … 기… …”


부정하려고 했던 현실을 최대한 직시하려 노력한다.


“어… … 제… 시… 작…”


내가 살아왔던 시간이


“했… 잖……”


내가 경험했던 하루하루가


“아… ?…”

모두 꿈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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