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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ㅇㅇ역 괴담사례 - 분석

Qur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5.13 14:31:40
조회 1917 추천 52 댓글 19
														

ㅇㅇ역 괴담사례 - 괴담 사이트_1


ㅇㅇ역 괴담사례 - 괴담 사이트_2


ㅇㅇ역 괴담사례 - 탐사 유튜버 인터뷰


ㅇㅇ역 괴담사례 - 비공개 라이브영상


ㅇㅇ역 괴담사례 - 언론 보도 


ㅇㅇ역 괴담사례 - 인터뷰 녹취록_1


ㅇㅇ역 괴담사례 - 인터뷰 녹취록_2


ㅇㅇ역 괴담사례 - 방안 논의


ㅇㅇ역 괴담사례 - 1차 답사


ㅇㅇ역 괴담사례 - 3월 9일 녹음파일 中 + 유기자의 잡다한 메모_1


ㅇㅇ역 괴담사례 - 추혼사자


ㅇㅇ역 괴담사례 - 인터뷰 녹취록_3


ㅇㅇ역 괴담사례 - 2차 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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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할머니 집에 다시 모인 것은 닷새 후였다.


"죽는 줄 알았네."


이제 막 병상에서 벗어난 할머니의 첫 후기였다.

듣기로는 법사님도 심한 몸살로 병원에서 링거를 맞았을 정도라 하였고, 젊은 무녀님도 삼일 내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누워 지냈단다.


"밖에서 느끼기에도 지독했어요."


내 감상이었다. 신야 녀석은 아무것도 몰랐겠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

나같은 애매한 것은 저기 들어가는 순간 잡아먹혔을 것이다.


만약 본래의 계획대로 지하 2층 플랫폼에 제단만 만들고 돌아왔다면 별 문제가 없었겠지만, 목소리를 듣고 내려간 지하 3층이 문제였다.

나도 곧장 구역질이 올라오는 바람에 화장실로 뛰어갔을 정도이니, 직접 다녀온 사람들의 상태는 말이 아닐 것이다.


"차사님도 고개를 저으실 정도의 공간이었으니까요. 평생 그렇게 많은 영가들은 처음 봤어요."


"많은 것보다 그 형태가 문제였지."


나란히 테이블에 앉아있는 그들은 눈에 띄게 핼쑥해져 있었다.


"그럼 티비랑 연결할게요. 보시고 싶은 지점이 있으면 그 때마다 제가 멈출게요."


기자님이 노트북을 꺼내어 티비와 화면 공유를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할머니가 헛웃음을 짓는다.


"세상 좋아졌어."


"전 아직도 키오스크 적응이 안됩니다."


"난 직원 없으면 주문을 못해. 늙으니 점점 뒤쳐져."


두 어르신 -이라고 하기엔 나이 차이가 제법 나는 두 사람의 넋두리를 들으며 영상이 재생되었다.

영상은 준비 과정부터 시작했기에 상당히 많은 구간을 넘겨야 했다.


"저건 뭐하러 찍었데."


"아... 나 못생기게 나오는 것 같아."


무녀님이 양 볼을 매만지면서 한숨을 쉰다. 저 여리여리해 보이는 여인이 저승사자를 데리고 다닌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그럼 일단 지하철 입구까지 넘길게요."


기자님이 노트북을 조작하자 지하철 입구가 나온다.


"아. 전 사실 저기 앞에 서니까 되돌아가고 싶었습니다. 장군님이 떠밀지만 않으셨어도 도망갔을지 몰라요."


"당신도 오지랖이 태평양이라 안그랬을걸?"


어느새 두 어르신의 손에 담배가 들려져 있다. 저런 골초들.


"여기 비흡연자도 있어요, 할머니."


"내 알바여. 내 집에서 내가 피우지도 못하나."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차마 불을 붙이지는 못한다.

화면 안에는 상가에서 마네킹을 향해 방울을 흔드는 무녀님이 보였다.


"확실히 비디오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네요."


"무당이 셋인데 어떻게 싹 다 환시를 겪을 수 있지?"


할머니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담배는 어느새 입에 물려져 있었고, 여차하면 불을 붙일 기세였다.

이들 모두 ㅇㅇ역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상가에서는 물건을 팔고 있었고, 사람들이 다니고 있었으며, 안내방송 소리까지 들렸다고 했다.


"엘리베이터. 거기만 빼고요."


"저승으로 보낸 보람이 있구만."


보내기는 무녀님이 보냈지만 할머니가 생색을 내는 느낌이었다. 듣기로는 정말 독한 년이라고, 걸리면 누구라도 죽일 기세였단다.

그걸 며칠동안 계속 막아내고 시선을 돌리고 밀어낸 것은 할머니의 덕이었다.


"그런데 굿판에서는 죄가 크지 않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렇게 악독하고 산사람에게 해코지까지 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죄가 안커요?"


그러자 무녀님 대신 법사님이 대답해준다.


"조상님들이 덕을 많이 쌓아오셨던거지. 아마 그것도 이번에 다 날려먹었겠지만."


"저기."


무녀님이 화면 한쪽을 가리키고, 기자님은 그 소리에 화면을 멈춘다.


"직원 사무실?"


"여기서 하나를 놓쳤어요."


"놓쳤다고?"


이해가 되지 않는 설명에 할머니가 반문했다.


"네. 놓쳤어요. 차사님을 앞에 두고도 땅으로 꺼져버렸어요."


영상 속 법사님과 할머니는 제단을 만드는 중이었기에 제대로 보지 못한 듯 하였다.


"여학생 말고?"


"네. 그 분은 잘 보내드렸어요. 그것 말고 하나가 더 있었어요. 뭔지 모르겠어요. 영가는 아니겠죠."


"그렇지. 영가였으면 차사 앞에서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지."


"그래서 조금 더 찾다가 화장실의 영가까지 발견했던거죠."


"흐음."


영상에서는 도현 씨가 사무실의 문을 열어주고 무녀님이 들어가고 있었다.


"잠깐. 화면에 찍힌 거 아니야?"


법사님이 화면을 짚으며 말한다. 하얀 무언가가 찍혀 있었다.


"이거 천천히 재생도 가능한가?"


"가능하죠. 프레임 단위로 넘겨볼게요."


프레임 단위로 천천히 넘기니, 명확해진다.


"화면에 찍혔네요."


"뭐지, 이거? 왜 전혀 몰랐지?"


"일단 넘기죠. 사실 전 두 영가를 보내면서 기력이 많이 빠진 상태였어요."


생각해보면 영가를 조건없이 저승으로 보낼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능력이었다. 그런 힘을 행사하는 무당 또한 많은 힘이 필요할 것이었다.

실제로 화면 속 무녀님의 얼굴은 피로감이 역력했다. 아직 1층이었음에도.


"사실 지하 2층에 제단을 만들고 바로 나올 생각이었으니까."


"그마저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죠."


지하 2층에 도달했을 당시, 너무 많은 영가들이 울고 있었기에 놔둘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제단 앞에서 기도를 올리고, 저승으로의 길을 열어서 내보낼 수 있는 영가들을 최대한 내보내려 했어요."


"경산 코발트 공장도 그만한 영가는 아니었어."


"신령님도 저 괴상한 공간에 질려하셨지."


"그리고 사실 전 이때부터 기억이 별로 없어요. 기력이 다 빠져서 접신 상태로 버텼던 거라서."


그 말에 법사님이 '어쩐지 말이 별로 없더라니'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영상 안에서 기도가 끝나자 멀리서 '거기 있어요'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건 녹음이 되었네."


"오히려 안되어 있었다면 더 무섭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생존자들이 발견 된 곳은 아주 깊은 곳이었어. 목소리가 닿을 수 없었을텐데, 녹음이 되었다니 이상한거지."


법사님의 의견은 타당했다. 듣기로는 생존자들을 아주 깊은 곳에서 발견했다고 했다. 일단 영상은 계속 재생이 되었다.

지하 3층으로 내려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무녀님이 한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 때 이미 의식이 없었다고?"


"네. 전 저런 기억이 없어요."


덕분에 경찰조사를 받았다고 했던가. 어쨌든 그녀가 가리킨 곳에는 그 겁없던 일본인들의 시체가 구겨져 있었다.

정말 '구겨져 있다'라는 표현말고는 그 모습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온 몸이 기괴하게 뒤틀려서 강제로 쳐박혀 있었으니까.


"끔찍하네. 아니, 잠깐."


영상을 빨리 넘기고 싶었으나, 할머니가 시체들의 뒤편을 가리킨다. 무언가가 벽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이제 보이네. 너무 빠르긴 하지만, 아까 그거랑 같은거지?"


"그...렇게 보이기는 하네요. 확실하지는 않지만."


"무녀님은 못 보셨을테고."


"뭐지, 이거?"


아무도 답을 할 수 없었기에 다시 영상을 재생했다. 출입통제 구간으로 진입하는 시점이 되자 할머니가 다시 화면을 짚었다.


"여기부터, 여기까지. 이거 뭔가를 막아놨던거야."


그 말에 법사님도 고개를 끄덕였다.


"화면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듣기로는 이 구역에서 가장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다죠?"


"여기에 뭔가가 묻혀 있었고, 여기가 중심부라면. 역 전체가 무덤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 법사님이 느꼈던 것 처럼."


"그럼 이 구역은 관이 되겠군요."


그러자 조용히 듣고 있던 도현 씨가 말한다.


"ㅇㅇ역은 공사가 한번 중단 된 이력이 있습니다. 공사 중단은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만... 사유가 불분명하고 그 기간이 너무 길었어요."


"...일영이가 헛소리한게 진짜 맞는거 아니야?"


"혹시 저희가 못보던 무언가를 알아차렸던게 아니겠습니까?"


할머니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영상을 다시 재생하라고 손짓했다. 화면 속 사람들은 굉장히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때문에 철도 아래 끼어있는 첫 시체를 발견할 때 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때 천천히 가신 이유가 있어요?"


내가 물어보자 할머니와 법사님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죽는 줄 알았다."


"신령님도 그러셨겠지만 장군님도 우리 보호한다고 다른 어떤 행위도 하지 못했어. 영가가 많다해도 정도가 있어야하는 법인데,

무슨 바닥에 콩나물 시루처럼 박혀서 빽빽하게 있는데...어후."


"내 생각이지만 무녀님에게 차사님이 강신해서 버텼던게 아닌가 싶어. 그냥 들어갔으면 우리도 같이 갇혔으려나."


"저 시신도 그래. 단순히 철도 밑에 끼어있는 것이 아니야. 영가들이 시신을 휘감고 있더라니까."


"저는..."


조용히 노트북을 조작하던 기자님이 입을 뗐다.


"한증막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숨 쉬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아, 저도 그렇습니다."


기자님의 말에 도현 씨 또한 동의했다.


"숨도 제대로 못쉬겠고, 물 속 깊이 있는 것처럼 한 걸음, 한 걸음이 너무 힘들더군요."


영상 속 사람들이 시체들을 찾고, 생존자들을 찾는 구간이 되자 다시 한번 영상을 멈췄다.


"여기. 여기가 뭐라고?"


"신당역 쪽으로 추가 공사가 예정되어 있다가 그냥 선로 우회공간으로 활용되는 곳입니다."


"왜요, 할머니?"


"왜요는... 아니다. 농담할 기분도 안 생기네."


그러면서 생존자들이 나왔던 공간 쪽을 짚었다.


"이거 희끄무리한 거. 이거 아까 그거지?"


"맞네요."


"여기인가? 우리가 걸어 온 앞쪽이 제향이라 치면 여기가 능침인가?"


"능침이요?"


"그래. 자꾸 무덤이라고 하니까 왕릉하고 비교해봤어. 다른 구역이 진입구역이라고 보면..."


"아뇨, 잠시만. 제향이요?"


"그래. 그래야 2층과 3층에 얽매여있던 영가들이 이해가 되는거야. 거기가 재실인거지."


할머니와 법사님이 둘만 아는 언어로 문답을 하기 시작했기에,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못 알아듣겠어요."


그러자 법사님이 대신 설명해주었다.


"왕릉은 크게 세가지 구역으로 나뉘어. 진입, 제향, 능침. 진입은 말 그대로 진입하는 공간을 말하고, 제향은 제사를 지내는 공간. 능침은 왕이 누워있는 공간이지."


"재실은요?"


"진입 구역에 속해있는 공간인데, 말하자면 제사에 필요한 것들을 보관하는 곳이야."


"어, 그러면. 거기 얽매여있던 귀신들이 모두..."


"누군가에게 바치는 제물이라는 해석이야. 출입통제가 시작되는 구간에 짚었던 부분을 홍살문으로 본다면, 그 안쪽이 제사 공간인거지."


"그러면 그 수많은 땅에 박혀있던 대가리 귀신들이 말이 되는거지."


"그리고 저 하얀게 뭔지는 모르겠는데, 생존자들을 찾은 곳에서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 보이니 저 곳을 능침으로 보는거야."


할머니와 법사님의 해석에 우리는 잠시 멍해졌다. 도현 씨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반응을 해주지 않았다면 침묵이 길어졌을 것이다.


"잠시만요. 왕릉이요? 우리가 왕릉을 건드린겁니까?"


"그럴리가 있나. 세상 어느 왕릉이 수도 안에 있다든. 비유하면 그렇다는 것이지.

반대로 말하자면 왕에 비견될만한 무언가를 쫓지 못하고 저렇게 가두고 제를 올렸다고 한다면... 그건 또 말이 되지."


"무엇을 가두는겁니까?"


"우리가 어찌 알겠나. 일영이 말대로 악신일지, 요괴일지, 도깨비일지. 그래, 거기서 나온 사람들하고 대화는 해봤나? 같은 직장 사람이라면서?"


그 말에 기자님과 도현 씨가 한숨을 쉬었다.


"아직 병원에 있어서요. 기력을 회복하는대로 인터뷰를 할 생각입니다. 인터뷰를 하고 나면 들려드릴게요."


"그래. 듣자하니 회사에서 미친년 취급을 받는다며?"


"네...?"


기자님이 잠시 당황해했다.


"뭘 당황해하나. 당연하지. 보이는 걸 가져다줘도 안믿는 세상인데, 안보이는걸로 헛소리하니 미친년 소리를 듣지.

그런 길이야. 무업이라고 하는 것은. 미친년 미친놈 소리 듣고도 제 할 일 해야하는 일이야.

귀신만 쫓는다고 무업인가? 한 풀어주고 달래주고 노력해주는 것도 무업이지. 당신도 거기에 발 들인거야. 조금만 더 고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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