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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최예훈 (산부인과 의사) “임신중지는 그 자체가 위험하거나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되는 의료 행위였던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임신중지 자체는 특히 초기에는 유산유도제와 같은 간단한 약으로도 스스로 해결 가능한 안전한 과정일 뿐이죠. 그치만 필요한 사람들에게 마땅히 제공되어야 할 이 정당한 의료 서비스를 국가는 통제하고 금지해 왔습니다. 그런 사회에서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나이가 어리거나, 거주 상태가 불안정하거나, 파트너와 폭력적 관계에 있거나 등등 취약한 조건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임신중지는 생명과 직결되는 매우 위험한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이것이 임신중지를 단순히 의료 서비스 제도의 허용 여부가 아니라 재생산정의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게_안전한_임신중지_보장하라 #안전한_임신중지가_우리가_원하는_민주주의 [발언문 전문] 네, 안녕하세요. 저는 동작구에 있는 한 의원을 운영하는 산부인과 의사 최예훈입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그리고 임신중지 권리 보장을 위한 실천에 함께하는 산부인과 의사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2009년 1월, 소위 프로라이프 의사회라는 임신중지를 반대하는 의사 몇몇이 주축이 되어 동료 의사의 임신중단 의료 행위를 고발하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저는 당시 경기도에 있는 한 분만 병원에서 임신중지를 제공하는 의사로 근무 중이었는데요. 그 사태 이후, 몇 달간 임신 중지를 제공하는 병원이 크게 줄었고, 제가 근무하던 병원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초기 시술 비용이 30만원 대에서 두 배 정도로 올랐고, 법적 혼인 관계에서 남편 동의가 있는 경우처럼 안전한 상황이라고 간주할 만한 사례의 경우에만 시술을 제공하곤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전까지 보호자 동의라 해도 법적혼인지 사실혼인지 중요하지 않았고, 남자친구로 동행한 사람의 신원도 알 바 없는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오늘 이 자리에서 시민 발언을 하려 하니 그때의 기억이 새삼 납니다. 임신 초기에는 진공흡입술이라는 방법으로 시술을 하게 되는데, 분명 똑같은 의료 행위임에도 자연 유산이 되면 죄가 되지 않고, 자신의 의지로 임신을 중지하면 죄가 되는 이 상황. 작년에 아이를 출산한 여성이 다음 해에 임신중지를 하기도 하고, 몇 년전 임신중지를 했던 여성이 다시 임신을 계획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출산으로 이어지는 결정을 하지 않으면 당사자는 물론 의료인의 입장에서도 어떤 심적 부담을 오롯이 떠안게 되는 그 아이러니를 해결하기 위해 참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임신중지는 1973년 모자보건법 이래로 지금까지 쭉 합법적인 의료 서비스였습니다. 심지어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전에도 말이죠. 다르게 말한다면, 임신중지는 그 자체가 위험하거나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되는 의료 행위였던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임신중지 자체는 특히 초기에는 유산유도제와 같은 간단한 약으로도 스스로 해결 가능한 안전한 과정일 뿐이죠. 그치만 필요한 사람들에게 마땅히 제공되어야 할 이 정당한 의료 서비스를 국가는 통제하고 금지해 왔습니다. 그런 사회에서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나이가 어리거나, 거주 상태가 불안정하거나, 파트너와 폭력적 관계에 있거나 등등 취약한 조건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임신중지는 생명과 직결되는 매우 위험한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이것이 임신중지를 단순히 의료 서비스 제도의 허용 여부가 아니라 재생산정의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구호 하나 외치고 마치겠습니다. 모두에게 안전한 임신중지 보장하라!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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