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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환관과 요리사앱에서 작성

졸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17 18:53:30
조회 1231 추천 26 댓글 6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고기가 무엇인지 아시오?



주막에서 지나가듯 들은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그 고기를 맛볼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라는 풍문 또한 들었었다.



그 고기가 무엇이오?



며칠을 창고에서 숙성한 소고기니, 뙤약볕에 말려놓은 돼지고기니, 하다못해 바다 건너 섬나라에서 들여오는 특별한 고기라니.

하여간 요새 저잣거리에서 주된 화두가 되고 있는 고기이니만큼 나도 적잖이 흥미가 있었다.

주인장은 별다른 말 없이 창고로 들어갔다.

그때나 지금이나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는 주의로군.





잠시 뒤 그가 꺼낸 고기는 유백색의 지방이 마치 거미줄처럼 고기 위에 수놓인, 보기만 해도 이것은 맛있는 고기라는 것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물건이군. 이건 물건이야.

솥 뚜껑에 올라가는 순간부터 황홀한 향이 올라온다.

그것을 뒤집을 때 나는 소리와 또 한번 풍겨오는 향은 내 혼을 뿌리부터 흔들어놓았다.



여기 있소.



주인장이 잘 구워진 고기를 내놓았다.

절묘하게 구워진 그 고기는 젓가락으로도 충분히 잘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연했다.

그가 왜 칼을 내놓지 않았는지, 그 근거를 보여주는 듯했다.

나는 만족스럽게 접시를 비웠고, 주인장은 또다른 질문을 건넸다.



그럼 세상에서 가장 맛이 없는 고기는 아시오?




세상에서 가장 맛이 없는 고기?

평소라면 헛소리로 치부하고 넘길 소리였지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고기를 먹어본 나는 그 소리에 오히려 호기심이 생겼다.



어디 한 번 내어 보시오.



그는 곧 창고로 가더니, 보기 드물게 얼어붙은 고기를 가져왔다.

세상에서 가장 맛이 없는 고기가 무엇이기에 귀한 얼음까지 써가며 그것을 보관하는가?

고기는 구워지며 역한 누린내를 만들었다.

그는 고기를 최대한 바싹 구웠고, 익숙한 작두를 들고 와서는



쿵.


쿵.



힘차게 고기를 내려찍어 토막내었다.

언제 봐도 참 끔찍할 정도로 완벽한 손놀림이군.



자, 먹어 보시오.



그가 내온 고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못 먹을 것처럼 보였다.

그것은 실제로도 그러하여, 나는 몇 번을 채 씹지 못하고 고기를 뱉어냈다.



카학 - !!



바짝 말린 짐승의 가죽을 씹는 듯한 식감과 질 낮은 고기의 누린내, 그리고 식재료라면 무에서나 느낄 법한 기이하고 역한 향까지.

최악의 고기라는 의견에는 두 말이 필요없었다.

끌끌끌.

그는 홍소주에 복분자 한 잔을 말아 내주었고, 나는 치밀어 오르는 구역감을 간신히 억누르며 그에게 물었다.



내 이전의 고기의 출처에 대해서는 굳이 묻지 않겠소만, 이 고기에 대해서는 도저히 묻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겠소.

도대체 이 고기의 정체는 무엇이오?



그 말을 들은 주인장의 얼굴에 비릿한 실소가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그가 나에게 되물었다.



그걸 자네가 모르면 누가 알겠소?



그 순간 내 머릿속을 스치는 부위 하나가 떠올랐다.

그리고 주인장의 이전 직업이 무엇인지도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저 망할 주인장을 처음 만난 곳은 이 주점이 아니었다.

나는 그를 아주 어릴 적.

그러니까 지학(志學)이 채 되기 전에 처음 만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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