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드러내는 방식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는 일이 생겨서 마음을 정리한 글이야
요즘 나는 나를 표현한다는 게 뭘까?
자꾸 생각하게 되
단순히 말하는 걸까?
아니면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어떤 느낌이나 존재감 같은 걸까?
트랜스젠더라는 정체성은 자신을 세상에 증명하려는 싸움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
말하지 않으면 알아주지 않고
말하면 또 너무 많은 것을 묻거나 쏟아내더라
그 사이 어딘가에 서 있는 나는
언제부터인가 조심스러워졌어
커밍아웃은 자유일까? 의무일까?
진짜 나를 보여주는 행위이자
동시에 타인에게 해석당할 위험을 떠안는 행위
그래서 ‘말하지 않음’ 을 택한 이들이 나약하다고는 말 못 하겠어
어쩌면 더 섬세한 방식으로 살아남는 법을 선택한 사람들이니까
나 또한 그렇고...
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말하지 않으면 존재가 흐릿해지는 기분을 느낀다고 하더라
"침묵 속에서 자꾸 지워져간다고"
그래서 서툴더라도 꺼내놓고 싶었던 거겠지
그 결과가 어떻든 적어도
‘나는 있다’
라고 외치고 싶었던 거 아닐까싶어
그런 걸 보면 표현은 기술이 아니라 환경인 것 같아
누군가의 표현은 존중받고
누군가의 표현은 왜곡되고
누군가는 애초에 표현할 기회조차 갖지 못해
그래서 ‘용기’ 라는 말이 무겁게 느껴져
용기를 내는 건 멋진 일이지만
모두가 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니까
나는 아직도 말하지 않아
묻지 않으면 굳이 드러내지 않아
그렇다고 내가 나를 숨기는 건 아니야
그저 지금의 나는 이 거리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선택했을뿐이지
하지만 그런 나조차도 누군가가 너무 서툴게 너무 빠르게 자신을 던져버리는 모습을 보면
괜히 마음이 아려와
왜 우리는 이렇게까지 존재를 증명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걸까?
지금 이 사회는 분명 예전보다 나아지고 있어
이해하려는 사람도 함께하려는 시선도 늘고 있어
하지만 여전히 우리 정체성은 포르노 속 이미지나 뉴스의 논란으로 먼저 소비되고
한 명의 인간으로는 나중에야 기억되더라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더 오래 가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
"말하지 않아도 당신은 이미 충분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도 그리고 너희들도.."
가끔은 꼭 다시 기억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