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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TT] 파계고래 공동 - 에이해브의 일지앱에서 작성

Plan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4.19 01:21:26
조회 1035 추천 23 댓글 7
														




누군가 우악스레 잡아 뜯은 듯, 앞장이 뜯겨나간 수첩.


가까이 가지 않아도 느껴지는


바다 짠내, 녹슨 쇠 냄새, 비릿한 혈향.


















..스럽다. 망할 놈의 선주 놈들은 내 말을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이 틀림없다. 나만큼 위대한 선장은 다신 세상에 나오지 않을 테다. 다리 한 짝 잃었다고 뒷방 늙은이 취급하다니, 펜브룩, 플린트, 퀸스. 전부 그 망할 고래와 지옥에나 가 버리라지.








빌댓과 펠렉. 멍청한 놈들. 고래기름에 눈이 멀어 한 치 앞날도 보지 못하는 멍청이들이다. 중요한 건 용연향 따위가 아니지. 한시빨리 그 망할 고래를 찢어 죽여야 한다.








출항날이 잡혔다. 정신병자, 얼간이, 땅딸보가 항해사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내 배에 저딴 멍청이들은 필요 없다. 이건 성전이다. 신께서 악마를 처단하라는 계시를 내려 떠나는 성전이다.








출발 직전에 병신 하나와 야만인 하나가 내 배에 올랐다. 돛줄도 당기지 못하고 끙끙대던 꼬락서니를 보니 참을 수가 없다. 멍청이들에게 금화 몆개 휘두르니 다들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그 기세로 끝까지 가는 거다.

하지만 스타벅. 그 정신병자. 기껏 올려놓은 사기를 다 갉아먹을 녀석이다. 겁쟁이, 병신, 애초에 배에 태우는 게 아니었는데. 몆마디 쏘아붙이니 허둥대던 꼴이란.








젠장, 조급했다. 알바트로스라는 배를 만났다. 가까이 가려 시도해 보았지만 실패했다. 이렇게 비바람이 몰아칠땐 좀 더 밧줄에 신경을 써야 했는데. 서둘러 망루까지 올라가 대화를 시도했지만 전부 허사였다. 그 망할 고래의 행방을 알지도 모르는 기회였는데.








멍청한 사교도 새끼가 틀림없다. 제러보암호에 가브리엘, 신성하기 짝이 없는 이름들을 가지고도 그딴 헛소리를 지껄이다니. 그 고래가 신의 심판자면 필시 루시퍼나 그 떨거지 같이 날개가 찢긴 타천사가 틀림없다.








불쌍한 향유고래 하나를 잡았다. 피를 뿜으며 죽어 가던 그 거체에 손끝이 떨려왔다. 모비 딕, 네놈도 곧 저렇게 될 테지.








스타벅, 감히 나에게 경고를 하다니. 누가 제 주인인지 모르는 모양이다. 멍청하게 기어와선 항로가 어떠하다, 바람이 어떠하다 씨부리고선 고함 몆번에 꺾이다니. 오오 스타벅, 네가 여자로 태어났다면 분명 창녀 따위로 살았을 테지. 제 줏대도 없이 흔들리는 꼬락서니 하고는.








정어리따위나 줍는 배한테 경쟁이 붙다니, 고래잡이로 살면서 이런 치욕이 없다. 썩은 고래나 끌어가던 그 모습이 우스웠다. 분명 선장은 작살도 제대로 못 쥐는 얼간이겠지.








향유고래 하나를 잡는데 선원 하나가 익사했다. 멍청하고 술이나 퍼먹는 쓰레기였다. 동요해선 안 된다. 목표는 악마 같은 고래를 죽이는 것. 이런 일로 흔들려서는 안 된다. 바다에서 살아가는 놈들 중 육지에 묻히고 싶은놈들이 몇이나 되겠는가?

해치, 저 아래선 평안히 쉬기를.








스타벅, 스타벅! 감히 내게 협박을 해? 드디어 돌아버린 게 틀림없군. 썩어 버린 눈깔을 치뜨고 쏘아대던 꼴이란. 저런 나약한 녀석을 배에 태우는 게 아니었어.... 빌댓, 저딴 쓰레기를 내 배에 태우다니, 돌아가면 죽여 버릴 테다.








갑판이 시끄럽더니, 스타벅과 스텁이 다른 배에서 앰버그리스를 얻어온 모양이다. 향유따위에 시시덕대는 모습이라니, 멍청해도 이렇게 멍청할 수가.








역병이 돌고 있다. 야만인이 쓰러져 모두 우울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좋지 않다. 그 망할 고래가 저주라도 내린 게 틀림없다.








서남쪽. 그 망할 악마가 있는 곳이다. 새뮤얼 앤더비, 그 배의 선장은 타들어갔더군. 숙명을 마다하고 기름이나 얻으려 전전긍긍하던 모습에 나까지 추해지는 기분이다. 그도 나와 같았겠지. 팔 한쪽을 잃고선 그 악마 같은 고래를 쫒았을 테다. 그러다 열기를 잃고서 다 타버린 재같이 조금이라도 더 타오르려 고래기름을 쫒게 되었나.








스타벅. 무엇이 그렇게 너를 나약하게 만들었는가. 악마를 죽이기 위한 작살을 달구던 중 말을 걸어왔다. 이 복수는 죄악이라니, 선원들을 생각하라니, 나약하기 짝이 없다. 작살로 녀석의 심장을 꿰뚫으려다 마음을 고쳐먹었다. 너를 용서한다, 스타벅. 어쩌면 너는 그저 두려웠을지도 모른다. 분명 그렇겠지.








라헬! 쓰레기 같은 배! 그 악마와 조우하고 제 아들도 잃고서 처참하게 떠도는 꼬락서니하고는! 배가 완파될 때까지 부딪혀 심장을 움켜쥐는 영광을 뒤로하고 뒈져 버린 제 아들 시체나 찾는 꼬락서니하고는!








그 악마가 가까워지고 있다. 딜라이라, 겨우 움직이는 난파선에 가까운 모습이었지만 내겐 무엇보다 아름다웠다. 장렬하게 도전하고 깨져 버린 그 모습! 머리가 깨지고 몸이 으깨진 선원들의 시체가 장렬하게 바닷속으로 수장되는 그 아름다운 모습에 눈물이 흘렀다. 기다려라 악마여. 내가 곧 찾아가리니.








시커먼바다, 소용돌이치는 파도. 그 녀석이 나타날 징조다. 나는 알 수 있다. 이곳은 신이 빚은 세상이 아닌 일그러진, 악마가 쑤셔 박은 이계의 바다다.


얼마 지났을까. 모비 딕. 녀석이 나타났다. 여전히 새하얀 자태, 일그러진 눈, 옆구리에 박혀 있는 작살들. 수십 년 전 보았던 그대로다.


직접 작살배에 올라 그 악마를 쫓기 시작했다. 여간 영악한 게 아니다. 순식간에 배들을 부숴 버리더니 해가 지고 물속으로 사라졌다. 이건 시작일 뿐이다. 끝까지 따라가마.








아침부터 악마가 본선에 몸을 부딪혀왔다. 즉시 작살배를 타고 녀석에게 돌진했다. 작살들이 악마의 거체에 틀어박히고 붉은 피가 바다를 가득 채웠다.


망할 다리때문에 작살질이 예전같지 않았다. 녀석의 눈을 노린 일격이 눈꺼풀을 스치곤 허망하게 날아가 버렸다. 돌연 녀석이 바닷속으로 잠겨들어가더니 작살배들을 부숴대기 시작했다. 내가 탄 배도 산산조각이 나 바다에 흩뿌려졌다.


허우적대는 멍청이들 몆을 끌어올리고 나서야 배에 올랐다. 남은 배가 많지 않다. 선원들의 사기도 잔뜩 떨어져 있다. 기회는 내일 단 한순간. 내일을 위해 작살을 달구고 피를 발랐다. 내일, 저 악마와 결착을 내리라.


















책장을 덮고 그의 최후를 떠올려다 본다.


늙은 몸을 이끌고 고래에게 돌진하던 그의 최후는 어떠했는가.


밧줄에 휘말려 물거품에 휩싸이면서도 수십 번 작살을 찔러넣던 그의 모습은 어떠했는가.


평생을 그 고래에 미쳐 살아가던 그는 현자, 혹은 광인.


미치광이 노인, 명예로운 투사.


바닷속으로 사라지던 그의 손아귀에 모비 딕, 그 악마 같은 고래의 심장이 들려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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