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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괴담] 행복한 우리집

ㅇㅇ(118.218) 2024.03.23 18:41:39
조회 16638 추천 191 댓글 46
														

※ 이 이야기는 단편이므로 그냥 봐도 무방하지만, 전작들을 먼저 보시면 감상포인트가 늘어납니다.



 

 

 

 

 

 

 

1. 이혜진

​ 

 “혜진 씨, 피곤해보이네.”

 “아……, 괜찮아요.”

 “안 괜찮아보이는데?”

 “화장실 다녀올게요.”

​ 

 부장이 은근슬쩍 어깨에 얹는 손을 피하면서 그녀는 급히 일어섰다.

 그 길로 여자 화장실까지 오고 나서야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 

 힘들다.

 사무실의 유일한 여직원을 향한 더러운 손길은 점점 노골적으로 변해 간다.

 이 회사 생활은 점점 당겨지는 고무줄이니, 결국 파열하게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녀는 무기력했다.

​  

 신경질적으로 세수를 하고 고개를 들자 거울 속의 그녀가 입이 찢어져라 웃고 있었다.

 흠칫 놀랐다.

 그녀는 전혀 웃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  

 이것이 그 집으로 끌려가기 전 그녀의 마지막 기억이다.

​  

​  

​  

​  

​  

2. 김현식

​  

 프릴이 치렁치렁 달린 침대 위에서 눈을 떴다.

 방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가자 가장 먼저 보이는 건 거대한 탁자. 그리고 그 식탁을 둘러싸고 띄엄띄엄 앉아 있는 다섯 명의 사람들이다.

 그 중 수염을 길게 기른 노인이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  

 “아하. 드디어 마지막 ‘가족’이 나타났군.”

​  

 나는 언제든 반응할 수 있게 온 몸의 근육을 바짝 긴장시키고, 천천히 걸어서 빈 의자에 앉았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입 안에서 신중하게 단어를 고르고 있는데 노인이 선수를 쳤다.

​  

 “잠깐! 궁금한 게 많겠지만 우리도 아는 게 없네. 자네처럼 정신을 차려보니 이 곳이었어.”

​  

 나는 여전히 긴장을 놓지 않고 노인에게 물었다.

​  

 “여긴 어딥니까.”

 “모르지.”

​  

 즉답한 노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덧붙였다.

​  

 “이 집에는 밖과 연결된 곳이 없어. 문도, 창문도, 심지어 환기구도 없다네. 오직 저것 뿐이야.”

​  

 노인이 가리킨 것은 한 쪽 벽을 꽉 채운 알록달록한 글씨들이다.

​   

 [행복한 우리집 규칙!]

 [1번! 화목한 우리 다섯 가족! 가족과 함께라면 영원히 집에서 같이 살 수 있어!]

 [2번! 살아있는 가족들은 밤에 자기 방을 나오지마!]

 [3번! 앵무새 밥 주는 거 잊지 마!]

​  

 “앵무새요?”

​  

 나는 주변을 둘러봐도 새 같은 건 보이지 않아서 물었다.

 노인은 턱짓으로 식탁 한 쪽을 가리켰다.

 거기 있는 건 팔다리가 없이 머리와 몸통만 의자에 덜렁 올라가 있는 사람이다. 고개를 푹 숙이고 탁자에 코를 바짝 붙인 채 혼자 끊임 없이 뭐라고 중얼거린다.

​  

 “자네가 다섯 번째니까, 아무래도 저게 앵무새겠군.”

​  

 속이 메스꺼웠다.

​  

​  

​   

​  

​  

3. 

​  

 나와 노인, 깡마른 남자, 곱상한 여자,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 아이.

 그리고, 앵무새.

​  

 우리는 이 집에서 정신을 차린 순서대로 서로를 간단히 소개하기로 했다.

​  

 “이혜진이라고 합니다.”

 “음?”

​  

 내가 미간을 찡그리는 걸 눈치 챘는지 이혜진이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  

 “하하. 이름이 생긴 거랑 조금 안 어울리죠?”

 “아니요, 죄송합니다.”

​  

 아무래도 실례인 것 같아 바로 사과했다.

 조금은 부드러워진 분위기 속에서 다음 차례를 맡은 사람이 입을 열었다.

​  

 “어……. 저는 [납량선생]입니다.”

 “허.”

​  

 노인이 어이 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으나 납량선생은 꿋꿋하게 말을 이었다.

​  

 “괴담의 원리를 연구하는 사람이죠. 사실 벌써 두 개나 알아냈고, 세 번째를 찾고 있어요.”

​  

 그러면서 묘하게 사람들과 눈을 못 마주치고 고개를 숙인 것이, 자기도 민망한 것 같았다.

 노인이 빈정거렸다.

​  

 “그래? 그렇다면 이 괴상한 규칙에 대해서 우리 선생은 어떻게 생각하시나?”

​  

 납량선생은 벽에 쓰인 규칙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했다.

​  

 “무섭네요.”

​  

​  

​  

​  

 다음 날, 납량선생은 천장에 매달려 죽은 채 발견되었다.

​  

​  

​  

​  

​  

4. 

​  

 첫 날, 집 안을 조금 수색하다 다들 자신이 처음 깨어난 방으로 들어갔다.

 밤에 방을 나오지 말라는 규칙 때문이었다.

 이미 비현실적인 일이 벌어진 시점에서, 그 규칙을 무시하는 것은 몹시도 꺼림칙했다.

​  

 그리고 오늘.

 다들 식탁에 앉아 아무리 기다려도 도무지 납량선생이 내려오지 않았다.

 사지가 없는 사람은 탁자에 쳐박고 있던 고개를 조금 들고,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헤죽헤죽 웃고 있었다.

​  

 우린 다 같이 납량선생의 방을 찾아가기로 했다.

 노크 몇 번, 그리고 덜컥.

​  

 문을 열자, 납량선생은 목을 매단 채 대롱대롱 흔들리면서 우리를 반겼다.

 중학생인 경민이가 비명을 질렀다.

 노인은 얼굴이 창백해져서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주저앉았다.

​  

​  

​  

​  

  

5.

​  

 둘러앉은 탁자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간혹 앵무새가 어깨를 움찔거리며 즐겁게 웃는 소리 뿐이었다.

​  

 “…그 선생이란 분, 왜 그러셨을까요.”

​  

 경민이가 교복 조끼를 만지작거리며 적막을 깼다.

 혜진이 말을 받았다.

​  

 “그러게요. 이상한 사람인 것 같긴 했지만….”

 “사이비 의식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어. 시체의 새끼손가락을 봤나?”

​  

 그 대답은 내가 했다.

​  

 “마지막 마디가 잘려있더군요.”

​  

 나는 말하면서도 의식적으로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이건 침착함을 잃지 않기 위한 나만의 루틴과도 같았다. 귀신이든, 괴담이든, 미치광이의 연구실이든, 살아남으려면 침착해야만 했다.

  ​

 “제가 말할 게 있어요.”

​  

 이혜진이 조금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  

 “사실 어제 꿈을 꿨어요. 키가 크고 눈이 없는 여자가 마당에서 제 방 창문을 올려다 보고 있었는데….”

 “악몽일 겁니다. 이 집에는 창문이 없잖아요.”

​  

 내 대답에 이혜진이 입을 꾹 다물었다.

 우리 사이에 흐르는 공기가 칙칙하고 무겁다. 모두가 사실은 알기 때문이다. 이 탁상공론이 아무런 효력이 없다는 걸.

 우린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는 누군가는 목을 매달았다.

​  

 어제보다 한층 더 뾰족해진 긴장감이, 이 탁자 위에 한 겹 쌓인다.

​  

​  

​  

  

 그 날 밤.

 나는 침대 위에 누워서 살며시 눈을 떴다.

 목 뒤에서 찌릿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  

 또각. 또각. 구두 발소리.

 규칙을 무시하고 집 안을 돌아다니는 누군가가 있다.

​  

 나는 온 신경을 곤두 세우고 귀를 기울였다. 자세히 들어보니 또각, 또각, 소리 말고도 작게 들리는 무언가.

 재잘재잘 떠드는 말소리와 웃음.

 특히 저 웃음 소리가 귀를 찔렀다. 행복해서 미치겠다는 듯 덜덜 떨리는 웃음 소리가.

​    

 또각. 또각.

 나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구두 소리와 소음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1층 로비, 2층 계단을 한 칸씩. 나무가 삐걱거린다.

 웃음, 환호.

 그것은 2층 복도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  

 결국 나는 인기척이 사라질 때까지 한숨도 자지 못했다.

​  

​  

​  

​  

​  

6.

​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탁자로 모여들었다.

 겁에 질려서 몸을 벌벌 떠는 유경민이 다급하게 말을 쏟아냈다.

​  

 “저, 저도 봤어요! 그 여자. 눈 대신 새까만 구멍이 뻥 뚫린 여자가….”

​  

 유경민은 계단을 내려오다가 바로 이 탁자 위에 서있는 여자와 마주쳤고, 순간 꿈에서 깼다고 설명했다.

 어제처럼 꿈이라고 무시할 수가 없다.

 내가 들었던 구두 소리, 그건 어쩌면…….

​  

 노인이 갑작스레 소리를 지른 건 그때였다.

  ​

 “너! 지금 뭘 먹고 있는 거야!”

​  

 노인이 가리킨 것은 앵무새였다. 사지가 없는 사람은 환하게 웃으며 무언가 우물우물 씹고 있었다.

 나는 재빨리 앵무새에게 다가가 입을 강제로 벌렸다.

 앵무새가 공기 빠지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마구 비틀었지만, 결국 그 안에 든 걸 꺼낼 수 있었다.

​  

 “우욱.”

​  

 경민이가 헛구역질했다.

 그것은 사람의 손가락이었다.

​  

 나는 순간 무서운 발상을 떠올린다.

 그대로 계단을 뛰어 올라가 납량선생의 방 문을 여니, 전혀 부패되지 않은 채 처음처럼 대롱거리고 있는 몸뚱이가 나를 반긴다.

 나는 일부 잘려서 없는 새끼 손가락을 확인하고, 의자 위에 올라가 시체의 목에 감긴 줄을 풀었다.

​  

 “이건…….”

​  

 죽은 이의 목에 상처가 있다.

 절대로 밧줄이 만들어내지 못하는 모양으로.

​  

 자살이 아니다.

 나는 규칙을 떠올린다.

​  

 [3번! 앵무새 밥 주는 거 잊지 마!]

​  

 아무래도 납량선생은 살해당한 모양이다.

 누군가가 이 가느다란 목을 졸랐다.

 먹을 것이 없는 이 집에서, 앵무새의 밥을 주기 위해서.

  ​

​  

​  

​  

 나는 1층으로 내려와 아무 말도 안 하고 자리에 앉았다.

 이제는 익숙해진 침묵이다.

 나는 이 중에 살인마가 있음을 알았고, 저들도 눈치가 빠르다면 이상한 점을 알았겠지.

​  

 ‘누가 앵무새에게 손가락을 주었나?’

​  

 이 질문은 서로 의지하려고 이 자리에 모인 우리를 서로의 감시자로 만들었다.

​  

 앵무새는 다시 탁자에 고개를 쳐박고 무언가 웅얼거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너무 끔찍하고 짜증나서. 속에서 어떤 감정이 울렁거려서.

 그냥 다 죽여버릴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

 나는 스스로 떠올린 잔인한 생각에 놀라 고개를 양옆으로 마구 휘저었다.

​  

 내 돌발적인 행동에 놀랐는지 경민이가 의자를 끌며 조금 뒤로 물러났다.

​   

 “오늘 밤은.”

​  

 노인이 입을 연 것은 그때였다.

​  

 “내가 이 곳에 앉아있겠네.”

 “네? 하지만 규칙이….”

 “그 놈의 규칙!”

​  

 이혜진이 말렸으나 버럭 소리 지른 노인은 화를 참지 않았다.

​  

 “이건 장난이 아니야. 아니지, 장난으로라도 이래선 안 돼. 이래선 안 되는 거다. 알겠는가? 나는 이런 몹쓸 짓을 하는 놈의 낯짝이라도 봐야겠어!”

​  

 얼마 후, 모두가 방으로 올라가는 그 순간까지도 노인은 탁자 앞에서 고요히 눈을 감고 진실을 기다렸다.

 앵무새는 그런 노인을 보며 즐겁게 웃었다.

​  

​  

​  

​  

 그 날 밤, 무언가와 대화하는 노인의 잔잔한 목소리가 아래에서 들렸다.

 목소리는 누군가가 박장대소하는 소리와 함께 끊어졌다.

​  

​  

​  

​  

 다음 날, 우리는 같이 1층으로 내려갔다.

 노인은 밝은 미소가 걸린 얼굴과 상반신만 남아 탁자 위에 놓여 있고, 앵무새는 그 옆에서 천조각을 우물거리고 있다.

 그리고 로비의 벽에는 붉은 글씨.

 한 때 노인의 몸 속에 흐르던 피는 이제 하나의 글귀가 되었다.

 [비로소 나는 세 번째 원리를 알았노라.]

 그렇게 써있었다.

​  

​  

​  

​  

  

7.

​  

 나는 앵무새의 뺨을 때렸다.

 노인의 마지막을 목격한 유일한 녀석이 이 빌어먹을 자식이었다.

​  

 “이 사람. 마지막에 누구랑 얘기 했지? 너는 봤잖아. 대답해.”

​  

 앵무새는 흐리멍텅한 눈으로 탁자 쪽을 보고만 있다가, 돌연 눈동자를 빙글 돌려서 나와 똑바로 눈을 마주쳤다.

 그것이 키득키득 웃었다.

​  

 “밤마다 뭘 하고 있는 거야. 대답하라고.”

​  

 나는 화가 났다.

 왜 화가 났는 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본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노인이 죽어서? 인간답지 않은 취급을 당해서?

​  

 아니면, 사지가 없는 앵무새는 스스로 노인의 몸을 먹을 수 없으니까.

 누군가가 노인의 하반신을 잘라 앵무새에게 먹였으니까.

​  

 나는 그래서 화가 나는 거야.

​  

 밀실 속에 점점 물이 차오르듯, 피할 수 없는 무언가가 점점 가까이 오고 있어서.

 생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나는 억지로 분노한다.

​  

 “……당신인가?…”

​  

 그 순간, 앵무새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것은 놀라울 정도로 노인의 목소리와 비슷했다. 나는 그 입에 바짝 귀를 댔다.

​  

 “……그렇구만……그래서……살고 싶은 건 당연하지….”

​  

 앵무새는 어제 노인이 나눈 대화를 흉내내고 있다.

​  

 “……하지만……그렇다면 당연한 결론이지 않나…….”

​  

 아주 작아서 제대로 들리지도 않던 목소리가 갑자기 또렷해진다.

​  

 “…자네를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가?”

​  

 노인 목소리 흉내는 거기까지였다. 그 후로 앵무새는 깔깔 웃기만 했다.

 나는 앵무새를 놓아주고 힘없이 의자에 앉았다.

​  

 “현식 형. 괜찮으세요?”

​  

 경민이는 내가 걱정됐는지 그렇게 물었다. 아니, 어쩌면 걱정하는 척 하는 걸지도.

​  

 “다음은 저인가봐요.”

​  

 그 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이혜진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경민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왜냐고 묻자 이혜진이 설명했다.

​  

 “그 꿈. 여자가 제 방 문앞까지 왔어요.”

​  

 빌어먹을 꿈.

 이제 귀신이고 사람이고 다 믿을 수가 없어서, 나는 그 말을 무시했다.

​  

​  

​  

​  

 그 날 밤, 또각거리는 구두소리가 들렸다.

 다음 날, 이혜진이 실종됐다.

​  

​  

​  

​  

​  

8.

​  

 이혜진이 1층으로 내려오지 않아 경민이와 함께 2층 방을 전부 뒤졌다.

 하지만 실종자를 열심히 찾지는 않았다. 나는 그랬고, 아마 경민이도 그랬을 것이다.

​  

 이제 우리 둘만 남았고.

 우리 중에는 살인마가 있기 때문이다.

​  

 나는 이제 곧 내게 들이닥칠 결론이 무섭고 싫었으며, 아주 약간은 후련하기도 했다.

 이혜진의 방에서 나오는데 뜨끔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렸다.

 경민이가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내 옆구리에 뾰족한 뭔가를 찔러 넣었다.

​  

 놈을 후려치자 맥없이 튕겨나가 벽에 부딪쳤다.

 나는 쿡쿡 쑤시는 통증을 무시하고 다가가 경민이의 목을 붙잡았다.

​  

 “살, 살고…싶어요. 제발….”

​  

 목을 꽉 움켜쥐자 놈은 마구 발버둥쳤다.

 나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살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이 방울방울 흘러내렸다.

 그러나 손에 힘을 풀지 않았다.

​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뜨거운 무언가가 내 손 안에서 툭 꺼지는 느낌이 들어서 손을 놓자, 중학생이었던 몸이 바닥에 늘어졌다.

​  

 아, 이제 끝났구나.

 그 앞에 선 내게 가장 먼저 찾아온 감정은 안도감.

 머리를 화끈하게 달구는 감각이 마치 마약처럼 통증마저 희미하게 만들었다.

 나는 옆구리를 손으로 꽉 누른 채 절뚝절뚝 계단을 걸어 내려갔다.


 "안녕."​ 

 

 탁자에 선객이 있었다.  

     

​   

​   

​   

   

9.

​ 

 나는 의자에 앉아서, 이혜진에게 물었다.

​  

 “어디 있었어.”

 “적당한 곳에 있었지.”

​  

 이혜진이 빙글빙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그 웃음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을 흘렸다.

​   

 “너였나?”

 “글쎄.”

​  

 이혜진이 박수를 짝 치며 나를 똑바로 응시하고는, 이렇게 물었다.

​  

 “내가 누군데?”

​  

 순간, 나는 계속 나를 괴롭히던 위화감의 정체를 알아챘다.

 이 남자.

 어울리지 않게 이혜진이라는 여성적인 이름을 가진 깡마른 남자를 볼 때마다 느낀 기묘한 찝찝함.

 나는 고개를 돌려 앵무새에게 소리 질렀다.

​  

 “앵무새. 첫 날, 이 집에 두 사람만 깨어 있을 때 무슨 일이 있었지?”

​  

 그러자 앵무새의 고개가 천천히 내 쪽으로 돌아갔다. 헤죽헤죽 웃으며, 사람의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그렇군. 이해했어. 당신 이름이? 이혜진. 좋아, 혜진 씨. 내 말 잘 들어보세요.”

​  

 남자 목소리 흉내.

​  

 “…이름을 바꾸자구요?”

​  

 조금은 가느다란, 여자 목소리 흉내.

​  

 “…제가 전문가에요. 일단 하루만 해보죠. 아마 먹힐 겁니다.”

 “좋아요. 일단 딱 하루만 해봐요…. 효과가 있을 지….”

​  

 다시 남자 목소리. 다시 여자 목소리.

 나는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내 앞의 이혜진, 아니 납량선생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    

 “이상한 여자 타령이나 할 때 죽일걸.”

 “아하, 그 웃는 여자는 실존해. 밤마다 돌아다녀서 나도 몇 번 마주쳤지. 아주 끔찍하게 생겼어.”

​  

 정말 끔찍한 모습을 떠올린 듯 몸서리치는 남자에게 나는 물었다.

​  

 “어떻게 밤에 돌아다녔지?”

 “당신들이 날 죽었다고 생각해줘서.”

​  

 나는 벽면의 규칙을 다시 읽어보려고 했지만 눈앞이 너무 흐릿해서 보이지 않았다. 피를 너무 많이 흘린 탓이었다. 정신을 바짝 차리려고 애썼으나 몸이 점점 무거워졌다.

 납량선생이 그런 내게 다가와 속삭였다.

​  

 “나는 지금 기분이 아주 좋아. 세 번째 원리를 알아냈기 때문이야. 결과적으로는 자네도 날 도와줬으니, 나도 응당 보답을 해야겠지. 내가 연구한 그것들의 원리를 알려주지. 도움이 될 거야.”

​  

 납량선생은 정말 뿌듯한 어조로 계속했다.

​  

 “자네는 운이 좋아. 보통 모든 원리를 말해주지는 않거든.”

​  

 나는 첫 번째 원리를 들었을 때 화를 냈다. 마구 욕설을 뱉고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몸을 어떻게든 휘두르며 발작했다.

 그는 웃으며 내게 두 번째 원리에 대해 속삭였다. 나는 내심 이 남자가 던진 동전의 뒷면을 깨닫고 진심으로 경탄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가 내게 세 번째 원리를 설파했을 때.

 나는 발버둥을 멈추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나의 삶과 경민이의 마지막 눈빛, 잘린 손가락에 대해 생각했다. 출구가 없는 집, 나의 고민, 살인, 노인이 했던 말들을 떠올렸다. 그러다가 마침내 나는 진실되고 깊은 곳에서부터 그의 이치를 인정하고야 말았다.

​  

 나는 기꺼이 앵무새에게 내 팔다리를 내밀었다. 앵무새는 맛있게도 먹었다.

 사지를 다 뜯어 먹힌 나는 도리어 앵무새를 잡아먹기 시작했다. 앵무새는 기꺼이 먹혀주었다.

​  

​  

​  

​  

​  

10.

​  

 남자는 더 이상 같이 살 가족이 없어서 이 집에 머물지 못하게 됐다.

 그래서 남자는 어느새 생겨난 대문을 열고 집을 나가버렸다.

 사지가 없이 의자에 덜렁 얹어진 앵무새는 흐리멍텅한 눈으로 그 남자의 뒷모습을 본다.

​  

​   

​  

​  

​  

#.

​  

 한 여자가 카페에서 손톱을 물어 뜯으며 누군가를 기다린다.

 갈색 코트를 입은 깡마른 남자가 그녀에게 다가와 맞은편에 앉으며 인사했다.

​  

 “만나서 반가워요. 내가 바로 [귀신백작]입니다.”

 “정말 실제로 겪은 괴담을 말해주면 돈을 주나요?”

​  

 여인의 물음에 남자가 박수를 치며 환하게 웃었다.

​  

 “그럼요. 저는 그것들의 원리를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사실 벌써 세 개나 알아냈지요. 당신의 이야기가 네 번째를 알아낼 영감의 원천이 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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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닉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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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46
댓글 등록본문 보기
  • River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혹시 이 세계관으로 몇 편 정도 더 쓸 생각임?

    2024.03.23 19:07:12
    • River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항상 잘 보고 있음

      2024.03.23 19:07:25
  • ㅇㅇ(218.48)

    진짜 이 시리즈 너무 좋다

    2024.03.23 20:37:18
  • Rosefield_03..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7
    2024.03.23 20:52:02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글 진짜 잘쓴다 잘봤음

    2024.03.23 21:55:23
  • ㅇㅇ(175.120)

    정통파 나폴리탄 느낌이네 잘 봤음

    2024.03.23 22:17:00
  • 이재임국장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그래서 뭔데ㅠㅠㅠㅠ 세번째 원리가.... 그리고 두번째랑은 어떤 관련이 있는 거임?? 그리고 왜 저 남자는 이름을 바꾸는 거임?? 원작자야 답 좀....

    2024.03.23 23:11:10
  • ㅇㅇ(121.163)

    권선징악 사라진 몽환신사같네

    2024.03.24 00:39:57
  • ㅇㅇ(121.148)

    매일밤 꿈속에 나오던 그 여자는 마지막에 앵무새가 된 남자와는 다른 선택을 해서 괴의가 되버린건 아닐까요. 남자는 그걸 깨닫고 살아서 나가지 못 할 바에 앵무새가 되어 다음 가족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것을 선택한것같습니다.

    2024.03.24 02:54:40
    • ㅇㅇ(121.148)

      남자는 팔다리가 먹혔기때문에 “죽은것”으로 처리된거고, 때문에 납량선생도 무사히 집을 탈출할 수 있게 된것이죠.

      2024.03.24 02:56:11
    • ㅇㅇ(121.148)

      납량선생이 알아낸 세 번째 원리가 뭔지는 솔직히 유추가 잘 안되네요.+ 규칙이 지켜지고 있는지의 유무는 그것들의 영향력이 미치는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렸다.. 정도? 두 번째 규칙을 파훼한 법이, 납량 선생이 이혜인과 이름을 바꾼 것이었으니까요.

      2024.03.24 03:05:29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대 문 호

    2024.03.24 02:56:31
  • ㅇㅇ(113.131)

    마지막 원칙은 인간은 곧 괴이고, 괴이는 곧 인간이다 아닐까
    괴담은 근본적으로 자연 현상이란 비슷한 느낌이고, 단지 그때그때 역할만 희생자냐 괴이냐가 사람들 사이에서 갈리는 거지
    숨바꼭질에서 매번 술래가 달라지는 것처럼

    2024.03.24 04:18:24
    • ㅇㅇ(113.131)

      결국 그것들이랑 싸우거나 이겨내는건 애초에 불가능하고
      그나마 유일한 대책은 좀 더 근본적인 규칙을 알아내서, 거기에 편승하던가 예측을 하던가 밖에 없다고 생각함
      현실 자연재해도 막을 수는 없지만 예보는 가능하듯이

      2024.03.24 04:21:31
    • ㅇㅇ(113.131)

      1편 주인공은 그걸 받아들이고 거울 속으로 들어간거고,
      2편 주인공은 끝내 납득을 못하고 스스로 자살함
      3편에서야 선생이 원칙을 깨달은건 1편 2편은 남의 이야기지만 이번에는 본인이 직접 괴담에 편승해서 생존했기 때문

      2024.03.24 04:24:45
    • ㅇㅇ(113.131)

      이번에 자세히 보면 꿈 이야기를 꺼낸 것도 이혜진(=선생)이고
      딱히 꿈속 여자가 뭔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도 아님
      경민이는 괜한 불안감 탓에 말 그대로 악몽을 꿨다고도 볼 수 있고 괴이 역할을 선생 본인이 주도적으로 다 한거지
      그래야만 살아서 나갈 수 있으니까
      노인이 선생을 납득한 것도 마지막에 화자가 스스로 앵무새가 된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라고 봄

      2024.03.24 04:32:25
  • ㅇㅇ(113.131)

    여기도 잘 쓴 글들은 많고 다들 필력도 되게 괜찮은 편인데
    이 시리즈는 그 중에서도 진짜 나폴리탄스럽게 잘 쓴 것 같다
    진짜 재밌게 잘 봤음

    2024.03.24 04:35:20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재밌는데 너무 궁금해

    2024.03.24 04:43:02
  • ㅇㅇ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아 추천누르다가 실수로 비추천했다 미안..

    2024.03.24 04:51:27
  • ㅇㅇ(106.102)

    와너무재밌다 다음편도 기다리고 있을게

    2024.03.25 00:29:38
  • 플랑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진짜 말도안되게 재밌다 제발 더써줘 - dc App

    2024.03.25 02:47:57
  • ㅇㅇ(1.177)

    시리즈 진행할수록 원리를 점점 두루뭉술하게 알려주는 느낌이네 재밌다

    2024.03.25 17:22:47
    • ㅇㅇ(1.177)

      개인적인 추측이긴 한데, 세 원리가
      1. 항상 인간은 패배하고 괴담이 승리한다
      2. 그것들은 이미 알고 있어 재미있어서 모른척 할 뿐
      3. 그러므로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그것들의 편에 서야한다
      정도인가 싶음

      2024.03.25 17:24:45
  • ㅇㅇ(119.195)

    너 글로 유입되고 여기 갤러리 글 전부 읽었지만 이만큼 재밌는 시리즈가 또 없었음

    2024.04.09 15:41:22
  • ㅇㅇ(182.215)

    이거 너무 좋은데
    제발 다작

    2024.04.11 00:17:20
  • ㅇㅇ(221.161)

    작가님 언제 돌아오십니까..? 유료연재해도 볼 의향있음

    2024.04.22 03:44:04
  • ㅇㅇ(218.51)

    이 시리즈 본 이후로 이것밖에 생각이 안 남.... 소재도 필력도 너무 좋으니까 많이 써주십쇼,,

    2024.04.28 22:18:51
  • ㅇㅇ(175.204)

    천재는 광기에 빠져산다고 하더니...

    2024.04.29 17:58:07
  • ㅇㅇ(223.39)

    3번이 ㅈㄴ 서술트릭으로 지금 말하는 이혜진이 남자다 라는 느낌같아서
    4번에서 중학생 이름 보고 5명 비교 했는데
    정작 이 때는 납량선생이 남자네 하고 넘겼네 ㅅㅂ ㅋㅋ

    2024.05.13 16:52:01
  • EL(175.115)

    앵무새가 되느니 죽는게 나을것 같은데
    전 앵무새도 그러니 기꺼이 먹힌것같고 ㄷ

    01.30 00:25:02
  • ㅇㅇ(121.157)

    와..

    01.30 02:16:02
  • ㅇㅇ(118.219)

    1. 항상 인간은 패배하고 괴담이 승리한다
    2. 그것들은 이미 알고 있어 재미있어서 모른척 할 뿐
    3. 인간이 모르는건 그것들도 몰라

    01.31 04:14:33
  • ㅇㅇ(118.38)

    아오 꿀잼

    02.08 03:07:03
  • ㅇㅇ(124.199)

    이혜진이 원래 괴이역할 같은데?

    02.11 09:19:36
    • ㅇㅇ(124.199)

      일단 밤마다 돌아다니는 웃는 여자 <- 1막에서 거울보니 찢어지도록 웃는 본인이라는 언급도 있음

      02.11 09:21:02
    • ㅇㅇ(124.199)

      내가 말을 좀 못해서 어수선한데 1. 옆에는 이혜진이고 2. 옆에는 김현식이 나오고 김현식은 글 자체에서 저기에서만 등장함

      02.11 09:23:31
    • ㅇㅇ(124.199)

      고로 납량선생이 김현식이라고 유추할수 있음

      02.11 09:24:46
    • ㅇㅇ(124.199)

      아아니네현식이가2막주인공이구나

      02.11 09:29:50
    • ㅇㅇ(124.199)

      근데 찐이혜진 = 밤마다 돌아다니는 괴이까지는 맞는거같은데,, 그다음엔 모르겠다 인간은 전부 괴이다? 이정도만 유추될듯 내 지능으론

      02.11 09:40:34
    • ㅇㅇ(124.199)

      아님 인간의 인식은 괴이의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정도?

      02.11 09:41:12
  • ㅇㅇ(121.155)

    괴담의 주체는 인간이다가 세번째 원리인 것 아닌가 싶음.

    03.03 18:11:25
  • 유호(211.110)

    미챳다 리얼

    04.28 05:07:39
  • ㅇㅇ(211.208)

    [1번! 화목한 우리 다섯 가족! 가족과 함께라면 영원히 집에서 같이 살 수 있어!]
    = 가족이 있으면 집에 영원히 갇혀 있음, 가족이 없어야 탈출할 수 있음. 따라서 "납량선생"은 모든 가족을 죽여 탈출하기로 결정

    04.28 19:21:58
    • ㅇㅇ(211.208)

      [2번! 살아있는 가족들은 밤에 자기 방을 나오지마!]
      = 죽었다면 밤에 나올 수 있음. "납량선생"은 이름을 바꾸는 전략을 통해 죽은 것으로 여겨짐 (가족에게서든, 괴담에서든, 독자에서든). 따라서 밤에 행동하여 노인을 죽임

      04.28 19:23:45
    • ㅇㅇ(211.208)

      1에 묘사된 '거울'(1편 참조)부분과, 이혜진과 납량선생이 이름을 바꾸는 부분에서, 현재 이혜진은 괴이임을 추측할 수 있고, 재미있으니까(2편) 그냥 지켜봄

      04.28 19:33:56
    • ㅇㅇ(211.208)

      나의 삶과 경민이의 마지막 눈빛, 잘린 손가락에 대해 생각했다.
      출구가 없는 집, 나의 고민, 살인, 노인이 했던 말들을 떠올렸다.
      = 나의 생존을 위한 살인은 납량선생의 생존을 위한 살인과 다를 바 없으며, 납량선생의 살인은 노인의 말처럼 인간이 아닌 것(괴이)와 다를 바 없음
      따라서 세번째 원리는 인간과 괴이의 동일성과 관련될 것 같음

      04.28 19: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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