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최근 방문

NEW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나폴리탄] 나 지금 너에게 가고 있어

하나즈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8 05:11:48
조회 1694 추천 16 댓글 1
														






너와의 봄은 참 아름다웠어



일이 끝나고 집으로 가던 길

문이 잠긴 역 계단에 홀로 앉아 있던 너를 처음 본 날, 난 첫 눈에 사랑에 빠졌어

용기 내어 너에게 말을 걸었고, 너는 내게 수줍게 미소지었지

그게 우리의 첫 만남이었어

우리는 빠르게 친해졌고, 곧 연인이 되었어

함께 나들이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었지

돌이켜 보면 모두 아름다운 추억이었지만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내 옆에 있는 네 미소가 너무나 아름다웠어







너와의 여름은 참 재미있었어



우린 처음으로 함께 여행을 떠났었지

기차를 타고 한적한 바닷가 마을의 작은 오두막집으로 말이야

밤늦은 시간에 너와 단둘이 모래사장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지

너는 그 고운 손으로 모래를 한 움큼 쥐었다 떨어뜨리며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줬어



하지만 나는 알 수 있었어

너의 눈망울 깊은 곳에 비친 두려움을

너의 아름다운 미소 뒤편의 불안을 말이야







너와의 가을은 참 이상했었어



너는 어느 순간 말수가 없어졌어

뭔가에 쫓기기라도 하는 듯

하루 종일 불안해하고, 걱정했어

내가 일하러 나갈 때면, 너는 내 손을 꼭 붙잡고 한참 동안이나 나를 막아세웠지

나는 그런 네가 너무 걱정되어 너와 있는 시간을 늘리기로 했어

이직을 각오하고 회사엔 사직서를 냈지

이쯤 되니 너도 내 진심을 알아준 것 같아 기뻤어

어느 날, 너는 내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어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냐고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네게 대답했지

“당연하지.” 라고 말야.

난 그 때 내가 한 말을 후회하지 않아

다시 돌아가도 네게 몇 번이고 말해줄거야

“진심으로 너를 사랑해” 라고







너와의 겨울은 참 슬펐었어



첫눈이 오던 날, 너는 내게 말했어

너와 보낸 매 순간이 꿈만 같았다고

하지만 이제 곧 떠나야 한다고

아빠가 나를 찾아버렸다고


혹시 내가 사라지더라도


절대 나를 찾으려 하지 말라고

나는 네게 말했어

아버지가 오시면 나도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너와의 관계를 정식으로 말씀드리고 허락받고 싶다고 말이야

너는 슬픈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어

그러곤 대답 대신 나를 꼭 안아주었지

그날 밤, 너는 내 품에 안겨 말했어

“미안해” 라고

내가 이유를 물어도 너는 계속 내게 사과를 반복할 뿐이었어



12월 31일, 네가 사라졌어.

아침에 눈을 떠 보니 너는 이미 사라진 후였지.

침대 옆 너의 자리에는 네가 쓴 손편지 한 장이 놓여있었어

이제 그만 모두 잊고 행복하게 살라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말이야






그 날 달이 지구에 찾아왔어

아빠가 날 데리러 왔어

너는 한 줄기 빛이 되어 떠나갔지

난 이제 떠나야 해

달에서 온 공주는 순백의 은빛 계단을 타고

어쩔 수 없이 아빠의 손에 이끌려

나를 두고 사라져 버렸어

너를 두고 떠나가야 해

멍한 표정으로 TV 생중계를 보던 나는

절대 나를 찾으러 오지 마

네게 잘 가라는 인사도 하지 못하고

제발 부탁이야. 나를 잊고 너의 삶을 살아

그렇게 너를 떠나보내고 말았어

그렇지 않으면 너는... 아마...










너와의 봄은 참 아름다웠어




나는 그 봄을 아직 기억해


그 날 이후로, 난 너를 만나기 위해 평생을 바쳤어


사령선에 올라탈 자격을 얻기 위해 말이야


그리고 지금, 너에게 닿기까지 한 걸음을 남겨둔 내가 여기에 있어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난 한 순간도 너를 잊은 적 없어





조금만 기다려줘.

제발... 안돼...


나, 지금, 너에게 가고 있어.

널 사랑해. 그러니까 오지 말란 말이야...















추천 비추천

16

고정닉 2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1
본문 보기
  • ㅇㅇ(222.98)

    카구야히메 기반의 이야기. 딸 가진 아버지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섬짓하거나 무섭다기보다, 따님을 주십시오 읍소하러 가기 위해 용기내는 걸로 보이네.
    잘봤음. 개추.

    2024.05.08 07:06:29
1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3010 설문 새로운 워터밤 여신으로 자리잡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5/05/19 - -
14803 공지 나폴리탄 괴담 갤러리 이용 수칙 (25.1.28) [19] 흰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29 60320 280
14216 공지 나폴리탄 괴담 갤러리 명작선 (25.4.22) [24] 흰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369199 271
30011 공지 [ 나폴리탄 괴담 마이너 갤러리 백과사전 ] [26] winter567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2.28 5577 47
20489 공지 FAQ [22] 흰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8.04 4803 81
14406 공지 신문고 흰개(118.235) 24.03.22 10434 61
35070 나폴리 리셋코리아 ㅇㅇ(125.189) 00:48 5 0
35069 나폴리 그날 밤, 병원에서는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1 11 2
35068 찾아줘 수미상관의 형식으로 된 거 추천해 줄 수 있음? ㅇㅇ(27.124) 00:10 32 0
35067 잡담 명작선 안올라간 규칙괴담 맛있는거 추천좀! [3] ㅇㅇ(58.143) 00:06 75 0
35066 잡담 폴붕이식 매뉴얼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20 0
35065 해석 밑에 메시지글 일부 해석방법 Msg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54 1
35064 잡담 진짜 길어야 1분 될까말까한 영상인데 [6] 히힛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99 6
35063 연재 식욕(食慾) 7화 - 전도 l JJJ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48 4
35062 잡담 밤에 글 쓰면 좋은 점 오라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42 1
35061 나폴리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1] Msg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72 2
35059 찾아줘 규칙서 괴담인데 [1] ㅇㅇ(125.183) 05.20 152 0
35058 잡담 군대배경 몰아볼려면 ㅇㅇ(118.235) 05.20 90 0
35057 나폴리 나폴리탄 동화 단편선 [8] Kassi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529 20
35056 잡담 젠장 들어와 버린 건가? [1] ㅇㅇ(61.77) 05.20 106 2
35055 해석 .... . .-.. .-.. --- .-.-.- 원본글 ㅇㅇ(61.77) 05.20 114 2
35054 잡담 집 없는 달팽이 삽니다 광고 정체 이거 아님? [1] ㅇㅇ(49.167) 05.20 542 20
35053 잡담 ㅇㅇ으로 된 반고닉 글은 어떻게 검색함? [6] ㅇㅇ(115.178) 05.20 167 1
35052 규칙괴 흑과 백의 가면 미궁 탈출 규칙서-요원 루트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344 12
35051 잡담 역시 나폴갤은 몇달 묵혔다가 와야됌 렄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121 4
35048 나폴리 5년 전, 대한민국은 멸망했습니다. [1] 브리처킬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214 6
35047 기타괴 오래전 이야기야 ○○(203.230) 05.20 82 6
35046 나폴리 제로썸게임 [2] .(211.235) 05.20 100 2
35045 기타괴 이봐, 인간화가 덜 됐다면 이 글은 무조건 읽어둬라. [3] Kassi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674 22
35043 잡담 글 잘 쓰는 거랑 괴담 잘 쓰는 건 다르더라. [6] 무상유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206 8
35042 잡담 목록 정리글 [10] Qur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739 28
35041 기타괴 저는 안타깝게도 당신에게 진실만을 말하고 있습니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219 8
35040 잡담 정리글 [4] 스트레스존나심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297 8
35039 잡담 명작선 아랫급은 어케 찾음? [2] ㅇㅇ(1.254) 05.20 336 0
35038 잡담 갤이 뭔가 미묘함 [8] ㅇㅇ(223.39) 05.20 513 8
35037 잡담 옛날에 썼던 글 가끔씩 읽어보는 편임? [5] 오라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166 0
35036 잡담 23년이후로 처음인데 읽을만한 작품이 있을까? [8] 고-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277 0
35034 찾아줘 규칙서 괴담 [1] ㅇㅇ(112.148) 05.20 132 0
35032 나폴리 동네 슈퍼에서 사 온 삼겹살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1547 43
35031 잡담 <나 오레오 안 먹었다> 어떰? [5] 주홍빛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248 3
35030 나폴리 돌아가야만 합니다. 하얀 방으로. [2] Aram.아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151 8
35029 규칙괴 XX아파트 야간경비원 근무 수칙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255 11
35027 기타괴 난 그놈의 ■■■■가 뭔지 좀 알아야겠다고. [9] 무상유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1026 29
35026 연재 [재림마트] 현재 시각, 우리나라 전역에 국가0급재난사태를 선포합니다. [14] 루비이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925 15
35025 찾아줘 차가 뒤로 가는 나폴리탄이었는데 [1] ㅇㅇ(219.251) 05.19 142 1
35023 잡담 조언 부탁드립니다 [18] ㅇㅇ(175.120) 05.19 212 3
35022 찾아줘 글 좀 찾아주실분 [3] ㅇㅇ(124.80) 05.19 166 2
35020 잡담 올리는거 글자수 제한 있음? [6] 치톤피드수나무솦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151 1
35018 잡담 으하하하 내가 놈들에게 암호문을 가르쳤어 Ai를써보자(118.219) 05.19 212 3
35017 규칙괴 감염되지 않았다면, 우리에게 와주십시오. [9] Kassi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1963 63
35016 잡담 다들 제목 짓는 팁 좀 있음? [8] 게릴라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178 1
34994 잡담 중국 공포물 ai 번역으로 보는데 [1] ㅇㅇ(39.119) 05.19 170 0
34993 찾아줘 괴이랑 사람이랑 앞뒷면으로 다른 규칙서 있는괴담 뭐더라.. [2] ㅇㅇ(211.235) 05.19 187 2
34991 잡담 이게 나폴리탄이지 [1] 누이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190 0
34990 연재 초자연현상처리반 Fragments 20화 [8] 한청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9 158 6
34989 나폴리 아니 나폴리탄 괴담 만들어달라니까 [3] Ai를써보자(118.219) 05.19 258 4
뉴스 “왜 미리 알렸냐고?”…진태현, 갑상선암 수술 앞두고 전한 심경 디시트렌드 05.2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