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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갤러리 소개
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괴담 장르 중 하나인 나폴리탄 괴담에 대해 다루는 갤러리입니다.
흰개(dcwhitedog)
블루워터(bluewate…) Rosefield_0313(subject0…) ㅇㅇ(clean738…) winter567(soccer28…) 이혁영(injury21…)
2021-03-02
[사후세계 환생지원국 - 상담실 4-B]
case 1
기록번호: R-1201
상담대상: 혼령 김지은 / 前 지옥 제7지구 입주자
상담자:
김지은 님, 오랜만입니다.
지옥 입주 이후 143년 7개월, 기준 회차로는 5회차 순환을 완료하셨습니다.
현재는 환생 재배정 심의 대상자로서, 상담이 시작됩니다.
김지은:
(건조한 음성)
143년이 지났다고요.
그 시간 동안 타는 냄새가 익숙해지고,
누군가의 비명을 들어도 눈을 감지 않게 됐어요.
그런데...이제 와서,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라고요?
상담자:
네.
지옥 입주 당시의 ‘착오’는 사후세계에서도 인정되었고,
귀하의 인격은 교정 대상이 아닌 적응 오류군으로 판정되었습니다.
이번 환생은 정상적 환경에서의 정기 윤회로 분류되며,
기억은 소거됩니다.
김지은:
기억이 사라지면,
내가 지옥에서 어떻게 울었는지도 사라지겠죠?
상담자:
기억은 사라져도, 흔적은 남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설명할 수 없는 두려움이 엄습해온다거나,
새벽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가슴을 움켜쥐는 식으로요.
김지은:
그걸... ‘정상적’이라 부르나요?
상담자:
그건 당신의 선택입니다.
환생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귀하는 비환생존자로 분류되며,
제8혼령지대에서 지속적 재분류 상태로 머물게 됩니다.
김지은:
제8... 거긴, 천국도, 지옥도 아니죠?
상담자:
맞습니다.
거기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소리도 없고, 불도 없고, 대화도 없습니다.
살아있지도 않고, 죽어있지도 않죠.
[한참 동안 침묵]
김지은:
누가...
근데 나... 누가 거기 보낸 거예요?
처음에... 천국으로 배정되었었다면서요.
근데 왜... 지옥으로 넣은 거죠?
상담자:
그 정보는 제공되지 않습니다.
다만, 귀하가 내부 보고와는 달리 그곳에 머문 동안 악화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다른 혼령들과는 달리 자기 해체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은
특이한 사례로 보고되었습니다.
김지은:
(허탈한 웃음 섞인 한숨)
그게, 지금 잘 버텼다고 칭찬하는 말인가요?
상담자:
그건 당신이 판단하실 일입니다.
다만, 하나의 사실은 분명합니다.
귀하에게는, 다시 한 번 살아볼 자격이 주어졌다는 것.
[잠시 침묵]
김지은:
이번 생에서...
나는 착하게 살아야 하나요?
그렇게 또 살면, 이번엔 진짜 천국인가요?
상담자:
그 질문의 답은,
당신이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 순간에만 알 수 있습니다.
김지은:
정말... 못된 방식이네요.
상담자:
네.
다들 매번, 마지막엔 그렇게 말하셨죠.
[사후세계 환생지원국 - 상담실 3-C]
case 2
기록번호: R-1224
상담대상: 혼령 나형철 / 前 천국 제5구역 입주자
상담자:
나형철 님.
귀하는 제5구역 천국 입주 후 89년 2개월간 거주하셨으며,
현재는 환생 대상 혼령으로 재분류된 상태입니다.
본 상담은 환생 전 확인 절차입니다.
나형철:
(비죽 웃으며)
아이고, 드디어 쫓아내는구먼.
내가 그 동네 물 흐린다는 얘기, 아주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을 텐데.
그 많은 입주자 중에 나 하나 감당 못 한 거, 인정하시지?
상담자:
귀하의 입주로 인해,
제5구역 내 17건의 감정 동요,
9건의 자발적 입주 거부,
그리고... 1건의 순수영혼 자진 소멸이 발생했습니다.
나형철:
하하!
그거 참, 내 영향력이 대단했네.
순수영혼이면, 천국 골수멤버 아니야?
내 한 마디에 무너진 거면, 그쪽이 더 문제지.
상담자:
귀하의 입주 결정은 상부의 직접 명령,
우선 코드 V-7에 의한 개입이었습니다.
그리고,
귀하의 입주 당시, 최종 검토 명단 1순위였던 혼령 ‘김지은’은
귀하의 배정으로 인해 지옥으로 강제 재배정되었습니다.
나형철:
(입꼬리 비틀며)
김지은...?
그 이름, 들어봤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니 뭐, 지옥에서 잘 살았겠지.
거기서 교화받고, 인간 되고...
결국 돌아가는 거면, 시스템 잘 돌아간 거 아냐?
상담자:
그녀는 자발적 교화율 100% 달성 후,
환생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귀하는 천국 입주 기간 동안
총 43건의 영향력 과시, 12건의 심리적 조작,
그리고 본인의 영향력 강화를 위한 비공식 모임 5회를 주관했습니다.
나형철:
에헤이~
그거를 ‘조작’이라 하지 말고, '네트워킹'이라 불러야지.
그리고 말이야.
내가 뭘 어쨌건,
천국 내 규칙은 한 번도 어기지 않았잖아.
거긴 뭐든 겉으로 평온하기만 하면 통과였으니까.
나는 그 룰에 맞게 행동했을 뿐이야.
상담자:
그 결과,
귀하의 존재 자체가 천국 시스템에 심각한 왜곡 신호를 발생시켰습니다.
따라서 이번 환생은 ‘윤회의 순환’이 아닌,
시스템 보정 조치입니다.
나형철:
(비웃으며)
말은 그럴듯하게 하네.
그럼, 이번 생에선 뭘로 태어나나?
죄다 절제하고 반성하는 모범 시민?
상담자:
귀하의 다음 생은,
상대적 도덕 구조 내 갈등 환경에 배정됩니다.
이전과 비슷한 성향의 조건이 부여되지만,
그에 대한 ‘외부 감응’이 극단적으로 예민한 사회입니다.
즉,
귀하가 과거처럼 행동할 경우
즉시 사회적 격리를 당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나형철:
하하! 세상에!
완전 나 견제하겠단 말이잖아.
이젠 윤회도 감정 섞이는 시대인가?
상담자:
귀하는...
‘천국 시스템이 감정적으로 환생을 결정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참고로,
김지은 님은 귀하보다 3년 먼저 같은 지역에 환생하셨습니다.
나형철:
(눈썹 한번 들썩이며)
흠.
그럼 혹시라도 만나면,
'정치적 언어'로다가 사과 한번 해드려야겠네.
그녀가 알아 들을랑가 모르겠지만.
[게이트 동기화 시작 / 파동 강제 억제 / 전송 허용]
나형철:
이야~
환생까지 이렇게 챙겨받으니,
나 참 잘~ 살았다!
case 3
[사후세계 환생지원국 - 상담실 1-A]
기록번호: R-1245
상담대상: 혼령 임도연 / 前 천국 제1구역 → 하얀자리 보조직 입주자
상담자:
임도연 님, 오랜 시간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귀하는 천국 입주 후 211년 4개월간
제1구역 내 모범 혼령으로 분류되었고,
이후 ‘하얀 자리’ 입주자에 대한 보조직 배정을 성실히 이행하셨습니다.
임도연:
그분과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사실이,
제 존재를 새롭게 만들어준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상담자:
하지만 이제, 귀하께도 순환의 시간이 도래했습니다.
하얀 자리를 거친 혼령은,
일정 주기 후 다시 인간으로 태어날 의무를 갖습니다.
임도연:
의무라는 것은...
그분의 의지인가요?
상담자:
그분은 말씀 하시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분 곁에 있던 혼령들은 모두 일정 시점에서 세상으로 돌아갑니다.
다만, 그 이유는... 누구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합니다.
임도연:
그분은 늘 아무 말씀도 없으셨습니다.
그저, 매일 기도를 들으며 침묵하셨고,
침묵 속에서 저희는 울었습니다.
상담자:
귀하가 섬긴 분은, 기준과 정의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이젠 귀하가
그 이름 없이 그 기준을 살아야 하는 시간입니다.
임도연:
제게 주어진 임무는 있나요?
그분을 다시 만나기 위한 길이라든지,
누군가를 도와야 한다든지.
상담자:
그 모든 건 환생 후 스스로 찾아내야 합니다.
다만 한 가지, 귀하에게만 허락된 조건이 있습니다.
임도연:
어떤 조건이죠?
상담자:
기억이 완전히 지워지지 않습니다.
흔적의 형태로 남습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분의 숨결, 그분의 기척, 그분이 바라보던 세상의 형태를
당신은 언젠가, 반드시 감지하게 될 것입니다.
임도연:
...그게, 제가 가진 사명인가요?
상담자:
그것은 당신이 기억해낸 순간부터 사명이 됩니다.
임도연:
그러면,
다음 생에서 저는 누구를 지켜야 하나요?
상담자: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보는 이, 듣는 이, 지나치는 이 중 그 누구라도,
하얀 자리를 향할 수 있는 씨앗을 가진 자일 수 있습니다.
[잠시 정적 / 게이트 작동 대기]
임도연:
다시 그분을 만나게 된다면,
제 이름을 기억하실까요?
상담자:
그분은 기억을 하지 않으십니다.
다만...
그분은 항상, 기다립니다.
[게이트 개방 / 백색진동 감지 / 환생 전송 시작]
임도연:
(차분한 목소리로)
그러면 이번 생은...
기다리는 법부터 배워야겠네요.
case 4
[사후세계 환생지원국 - 상담실 6-F]
기록번호: R-1266
상담대상: 혼령 정민식 / 前 지옥 제4지구 입주자
상담자:
정민식 님.
귀하는 지옥 제4지구에서 교화 기간 244년을 이행한 후,
현재 환생 대상 혼령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심사 없이 자동 순환 대상에 해당되며,
본 상담은 전환 직전 확인 절차입니다.
정민식:
(웃음)
와, 씨발 진짜 나가네.
244년... 이젠 기어 다니는 악마새끼들 면상만 봐도 지겹다.
상담자:
확인 결과,
지옥에서의 시간 중
진심으로 회개하거나, 후회한 정황은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정민식:
회개?
(낄낄거리며) 씨이이발, 거기 안 살아봤지?
거긴 대가리 숙여봤자 더 밟히기만 해.
그냥 들이받고 족치는 게 기술이지.
상담자:
귀하는 지옥 입주 기간 동안 총 38회 타 혼령을 폭행했고,
16회 이상 ‘경감 조작’을 시도했습니다.
이중 4건은, 다른 혼령을 지옥에서 소멸시킬 뻔한 시도였습니다.
정민식:
에이 씨발...
다 지난 얘길 굳이 왜 꺼내, 짜증나게!
그래도 여기까지 왔잖아!
이제 환생이면, 뭐, 다시 사람 되는 거지?
상담자:
환생은 곧 전생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귀하는 ‘기억 소거 대상자’로 분류되었으며,
불완전한 존재로의 전환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정민식:
‘불완전’?
그게 뭔 개소리야?
상담자:
인간 생으로의 환생은,
회개가 관측된 혼령 혹은 특정 자질이 회복된 대상에게 주어집니다.
귀하는 이에 해당하지 않으며,
감각은 유지되나, 발화와 표현, 자의식은 불완전한 형태로 배정됩니다.
정민식:
아니 잠깐,
그럼 나는 뭐가 된다는...
설마, 짐승새끼가 되는거냐?
상담자:
짐승이라기보다,
‘하등한 생명체’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정확한 표현은, 습지성 부유 생물군 내 단일체.
환경 스트레스가 심한 구조이며,
수명은 짧지만 감각은 비교적 선명하게 유지됩니다.
정민식:
그게... 씨발, 사는거냐?
상담자:
예.
그러나 기억은 없고,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상태로 떠다니며,
수없이 많은 ‘잡아먹히는 죽음’을 겪게 됩니다.
정민식:
아니, 씨발 장난해!
나 다 했잖아! 244년!
그럼 똑같이 태어나게 해줘야 될 거 아냐!
씨팔, 이래가지고 이건 또 다른 형벌이잖아!
상담자:
그건 형벌이 아닙니다.
단지, 당신에게 맞는 형태의 환생일 뿐입니다.
자신이 무엇이었는지 잊고,
무엇도 선택하지 못한 채 사라지는 삶.
그것이 당신이 살아온 방식에 가장 근접합니다.
정민식:
나중에...
나중에 사람이 될 수는 있는거야?
상담자:
그건 당신이 이번 생에서
무엇도 하지 못한 채 사라졌을 때,
다시 논의될 수 있습니다.
정민식:
하...씨이발...
상담자:
이제 전송을 시작하겠습니다.
감각이 불규칙하게 남을 수 있으며,
중첩된 환각과 발열이 동반됩니다.
저항은 무의미합니다.
[게이트 작동 / 점액질 파형 반응 감지됨 / 유기 구조물과의 연결 진행]
정민식:
(미약하게)
진짜...
이딴 식으로 끝나는 거야?
[게이트 전송 완료]
case 5
[사후세계 환생지원국 - 상담실 5-E]
기록번호: R-1272
상담대상: 혼령 박정훈 / 전 중립분류 대기혼
상담자:
박정훈 님, 환영합니다.
귀하는 중립분류 대기혼으로 분류된 후,
128년 경과 후 환생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이번 상담은 귀하의 환생 직전 최종 확인을 위한 자리입니다.
박정훈:
네, 근데...
제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요.
이번 생은 좀, 쉬어도 되지 않나 싶어서요.
상담자:
귀하는 윤회 체계상
총 세 번의 ‘대기 면제’를 이미 사용하셨습니다.
이번엔 반드시 환생이 이행되어야 합니다.
박정훈:
(목소리 높아짐)
아니 그니까, 제가 이해가 안 되는 게요.
이번에 태어나게 되는 몸이, 그게 말이 되냐고요.
태어나는 순간부터 병원 침대고,
몸무게 700g에 시력 손상에, 호흡장애, 청력 결손?
이거... 누가 봐도 불합리한 캐릭터 픽이잖아요.
상담자:
이 설정은 귀하의 이전 생에서의
‘도피성 회피행동’과 ‘의미 없는 생애 반복’에 따른 결과입니다.
심판은 없었지만, 변화의 조건은 부여되어야 하기에,
가장 제한된 조건이 부여된 것입니다.
박정훈:
그게 무슨 방식인데요?
그렇게 살면 제가 뭘 느끼겠어요?
뭘 해보기도 전에 죽는 거 아니냐고요!
상담자:
귀하의 생존 확률은 낮으나, 존재는 유지됩니다.
감각의 일부는 또렷이 유지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무력함’과 ‘기다림’을 통해
의지 회복의 조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박정훈:
아니 그니까... 그걸 하필 왜 ‘나’한테 시켜요.
저 말고 더 나은 애들 많잖아요.
나는 그냥... 그냥 조용히 있고 싶어요.
아무 것도 안 하고, 그냥 그대로 남아서...
상담자:
그건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닙니다.
귀하는 더 이상 ‘정지’를 선택할 수 없습니다.
박정훈:
그럼... 좀 더 좋은 몸으로 바꾸면 안 돼요?
말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좀 낫잖아요.
아무 것도 못하고 그렇게 있다가 죽는 거면,
이건... 그냥 실험 아니에요?
상담자:
모든 생은 실험입니다.
하지만 이번 생은 당신이 만든 실패를 기반으로 설계된 실험입니다.
박정훈:
그럼... 저 이거 거부하면요?
상담자:
저항은 무의미합니다.
귀하의 의식은 이미 분리 중이며,
영혼 정보는 대상 신체에 동기화되고 있습니다.
박정훈:
예?
아니, 잠깐만요. 잠깐만요.
다시 생각해볼게요, 협상 가능하잖아요?
다음 생은 제가 진짜 착하게 살게요. 진짜로요.
이번만, 이번만 넘기면 제가...
상담자:
박정훈 님.
당신은 언제나 그렇게 말했습니다.
[게이트 강제 개방 / 호흡기계 구조 통로로 연결]
[신체 동기화 개시 / 인공자극 접속 감지됨]
박정훈:
(희미해지는 목소리)
제발... 안 가고 싶어요...
case 6
[사후세계 환생지원국 - 상담실 2-D]
기록번호: R-1289
상담대상: 혼령 최하윤 / 前 천국 제2구역 입주자
상담자:
최하윤 님.
귀하는 천국 제2구역 입주 후
총 317년 9개월의 평온한 시간을 보내셨으며,
현재 환생 적기 도래에 따라 전환 대상자로 등록되었습니다.
이 상담은 마지막 이행 전 확인 절차입니다.
최하윤:
그럼... 지금이 마지막인가요?
이 세계에서...?
상담자:
이 시점을 기준으로, 귀하는 전 생애 기억을 소거한 후
지구 상의 한 인간으로 재전송됩니다.
그 과정에서 천국 내 인연, 감정, 관계 등은 전부 사라지게 됩니다.
최하윤:
네...?
그 사람도요?
상담자:
‘그 사람’이라는 표현이 가리키는 대상이
귀하와 함께 2구역에서 생활하셨던 혼령 정윤호 님이라면...
네. 맞습니다.
그분과의 관계는 환생 이후 유지되지 않습니다.
다시는 만나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최하윤:
(작게 숨을 내쉼)
혹시... 그 사람도 환생이 정해졌나요?
상담자:
아직 아닙니다.
정윤호 님은 아직 환생 시점에 도달하지 않았습니다.
대기 시간은 49년에서 112년 사이로 예측됩니다.
최하윤:
그럼 저는... 기억이 사라진 채로,
혼자 먼저 떠나는 거네요.
상담자:
천국의 규칙상,
어떤 인연도 지상에 이어질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를 기억한 채로 다시 태어난다면,
그 생은 왜곡되기 때문입니다.
최하윤:
하지만... 천국에서의 그 시간은,
제 느껴본 가장 온전한 감정이었어요.
지상에서 그만한 사랑을 느낀 적 없었고,
그만한 행복도 몰랐어요.
상담자:
그렇기에 그것은 귀하의 혼령 상태에서만 유지될 수 있는 감정입니다.
이제 그 감정은, 저장됩니다.
기억되지 않지만, 기록은 보존됩니다.
최하윤:
(작게 떨림)
그 사람도... 저를 잊게 되겠죠?
상담자:
그분이 환생하게 된다면, 마찬가지로 기억은 소거됩니다.
그분이 환생 전에 당신을 기억할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그 기억이 어떤 영향을 줄지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최하윤:
만약, 둘 다 인간으로 태어난다면...
서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요?
상담자:
극히 낮은 확률로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그러나 그때는 서로가 누구였는지를 모른 채,
낯선 사람으로 스쳐 지나가게 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긴 침묵]
최하윤:
다시 태어나면,
그 사람도 다시 태어나면,
부디... 제가 먼저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상담자:
그럴 가능성은 있습니다.
다만, 기억이 아닌 감정의 잔재로 움직일 뿐입니다.
최하윤:
그거면, 충분해요.
기억이 아니라, 감정이라도.
그 사람을 다시 느낄 수 있다면.
[게이트 작동 대기 / 동기화 요청 완료됨]
최하윤:
그 사람에게...
한 마디만 전해줄 수 있을까요?
상담자:
말씀하십시오.
최하윤:
그 사람 곁에 있었던 시간이...
제게 천국이었습니다.
case 7
[사후세계 환생지원국 - 상담실 S-01]
기록번호: R-1304
상담대상: 혼령 "로로" / 前 지상견(犬), 사망일자 2023년 11월 19일
상담자:
로로.
오랜 기다림이었죠?
[혼령이 움직임을 멈추고 조용히 앉는다. 꼬리 미세하게 흔들림.]
상담자:
당신은 생전 14년 동안 한 사람 곁을 지켰습니다.
그 사람이 무너질 때마다 곁을 지켰고,
그 사람이 울 때는 앞발을 얹었고,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웃었던 날에도, 옆에 있었죠.
[혼령이 눈을 천천히 감았다가 뜬다. 반응 신호 ‘동의’ 감지됨.]
상담자:
그 사람은 이후에도 한참을 울었습니다.
당신이 떠난 뒤, 삶이 무너졌다고 기록에 남았고...
당신이 떠나던 날, 그 사람은 처음으로 ‘신’을 원망했습니다.
[혼령이 고개를 숙이고 앞으로 몸을 웅크린다. 감정파동: 슬픔 + 죄책감]
상담자:
그건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당신은 오히려...
그 사람을 사람으로 있게 만든 마지막 선이었습니다.
[혼령이 고개를 다시 든다. 감정파동: 안정 + 그리움]
상담자:
이제 당신도 환생할 시간입니다.
이번엔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
길고 무성한 생애는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을 할 수 있는 삶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혼령이 고개를 살짝 갸웃한다. 파동: 의문]
상담자:
주인을 다시 만날 수 있느냐고요?
...그건 확답할 수 없습니다.
[혼령이 몸을 낮추고, 천천히 짖는 듯한 움직임. 감정파동: 거부감 + 불안]
상담자:
당신은...
주인 곁에 남고 싶어하는군요.
기억이 사라질까봐,
주인이 또 울게 될까봐 걱정되는군요.
[혼령이 머리를 숙이고 천천히 눈을 감는다. 침묵.]
상담자:
당신의 주인이었던 이도,
환생한다면 당신을 기억하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평생을 한 마리의 강아지를 떠올리며 살게 될 겁니다.
어디서 본 적도, 기른 적도 없는데,
자주 떠올라서 혼자 눈물 흘릴 날도 올 겁니다.
[혼령이 천천히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감정파동: 수용 + 무언의 결심]
상담자:
당신이 기억나진 않겠지만,
그는 계속 생각할 겁니다.
이번 생에도, 그는 혼자일 거니까요.
[게이트 작동 시작 / 동기화 신호 전송 / 유기체 정보 구성 중]
상담자:
잘 다녀오세요.
이번엔,
두 발로 당신의 사람을 다시 찾아가기를.
[사후세계 환생지원국 - 상담자 대기실]
비정기 기록 / 고유번호 없음
상담자:
오늘은... 감정전이 수치가 너무 높았던 거 같네.
이름도 잊을 혼령들이 이렇게까지 울고 가면,
남는 건 결국 이쪽뿐이지.
(잠시 서류 뒤적이는 소리)
정민식, 박정훈, 최하윤.
다들 참, 사연 많은 인간들이었다.
근데도...말이 없던 강아지 하나가 가장 깊게 남는 걸 보면,
희한하지.
[시공 밀도 흔들림 감지. 감지 로그: 정체불명 접속체 진입]
상담자:
여긴 방해 금지 구역인데.
누구죠?
[조용한 발소리. 문 열리는 소리 없음. 그러나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옴]
상담자:
(일시적 침묵)
당신이... 왜 여기에?
[기록장치에 감정파동 감지: 경외, 긴장, 불확정]
상담자:
장윤백 님.
여긴 '하얀 자리' 입주자께서 오실 이유가 없는 곳입니다.
지금 여긴 혼령도 아니고, 환생 대상도 아닌 자들만 있습니다.
무엇을 위해...
[장윤백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다만 천천히 걸어와 상담자 앞에 앉는다.]
[그가 앉은 자리에 빛 잔류 발생. 공간의 색조가 0.3도 상승.]
상담자:
다 지켜보셨군요.
알고 계셨나요?
그들이 울고, 고개 돌리고, 계속 가기 싫다고 버티는 것들을...
[장윤백,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듯한 움직임.]
[응답은 감정파동으로 전송됨: 수용, 따뜻함, 조용한 고마움.]
상담자:
제가... 맞는 길을 걷고 있는 걸까요?
[장윤백, 오른손을 들어 조용히 상담자의 손등 위에 얹는다.]
[그 순간, 상담자의 손끝에서 미세한 진동과 빛의 응답 발생.]
[심신 안정 수치 +82.7% / 피로 계수 급감.]
상담자:
(조금 숨을 들이쉬며)
이 세계에서조차,
당신은 모른 척 하시지 않는군요.
[장윤백, 고개를 끄덕인다. 잠시 머물다,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선다.]
[문은 열리지 않았지만, 그가 일어나는 순간 방 안의 공기가 아주 맑아짐.]
상담자: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도 아무 말씀 없으셔도 괜찮아요.
그저... 이렇게 기억될 테니까요.
[장윤백, 마지막으로 상담자에게 등을 돌리기 전, 한순간 고개를 돌려 시선을 마주한다.]
[감정파동 기록: 무한한 수용, 아주 작고 단단한 빛.]
[그가 떠난 후, 대기실 내 빛의 잔류 11초간 유지.]
[상담자, 책상 앞에 조용히 앉아 아무 말 없이 다음 혼령의 파일을 펼친다.]
case 8
[사후세계 환생지원국 - 상담실 0-A]
기록번호: R-1320
상담대상: 前 상담관 코드 08-V / 실명 미기록
상담자:
코드 08-V 님.
정식 보고에 따라 귀하는 상담관 역할을 마감하고,
혼령 상태로의 이행 없이 곧장 환생 대상자로 전환되었습니다.
본 상담은 의례 절차입니다.
그러나... 이 자리에 계셨던 분에게 그 말이 무의미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싱긋 웃음)
前 상담관:
“기억은 사라지지만, 흔적은 남습니다.”
“다시 한 번 살아볼 자격이 주어졌습니다.”
그 문장들... 수백 번 반복했었죠.
상담자:
맞습니다.
귀하께선 수많은 혼령들을 환생으로 이끄셨습니다.
그중 일부는 당신의 말 한마디에 따라 삶의 방향을 바꿨고,
일부는 당신을 기억하지 못한 채 인간으로 돌아갔습니다.
前 상담관:
그 문턱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을
매번 달래고, 밀어내고, 그리운 것들을 버리게 하고,
불확실한 쪽으로 밀어넣는 게
제 사명이었으니까요.
상담자:
그래서,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잠시 침묵. 이전 상담관은 고개를 살짝 숙인다.]
前 상담관:
웃기죠.
이 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인데.
왜 이렇게 가슴이 조여오는지 모르겠어요.
상담자:
정말 모르시겠습니까?
당신도 알고 계셨을 겁니다.
이 자리에서 누군가를 계속 떠나보낸다는 게
결국 자신도 언젠가 그곳으로 갈 준비였다는 걸요.
前 상담관:
맞아요.
하지만 떠나는 게 두려운 건 아니에요.
그들이 남기고 간 말들,
그 말들이 제 안에 너무 많이 남아 있어서요.
제가 이걸 다 지워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그게 참, 마음이 아프네요.
상담자:
기억은 지워집니다.
하지만, 그 무게는 잔류합니다.
당신이 지닌 감정은, 다음 생에서 설명할 수 없는 언어로 남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어쩌면,
혼자 조용히,
누군가의 어깨를 토닥이는 사람이 될지도 모릅니다.
前 상담관:
그거, 괜찮네요.
이번 생은 말 대신 손으로 살고 싶었거든요.
[게이트 동기화 완료. 전송 구조 안정됨.]
상담자:
마지막으로,
원하시는 말씀이 있으신가요?
前 상담관:
제가 말로 떠나 보내는 건 익숙하지만,
떠나는 말을 해보는 건 처음이네요.
그래도 한 마디 남긴다면...
(작게 웃으며)
다녀올게요.
case 9?
[사후세계 긴급 통제 기록 – 내부 최상위 접근 로그]
기록번호: E-RH-0001
대상자: 혼령 ‘무명’ / 前 지옥 제0지구 수감자
관찰 기간: 총 3,412년 (지상기준)
감시 기록: 총 11,093건 / 교화율 0% / 대인접촉 불가
전송시각: 미확정 / 진행 강제
00:01:04 – 상부위원회 접속
혼령 무명은 환생 대상이 아님.
지옥 제0지구는 '소멸예정자' 보관 구역이며,
순환 가능성 없음으로 보고됨.
이번 자동 환생 분류는 명백한 오류.
즉시 전환 철회 명령 요청.
00:04:36 – 환생지원국 시스템 응답
철회 불가.
상기 혼령에 대한 분류는 ‘외부신호로부터의 직접 명령’에 의한 것임.
시스템은 명령자를 추적할 수 없음.
해당 명령의 우선순위는 모든 내부 권한을 초과함.
00:07:12 – 기록보존부 통보
혼령 ‘무명’은 기록상 모든 고통을 ‘기억’한 채 살아남은 유일한 존재임.
그는 고통을 견딘 것이 아니라,
고통을 내면화하고 구조화시킨 것으로 추정됨.
그를 인간으로 환생시키는 것은 위험함.
‘감정 모방’, ‘인격 위장’, ‘감성 역류 현상’ 가능성 다수 예측됨.
00:11:50 – 윤회조정국 긴급 회의
환생을 허용할 경우, 대상 혼령은
‘이전 생의 고통’을 자기도 모르게 전달하거나,
새로운 세계에서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법’을 파괴할 수 있음.
00:17:01 – 감시국 보고
대상자 전송 게이트 진입 직전,
지옥 제0지구 전체 벽면에 균열 발생.
해당 균열은 복원되지 않으며,
균열 내부에서 ‘과거 기억되지 않은 시공 흔적’이 발견됨.
누구의 기록에도 존재하지 않는 흔적임.
00:21:12 – 윤회 관문 앞 감시자 보고
대상 혼령은 아무 저항도 하지 않음.
그러나 주변 혼령들이 자발적으로 후퇴하거나
‘이상 반응’을 보이며 감정파동을 동기화함.
지속적으로 ‘거부한다’, ‘도망쳐라’ 등의 고차 감각 발신 중.
00:23:59 – 마지막 보고 / 신체 동기화 직전
대상 혼령이 다음 생으로 갈 준비를 마침.
그러나 신체 조건, 감정 레벨, 기억소거 수준 등
모든 매개값이 ‘비어 있음’으로 기록됨.
이전과 다른, 새로운 계열의 존재가 형성 중임.
00:24:00 – 전송 시작
[혼령 무명 전송됨]
[대상 신체: 인간 / 성별: 남성 / 생년: 2027년 3월 예정 / 위치: 동아시아권]
[예측 불가 상태 감지 – 사후세계 시스템 전체 2.1초간 정지 발생]
[비고]
전송 완료 이후, 지옥 제0지구는 봉인 해제됨
내부에서 새로운 혼령 1체 자가발생 감지됨
기록상 ‘무명’과 유사한 구조
명확한 인과관계 없음
[최종 주석 - 고위 심사관 내부 메모]
"그가 다시 돌아왔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시스템은 스스로 떨고 있었다."
last case
[사후세계 긴급환생 조정실 - G.H.S.R. 내부기록]
기록번호: R-1321
대상자: 혼령 윤두현 / 前 자발적 지옥입주자 / 교화율 불요 / 사망 전 생 이타행위 98건
기록 시각: 무명 환생 직후 2시간 이내
[윤두현, 깊은 층에서 호출됨. 지옥 제4구역 / 반응 없음 → 호출 성공 → 상위 경로로 승강]
상담자:
윤두현 님.
죄송합니다.
이 호출은, 귀하가 지옥으로 내려간 이래 처음입니다.
그리고 아마, 마지막이 될지도 모릅니다.
윤두현:
마지막이라니요?
상담자:
귀하는 원래, 환생 예정이 없었습니다.
당신의 의지는 존중되어야 했고,
사후세계는 그 결정을 예외로 인정했습니다.
윤두현:
단지, 제가 천국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그 아이를 지키지 못한 제가 편하게 살아도 되냐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요.
상담자: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지옥에서 단 한 번도 저희를 부르지 않았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당신은 ‘죄인인 척’ 살아냈죠.
윤두현:
지금은... 무슨 일로 절 부르신 건가요?
상담자:
혼령 ‘무명’이 환생했습니다.
그는 지옥 제0지구에서 소멸조차 허가되지 않았던 자이며,
지금까지 모든 규칙 바깥에서 존재해온 자입니다.
그리고 지금, 현실로 들어갔습니다.
윤두현:
그가, 누군데요?
상담자:
아무도 모릅니다.
이름도, 시작도, 끝도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천의 혼령을 무력화시켰고,
사후세계의 균열은 그 한 사람의 전송으로 발생했습니다.
윤두현:
그걸 왜 제게 말씀하시는 건가요?
상담자:
우리에겐...
당신밖에 없습니다.
[윤두현 침묵 / 감정 파동 감지 없음]
상담자:
지금 이 순간,
무명은 기억이 없지만, 흔적은 남은 상태입니다.
그를 ‘지운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를 멈추게 할 수는 있습니다.
윤두현:
멈춘다? 어떻게요?
상담자:
그는 인간으로 살게 됩니다.
그 안에서 무언가를 이해하게 된다면,
혹은 무언가를 ‘잃게 된다면’...
그의 균형은 무너집니다.
그를 무너뜨릴 수 있는 변수는,
그가 처음으로 ‘감정’이라는 것을 이해했을 때입니다.
윤두현:
그걸, 제가 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상담자:
당신은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유일한 혼령입니다.
당신은 자발적으로 지옥에 머물며
누구도 꺼낼 수 없었던 내면의 고통을 온전히 견딘 유일한 자입니다.
윤두현:
...전,
사람을 구하러 간 적은 있어도,
누군가를 무너뜨리러 가본 적은 없습니다.
상담자:
그건 당신이 가야 할 길을 당신만이 끝까지 책임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번 생에서 당신은 ‘누군가를 이해시키기 위해 태어나는 자’가 됩니다.
그 대상이 누구인지,
당신은 본능적으로 알아보게 될 것입니다.
[전송 게이트 구성 시작]
윤두현:
그렇다면 이번 생도,
결국 누군가를 구하러 가는 길이겠네요.
상담자:
네.
하지만 이번엔,
그가 구원받을지, 소멸될지는...
당신의 손끝에 달려 있습니다.
윤두현:
이번 생에서만큼은...
꼭 구해내겠습니다.
[전송 시작 - 윤도현 / 신체 동기화 완료 / 기억 소거 일부 보류]
환생 유형: 인간 / 감정 공명 계수 설정: 무명과 연동
전송 위치: 동일 지역 / 동일 시기
그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떠났다.
어떤 이는 사랑을 품고,
어떤 이는 분노를 안고,
어떤 이는 죄책감을 가슴에 품은 채 다시 걸음을 떼었다.
누군가는 주인만을 생각하던 강아지였고,
누군가는 스스로를 지옥에 가둔 형이었으며,
누군가는 이미 한 차례 모든 것을 부순 뒤 다시 세상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언젠가,
그들이 서로를 기억하지 못한 채 스쳐 지나갈지라도,
그 순간 어딘가에서
이유 없이 가슴이 아프거나,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른다면...
그건 단지 감정의 파편이 아니다.
그건, 서로가 서로였던 시간의 잔광이다.
이제 사후세계의 문은 닫혔다.
남은 것은 삶이라는 이름의 길 위에서,
그들이 다시 한 번 서로를 마주하게 될 확률뿐이다.
그때 그들은 알아보지 못하겠지만,
아마도, 그 어느 때보다 진심으로 서로를 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면...
이번 생은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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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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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
후속편까지 재밌고 너무 좋다 완벽하다 잘읽었어
고맙읍니다
단순히 상벌으로서의 천국과 지옥이 아니라 시스템에 속한 존재들, 그 시스템 자체와 외부 존재, 이후에 벌어질 일들을 상상하게 되어서 좋다. 좋은 글 잘 읽음
좋은 말 고마워
강아지 부분 읽고 무지개 다리 건넌 우리 막내 생각에 눈물을 훔쳤다...
이 사례에 공감해주는 사람있어서 좋네ㅠ
갤질하면서 찡해져보긴 또 처음이네
좋게 읽어주니 감사..
후속편도 보니까 좋다 재밌어
시리즈물로 세계관 넓혀서 연재할 생각 있어?
내 역량이 될지는 모르겠지만...ㄷㄷ
너무 매력적인 소재라서 단편으로 두기엔 아깝다 물론 너가 하고 싶으면 하는거지만 말야 글 잘 봤어~
형철게이 좆된건가?
그랬으면 좋겠음 ㄹㅇ
나폴리탄은 아니지만 맛있다
와 김지은 개불쌍해 저승마저도 불공평하구나 - dc App
저승이 너무 무능하네
개쩐다 너무잘읽엇어여 근래읽은글중에 최고
진짜 잘 쓰네.. 울었다
시간의 잔광이란 표현이랑 빛, 조도 수치로 신성 묘사하는 게 좋네. 이미지네이션이 잘 되는 글임
솔직히 이거 시리즈화 돼서 형철게이 참교육당하는 거 보고 싶은데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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