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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그거 아냐? 바퀴벌레가 한 마리 발견되는 순간, 그 집 안은 이미 바퀴벌레로 가득 차 있는 거야."
기훈은 밥을 먹다가 친구가 하는 소리를 듣고 젓가락을 탁 놓았다.
"에이씨, 밥 먹는데..."
기훈이 짜증을 내자 그의 친구는 그런 기훈의 반응이 재밌었는지 킥킥거렸다.
"그리고, 네가 발견한 그 놈은 그 가득 찬 무리에서 밀려나 어쩔 수 없이 드러나게 된 놈인거고."
"아, 그만해!"
결국 기훈이 화를 내자 기훈의 친구는 깔깔 웃으며 자리를 피했다.
기훈은 먼저 가버린 친구를 째려보곤 다시 밥을 뜨려 했다가 이윽고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결국 식사를 마쳤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도착한 기훈이 피곤한 몸을 침대에 눕혔을 때, 문득 어딘가에서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렸다.
뭔가 사각사각하는 소리였는데, 피곤에 찌들었던 기훈은 그냥 층간 소음이나 벽 뒤의 배관에서 나는 소리겠거니 생각했다.
오래된 아파트에 살다 보면 물 새는 소리, 난방관이 부풀어 오르는 소리, 혹은 이웃집의 침대 머리맡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쯤은 언제나 들려왔으니까.
그리고, 사흘이 지났을 때 기훈은 이게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길 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매번 꼭 자정 즈음이면, 같은 간격으로 그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또한 소리가 들리는 위치는 매번 달라졌다.
천장에서 날 때도 있었고, 옷장에서 날 때도 있었고, 침대 바로 옆 벽에서 날 때도 있었다.
덕분에 기훈은 최근 사흘 간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귀마개를 껴보기도 하고, 잔잔한 음악도 틀어보고, 심지어는 벽에 고함도 질러봤지만 소리는 계속되었다.
이상한 것은, 소리는 평소엔 들리지 않다가 특정 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들렸다.
마치 집 안 곳곳에 무언가의 알람을 맞춰 놓고 시간만 되면 그것이 켜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일주일째 되던 날 밤, 기훈은 결국 원인을 찾았다.
정확히 말하면, 그 원인이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그날도 자정이었다.
사각거리는 소리에 이끌려 어둠 속을 더듬던 기훈은, 다른 방 안에서 검은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인간의 형체를 하고 있었지만, 그림자처럼 온 몸이 검은색이었고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흡사 바퀴벌레인 양 천장과 벽을 천천히 기어다니고 있었다.
기훈은 그것을 보자마자 얼어붙었다.
그리고 몇 초간,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진짜인지 확신하지 못한 채, 단지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여전히 있었다.
아니, 그 짧은 순간,
그것은 기훈의 바로 앞에 거꾸로 매달린 채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기훈은 본능적으로 소리쳤다.
그리고 도망치듯 물러서며 주변에 가까운 물건을 집어 던졌다.
하지만 그것은 끈적거리는 듯한 사지로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채,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가만히 지켜보았다.
오히려 그 ‘관찰하는’ 듯한 태도는, 기훈을 더욱 미치게 만들었다.
기훈은 도망치듯 부엌으로 달려가 식칼을 들고 돌아왔다.
그때, 그것이 처음으로 움직였다.
그것은 사람을 발견하고 도망치는 바퀴벌레처럼 천장을 빠르게 기어 밖으로 나가려다
기훈이 날린 칼날에 등을 맞고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가까이에서 보니 그 생명체는 온 몸이 검은색의 매끈한 피부를 가졌지만, 말 그대로 형체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틀림없이 인간의 ‘무언가’를 닮아 있었다.
그것을 본 기훈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은 다음 순간엔 이미 손이 움직이고 있었다.
의외로 그림자 같은 그 피부에 식칼이 쑥 들어가자 잠시 손이 멈칫했지만, 순간이었다.
그의 팔은 이미 그 행위를 반복하고 있었고, 그는 그걸 멈출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얼마나 반복했을까, 기훈은 문득 손을 멈추고 옆으로 주저앉아 오랫동안 숨을 골랐다.
그 생물체의 피인지, 자신의 땀인지도 모를 액체가 몸을 타고 흘렀다.
그렇게 한참을 앉아 있던 기훈은, 슬슬 안정을 되찾고 난 뒤에야 주변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때, 그제서야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
천장 귀퉁이에서, 여전히 무언가가 기어 다니고 있었다.
기훈은 소스라치게 놀라 눈을 돌렸다.
이윽고 그런 움직임은 집 안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공포에 질린 기훈은, 뜬금없이 일전에 친구에게서 들었던 말이 떠오르고 말았다.
"바퀴벌레가 한 마리 발견되는 순간, 그 집 안은 이미 바퀴벌레로 가득 차 있는 거야."
그리고 어떤 생각 하나가 그의 머리를 스치자 기훈은 허탈한 기분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떴다.
그리고 그의 눈 앞엔,
천장에 매달린 수십, 수백 개의 고개가,
동시에 그를 돌아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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