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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괴담] 포기하십시오.

방울한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4.28 22:43:53
조회 2016 추천 36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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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려보니 온통 하얀색뿐인 방이었다.


한쪽의 벽에는 문이 하나 붙어있고, 주위를 살펴보니 가까운 바닥에 종이가 한 장 놓여있다.


종이의 내용은 첫 문장부터 황당했다.





포기하십시오.


귀하는 해당 공간에 발을 붙인 순간부터 죽을 운명입니다. 


이곳의 생환율은 0%, 귀하가 살아남을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귀하가 보다 편하게 죽길 바라며 지침서를 남깁니다.


고통 없이 죽고 싶다면, 부디 아래의 지침을 따라주시길 바랍니다.



1. 마음을 추스르십시오.


귀하가 현재 있는 방은 아무런 위협이 존재하지 않는 방입니다.


그렇기에 다음 방에 들어갈 준비를 하시길 바랍니다.


다른 각각의 방에는, 최소 하나 이상의 위협적인 개체가 존재합니다.


그들을 마주하더라도 평정심을 잃지 않도록, 최대한 마음을 누그러뜨리세요.


머리를 비우고, 무념무상의 상태에 도달해주십시오.


위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 불가하다면, 자신이 죽기 위해 발을 내딛는다는 사실을 최대한 상기하시길 바랍니다.



2. 다음 방으로 나아가십시오.


귀하는 현재 첫 번째 방에 있습니다.


문은 끝없이 다음 방을 만들기 때문에 귀하의 죽음은 필연적이지만,


귀하가 바로 마주하게 될 5개의 방에서는 부디 죽지 마십시오.


그들은 귀하가 느껴보지 못한, 더 높은 차원의 고통을 안겨줍니다.


하지만 안전하게 다음 방으로 나아가는 방법은 존재합니다.



2-1. 그들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귀하의 공포는 그들을 자극합니다.


어차피 귀하는 죽을 운명입니다.


그들을 두려워할 이유는 없습니다.



2-2. 일정한 속력으로 나아가십시오.


그들이 귀하에게 다가오거나, 배경이 갑작스레 바뀔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에 놀라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방에 입장 시, 빠른 걸음 정도의 속력을 권장합니다.


절대로 중간에 멈추거나 뛰어서는 안 됩니다.



3. 일곱 번째 이후의 방에서 죽으십시오.


일곱 번째 방의 문은 열려있을 것입니다.


해당 방의 개체는 귀하를 고통 없이 죽입니다.


그 뒤의 방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까지, 지침을 마칩니다.


깊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귀하는 무조건 죽습니다.


다만, 저희는 귀하가 고통 없이 죽기를 바랍니다.


부디 위 지침을 따라주세요.





규칙서를 다 읽은 나는 두 눈을 의심했다.


규칙 괴담 수백 개를 읽었지만, 이런 답도 없는 규칙서는 본 적이 없다.



"이딴 게 규칙서라고? 무언가 숨겨져 있나..?"



규칙서를 뚫어져라 쳐다봤지만 암호도, 세로 드립도, 숨겨진 글자도 없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규칙서는 이상하다.


어차피 죽을 운명이라면, 이건 존재할 이유가 없다.


첫 번째 방에서 몇 시간을 보냈다.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듯한 기분.


규칙서의 단어를 하나하나 살펴본다.


그리고 이전에 읽었던 규칙 괴담의 규칙서를 상기해본다.


역시나, 이 규칙서는 이상했다. 




한참의 고뇌 끝에 나는 규칙서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죽을 운명이 되어버렸다.


깊게 생각하지 말라는 문장을 그제야 이해했다.




일곱 번째 방의 문은 잠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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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5
댓글 등록본문 보기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아하

    04.28 23:50:17
  • ㅇㅇ(125.182)

    좋다. 잘 읽고 감. 진짜 재밌다.

    04.29 01:53:26
  • ㅇㅇ(222.99)

    내가너무멍청해서그러는데왜잠겨있는거임,?

    04.29 17:56:51
    • 방울한올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화자가 너무 깊게 생각하는 바람에, 규칙서의 의도를 알아채버렸답니다.

      그 의도가 무엇인지는 본문의 내용으로 추측해보시면 감사하겠습니다..

      04.29 18:08:10
  • ㅇㅇ(113.131)

    타임어택인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7번째 문은 잠겨서 빨리 가야 하는데, 죽음을 상정하고 지나가야만 다른 방의 존재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지날 수 있어서 "어차피 죽는다"는 거짓말을 하고 "깊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거지. 깊게 생각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시간을 잡아먹게 되고, 더불어 필연적 죽음이 거짓인 걸 깨달으면 생존욕구로 인해 두려워질 테니까

    04.29 19:51:24
    • ㅇㅇ(113.131)

      아니면 시간은 상관없고 그냥 "두려움" 자체만 트리거라든지... 7번째 문이 굳이 잠겨 있어서 좀 헷갈리네. 그리고 화자는 의도를 깨닫고도 7번째 문 앞까진 도달했다는 거니까 이게 아닌 거 같기도 하고

      04.29 19:54:14
    • 방울한올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좋은 추측이지만 아닙니다.

      '어차피 죽을 운명이라면, 이건 존재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죽을 운명이 되어버렸다.' 이 문장들이 중요합니다.

      힌트를 드리자면, 일반적인 규칙서라면 있는 게 정상인 단어들이 위 규칙서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04.29 20:24:36
  • ㅇㅇ(116.33)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문이 닫히는 건가? 7번째 방은 탈출구이며 규칙서는 탈출을 위해 살고자 하는 마음을 없애려고 하는거지, 또 이런 규칙서의 의도를 알게되면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그러면 방문이 닫히는거

    04.29 21:53:27
    • 방울한올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맞습니다. 더 정확한 의도는 '탈출'하고자 하면 절대로 탈출 할 수 없는 공간의 수칙서를 적어봤답니다.

      그렇기에 위 규칙서는 다른 것들과 달리 '탈출', '나가다' 등의 표현이 없습니다.
      "코끼리를 떠올리지마!"라고 말하면 코끼리를 떠올려버리는 것과 같이, 아예 희망조차 주지 않는 방식으로 화자를 돕고자 했던 수칙서였습니다.

      하지만 화자는 규칙서의 의도에 집착했고, 결론적으로 '탈출'을 떠올려버려서 죽을 운명이랍니다.
      참 아이러니 하죠.

      04.29 22:10:49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와 지렸다 잘보고감

      04.29 23:55:07
  • ㅇㅇ(116.43)

    필생즉사필사즉생

    05.01 00:32:09
  • CANTO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77
    05.05 00:04:35
  • ㅇㅇ(1.208)

    혹시 출처 남기고 타앱에 사용 가능할까요? 진짜 내용 미쳤어요 ...

    05.05 18:16:28
    • 방울한올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네, 가능합니다! 출처만 남겨주신다면 환영입니다. 추가로 링크도 달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05.06 13:30:29
  • 하쿠레이♡경비견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와 참신하다 굿

    05.09 03:2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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