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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수번 작가님의 퓨전무협소설 전생검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곳입니다.
highdragon(wogudakdls)
없음
2017-11-01
구로수번 작가님의 퓨전무협소설 전생검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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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2017-11-01
신역절기.
무(武)의 극한이자 실질적으로 신살이 가능한 경지.
전검 세계관에서 이 신역이라는 경지가 제대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27회차, 신투지존이 이야기를 풀기 시작하면서였을 거임.
나는 문득 생각나서 신투지존에게 물었다.
“여동빈! 여동빈이나 장삼봉 또한 신역절기를 쓸 수 있는 거 아니오?!”
신투지존이 고개를 끄덕였다.
“좌(座)에 있으면 쓸 수 있어. 놈들만의 신역절기가 있겠지.”
“그런데 지상에서 그들은 신역절기를 쓴 적이 없소. 뭔가 이상한데….”
이렇게 강력한 신역절기를 여동빈, 장삼봉 또한 쓸 수 있는데도 여태껏 그들은 한번도 쓰지 않았는데 어째서인가? 심지어 그들이 죽음의 위기에 처했을 때나 세상이 멸망해가고 있을 때조차 그들은 신역절기의 흔적조차 내비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자 신투지존이 껄끄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못 써.”
“못 쓴다니 무슨 말이오.”
이어진 그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인과율과 무신의 제약 때문에 못 쓴다고. 내 본체인 신투지존 또한 인간계로 되돌아가면 절대지경의 기술은 쓸 수 있어도 방금 너한테 쓴 것 같은 신역절기 일수탈심은 시전불가능할 것이다.”
여기서 드러난 설정 중 하나가 바로 ‘신역절기는 인과율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는 것.
하지만 무신의 좌에서만큼은 그런 제약이 적용되지 않아서 마음껏 신역절기를 수련할 수 있다는 것임.
여동빈은 황당해하는 기색을 잠시 후 지우고는 말했다.
[그 청을 들어주고자 하면 아무리 그대가 연자라지만 최소한 70년의 수명은 받아야겠다.]
“치…… 칠십 년.”
그건 너무 긴 수명 아닌가?
아무리 내가 심심하면 죽어나간다고는 해도 이번 생의 목표는 수련이었다. 70년의 수명을 날려 버리면 아무리 고수의 수명이 길다 해도 100년 이상 살기가 매우 힘들 것이다.
어쩌면 20년도 안 되어서 고꾸라져 죽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장삼봉 때와는 차이가 있었으므로 나는 항의했다.
“장삼봉 같은 투선들은 인간과 연을 맺으면 큰 대가를 바라지 않고 무의 가르침을 베풀어준다는데 너무 짠 거 아닙니까?”
[장삼봉이 어떻게 하든 내가 알 바는 아니다. 장삼봉은 큰 욕심이 없으니 자신의 영력과 도력을 소모하여 대신 인과율을 감당해주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왜입니까?”
[나는 천계에서 힘을 모아서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동빈 같은 경우는 종말의 시점에 무언가를 하려고 계속해서 인과율을 축적하는 모습을 보임. 다시 말하면, 인과율이 없으면 현세에서 신역절기를 사용할 수 없고, 실제로도 22회차 전생에서는 해신을 신역절기로 없애지 못하고 목숨을 바쳐 봉인하는데 그쳐야 했지.
털썩….
나는 그 광경을 보다가 그만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아… 아아….”
전멸(全滅).
신역절기의 절대무인이 다섯 명이나 덤볐는데도 천마에게 강림한 황제의 삼 초식을 당해내지 못하고 패퇴한 것이다. 그러나 진짜로 내 마음속에 절망을 가져다 준 것은 절대무인들이 패배하여 죽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었다.
망연자실해서 주저앉은 내 귀에 황제 공손헌원의 목소리가 마치 스며들듯이 울려퍼졌다.
“전생자여, 어떠한가.”
이어진 말에 나는 내가 방금 전에 눈으로 본 게 현실이었다는 걸 인지해야만 했다.
“신역(神域)에 도달한 천마신공(天魔神功)의 위력이.”
그렇다.
황제 공손헌원은 - 신역에 도달한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지. 황제 공손헌원은 신역의 무인인데도 ‘인과율’이 부족해서 천마신공을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었음. 물론 다른 소모가 있기는 했지. 천신경의 술법을 이용해 구원받은 자들을 동력으로 사용한다는 진실이 있기는 했음.
그 이유가 뭐지?
내가 백련교주의 얼굴만 빤히 쳐다보고 있자, 그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그것은 바로 천마신공에도 ‘소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소모? 방금 전 인과율의 소모는 없다고 했었잖아.”
[나도 이 [옥좌]에 오기 전까지는 그런 줄로만 알았다. 천마신공이 완전무결한 무한동력이라고 착각했었지. 그러나 파수병이 된 후 천마신공에는 분명한 소모가 존재한다는 걸 깨달았다. 인과율의 소모가 아닌 다른 소모가.]
그렇지만 종말의 그날까지 인과율을 한푼두푼 모아 적공한 다음 현세에 출현한 무신백좌의 무인들을 천마가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인과율의 소모’에 구애받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한쪽은 기술을 쓸때마다 인과율이 줄어드는데, 다른쪽은 그런 게 없으니까.
내가 피기침을 토하며 쿨럭거리자 아수라가 말을 이었다.
“방금 전 정점의 변화 그 자체가 바로 귀일무극참의 핵심이야.”
“정점의 변화라고……?”
아수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암야참이 완벽하게 펼쳐지게 되면 나는 태허(太虛)의 영역에서 흐름을 통제할 수 있게 되지. 그리고 그 흐름을 움직여서 역륜을 더욱 강력하고 빠르게 돌리는 거야. 그 응축된 역륜의 회전이 정점에 오르면 네가 봤던 것처럼 눈부시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이 변화를 내 뜻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 바로 귀일무극참이다.”
“……눈부시는 게 뭐가 중요한 거지?”
“자, 백웅. 이걸 봐라.”
스윽
아수라는 가볍게 좌에서 우로 검을 움직여서 허공에 원을 그렸다. 내가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 아수라가 말했다.
“이건 원이지?”
“……그렇네.”
“원이 시작한 곳에서 움직여서 최초의 지점으로 되돌아오게 된 거다. 그러므로 원은 시작과 끝이 같다고 할 수 있지. 그런데 말이다…….”
이번에는 아수라가 우에서 좌로 검을 움직여서 반대로 원을 그렸다. 그러고는 씨익 웃었다.
“어때? 멋지지?”
“……?”
“거꾸로 회전을 했어도 원은 원이라는 말이다.”
나는 아수라의 말에 멍해져서 더듬거렸다.
“무, 무슨 말이냐? 그게 뭐가 어때서?”
아수라가 자신 있게 설명했다.
“그러니까…… [원]이라는 결과(果)가 정해져 있지만 그걸 그리는 과정(因)은 달라도 된다는 거야. 그리고, 시작할 때부터 거꾸로 가던 중이었다면 진행하는 단계에서는 역주행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원을 다 그린 시점에서는 똑같은 원이 되지 않느냐?”
“……?”
“으음, 아무래도 아직 암야참을 완전히 얻지 못해서 잘은 이해를 못 하는 것 같군…….”
아수라는 뭔가 난감해진 듯 인상을 찌푸리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경쾌하게 손가락을 딱 하고 마주쳤다.
“쉽게 말해서 극(極)에 이르면 역륜(易輪)은 정륜(正輪)이 된다는 거다! 이렇게 정리하는 게 낫겠구나.”
“역륜이 정륜이 된다고?”
“그래. 이 단계에 이르게 되어 귀일무극참이 된다면, 본디 신역절기와 비교하면 불완전했던 암야참이 비로소 진정으로 신역절기에 맞먹는…… 아니 뛰어넘을 수도 있는 위력을 갖게 되는 거지. 하하하.”
“…….”
사실 황제보다도 더 확실하게 이 사실을 보여주는게 바로 500년 뒤 아수라임. 신역절기와 맞먹지만 다소 불완전한 것이 암야참. 그 암야참의 완성형이자 신역절기와 대등 이상인 귀일무극참. 아수라는 이 두 가지 무공을 사용하면서 ‘인과율의 소모’ 같은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음. 그런 소모가 있다는 언급 자체가 없었어.
28회차 전생에서 할치올레이푸라와 겨룰 때,
백련교주를 감싸고 있던 혼연의 벽을 가르고 교주를 만나러 갈 때,
백웅에게 암야참을 가르치며 시범을 보일 때,
그리고 공손대랑과 겨루면서 암야참을 계속 남발했지만 ‘인과율이 부족해서’ 사용하지 못한 적은 없었단 말이지. 그리고 암야참을 사사받은 백웅도 완전히 깨달은 다음부터는 선검의 소모 없이 암야참을 제대로 사용하고 있고 말야.
우우우우 -
검명(劍鳴)이 울린다. 나는 그 순간 내 의지가 항하사의 모래사막을 뒤덮은 것을 느꼈고, 그대로 천하를 향해 검무를 펼쳐내었다.
천둔(天遁)
뇌신검명(雷神劍鳴)!
번쩍
심뢰가 나무줄기처럼 뻗어 나가서 아지다하카의 가슴팍을 관통했다. 항하사의 신역절기 안에서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며 보호하던 아지다하카의 진신(眞身)이 있는 곳을 단숨에 알아내어서 요격한 것이다. 마음의 번개는 그 무엇보다도 빨랐으며 그 속도는 가히 심어뢰(心御雷)라고 할 수 있었다.
원리는 간단하다.
항하사가 펼쳐지기 직전, 더 빠르게 심뢰로 시전자를 죽여서 신역절기를 차단하는 것!
또 다른 예시가 바로 백웅이 깨달은 신역절기인 천둔 뇌신검명임. 첫 번째 사용에서는 선검을 사용했기 때문에 ‘선검에 축적된 인과율을 사용했다’ 라고 치고 넘어갈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두 번째 사용인 전욱전에서 보면 보다 확실해짐.
칠흑의 마신, 전욱이 나를 아무 감정 없이 내려다보고 있을 때 나는 허허로움(虛)으로 내 마음(心)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팔이 사라진 지금이었지만 나는 이미 내 마음으로 검(劍)을 만들어내고 있었고, 이윽고 내 의지에 호응하여 한 자루의 검이 세상을 향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우우우우-
심뢰(心雷)와 함께 검명(劍鳴)이 울린다.
모든 힘을 버린 상태에서 도리어 마음속에 검명이 울리는 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었다.
마음이란 그 형태가 없기에, 비운 만큼 다시 채워지고 있는 것이리라.
이 허약하기 짝이 없는 육체가 조각조각 부스러지더라도 이 검(劍)만큼은 내 삶을 증명할 수 있을까?
…… 이상한 일이었다.
이미 죽음과 멀어진 육체가 되어버렸는데도 – 이런 지경에 와서야 도리어 삶을 느끼게 되어 버린 것은.
천둔(天遁)
“뇌신검명(雷神劍鳴)”
일 합(一合).
한 차례의 짧은 울림과 함께 북방상제 전욱의 팔이 잘려 나갔다.
일격으로 팔을 베고,
이격으로 머리를 베고,
마지막 삼격으로 본질까지 베어서 결국 전욱과 동귀어진한 그 싸움.
여기서 백웅은 신역절기를 세 번이나 연거푸 사용하면서도 ‘인과율의 소모’를 느끼지는 못했음. 그냥 육신이 죽기 직전까지 몰리고 힘으로 압도당했을 뿐이지.
뇌신검명(雷神劍鳴)!
번쩍
한 줄기의 섬뢰(纖雷)가 천하의 모든 공간을 이분(二分)했다. 갈라진 섬뢰의 틈 사이에서 시꺼먼 어둠이 눈물처럼 새어 나왔으며, 눈물이 떨어지는 그 순간 마치 종잇장이 베여서 흩날리듯 거룡의 목 사이에 한 줄기 실선이 생겨나 있었다.
투두둑
생명체로서의 수명이 끊기는 바로 그 순간.
신력(神力)조차도 공급이 끊겨가고 있을 때 거룡은 믿기지 않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마…… 말도 안 된다…… 이 무식한…… 물리적인 힘…… 행성조차 베어 버릴만한 거력…… 어찌 이런…….]
거룡이 포효했다.
[순수한…… 순수한 힘의 우위로서 나를 멸하는 자가…… 위대한 삼황오제도 아니고…… 기껏…… 팔선이란 말인가……?]
실제로, 세 번째 사용인 종말의 거룡전에서는 본체도 아니고 여동빈의 몸에 깃든 상태로 뇌신검명을 날리는 위용까지 보여줌. 전생자가 축적한 인과율이 워낙 많아서 거기서 계속 차감되는 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단순하게 생각해서 그냥 소모가 없는 건 아닐까?
백웅과 아수라, 그리고 공손헌원.
나머지 신역 경지의 무인들.
무슨 차이가 있기에 한쪽은 인과율이 필요하고, 다른 한쪽은 필요하지 않을까?
이 두 그룹의 차이는 간단하게 무신 백좌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나뉨.
지금까지 작중에 등장한 신역 경지의 무인은 대부분이 무신백좌였으니까.
그럼 인과율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그 무신 때문이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명룡자의 이야기를 들은 검마는 잠시 동안 납득할 수 없다는 기색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무인이라는 건 평생 자신이 수련한 무(武) 하나만으로 살아가는 존재였으며 무신론자에 가까웠다. 그런데 최강 중의 최강인 호법사자들의 강함의 비결이 신(神) 때문이라는 건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검마는 한참을 침묵하며 머뭇거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더니 말했다.
“그래, 신이란 게 있다고 치지. 그럼 호법사자들은 신에게 대가도 없이 그 엄청난 힘을 빌리고 있단 말인가?”
“그렇진 않을 것이다. 하다못해 잡귀라고 해도 힘을 빌리기 위해서는 상응하는 대가를 내놓아야 한다. 그 정도의 과다한 힘을 휘두른다면 무언가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엄청난 대가라…….”
검마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생각해보면, 한낱 잡귀조차도 오는 게 있어야 가는 게 있는 것이 바로 전검 세계관.
여기서 받기만 하고 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아지다하카의 말에 따르면, 무신백좌가 된다는 것은 무한의 전투경험을 공유하고 무신의 지원을 받는다는 것. 큰 굴레조차 넘어서는 전투의 경험을 공유하고 무를 갈고닦을 기회를 얻게 된다는 건 언뜻 생각하면 좋은 일이지만, 그게 과연 공짜일까?
어쩌면, 무신의 좌에서만 신역절기를 인과율 소모 없이 난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사실은 어디서나 소모값 없음이 디폴트인데 신역백좌의 무인들만 예외인 게 아니었을까?
아지다하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말했다.
[인과율(因果律)!]
“……!!”
[신역절기란 인과율의 존재를 떼놓고는 말할 수가 없게 되어 있지. 본디 자신이 보유한 인과율과 태허의 균형을 이용해 신역절기를 펼치게 되어 있는데 무신이 지원해 주는 인과율이 줄어듬으로써 결국 신역절기를 쓸 수 있는 횟수도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그렇게 말한 아지다하카가 말을 이었다.
[너도 알고 있을 것이다. 외신이 아닌 필멸자인 한 인과율의 양에는 한계도 있고 당연히 평생 펼칠 수 있는 신역절기의 횟수도 정해져 있는 거나 다름없지…… 그 횟수가 줄어드는 건 뼈아프기에 다들 알아서 입을 다무는 중이다. 인과율은 기(氣)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서 수련을 통해서 축공(築功)하는 것도 굉장히 힘들다.]
“…….”
[무(武)에 목숨을 건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뼈아픈 제약이지.]
아수라가 암야참을 사용하는데 횟수 제한 같은 게 있던가?
어쩌면 신역백좌의 무인들조차 무언가를 잘못 알고 있는 게 아닌가?
그 사실을 깨달은 듯 공손대랑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너는 무신백좌가 아니다. 그런데도 이렇게나 극고한 경지를 이루었단 말인가?”
그러자 아수라는 약간 비웃음을 머금었다.
“듣기 싫은 소리군. 너희가 뭐 그리 잘났길래 무예의 극한을 너희만 이룰 수 있다 생각하는 거냐? 굳이 무신(武神)의 도움 따위 받지 않아도 얼마든지 추구할 수 있어.”
신역이란 무신의 도움 없이도 얼마든지 도달할 수 있는 경지.
그런 경지에 홀로 도달하지 못하고 무신의 보조를 받아 도달한 대가.
그게 바로 선검의 소모가 있어야만 암야참을 쓸 수 있었던, 깨달음이 불완전했던 백웅의 상황과 너무나도 같지 않은가.
아수라의 말에 공손대랑은 피가 섞인 기침을 크게 토해내었다. 그녀는 이 지경까지 왔는데도 끝까지 잔잔하고 무표정한 눈으로 승자인 아수라를 쳐다보며 말했다.
“……네가…… 백좌였다면 좋았을 것을…….”
“왜?”
“자주…… 대련하고 싶다.”
“…….”
아수라는 순간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고 말았다.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었다.
“크크크…… 하하하하!!”
아수라는 그만 호쾌하게 웃고 말았다. 왜인지 몰라도 그의 웃음에는 별다른 원망이나 분노가 들어있지 않았다.
“나도 그랬으면 좋았겠군! 으하하하.”
“…….”
공손대랑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었다. 그녀가 귀일무극참에 최후를 맞이하자 아수라는 다가가서 그녀의 눈을 감겨주며 중얼거렸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무신이란 놈이 싫은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백웅이 무신을 만나지 못한 건 어떤 의미에서는 악운이 맞을 수도 있음.
흉신의 대답은 없었다. 놈 또한 내가 말하는 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러나 잠시 후 그가 느릿하게 의지를 전달해 왔다.
[이해할 수 없군…. 여와든 전욱이든 나든…, 누구와 손을 잡든 그대의 전생은 그 순간 끝을 보게 될 것이다…. 천지아래 가장 강력한 혼돈의 존재들…, [옛 지배자]가 호의를 보내는데도…, 그대는 무엇을 고집하여 고난을 자처하는가.]
“고난을 자처하는 게 아냐. 함정을 피하는 거지.”
나는 이를 악물었다.
“네놈들 힘을 빌려서 우주적 존재가 된다 한들 결국 네놈들을 절대 넘을 순 없겠지. 신이 된다 해도 위에는 또 위가 있을 거야. 끝도 안 보이는 희망에 고문당하는 게 진짜 두렵단 말이다!”
[…….]
“난, 절대 포기 안 해. 그게 아무리 희박한 확률이라고 해도…, 눈앞의 편리함에 타협해서 모든 인의(仁義)를 저버리는 길은 가지 않겠다!”
이것은 수차례에 걸친 전생자의 맹서(盟誓)다.
나의 어리석음 때문에 죽었던 망량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모든 걸 바치고 내 길을 열어줬던 제갈사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수십 년에 걸쳐서 나를 기다리며 무신의 단서를 줬던 진소청에 대한 책임감….
모든 동료들의 죽음과 과거가 내 삶에 적층되어 있다. 그들은 모두 인간으로써 살았고 인간으로써 죽었다. 그들의 긍지를 지키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는 걸 어찌 흉신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우주에서 먼지와도 같은 존재인 인간으로써의 오기라는 걸 어찌 이해시킬 수 있을까?
무신 또한 결국은 하나의 신.
그렇다면 무신에게 선택받는 것 또한, 전욱이나 흉신에게 선택받는 것과 다르지 않지 않을까? 어쩌면 이것부터가 하나의 함정이 아닐까?
네놈들 힘을 빌려서 우주적 존재가 된다 한들 결국 네놈들을 절대 넘을 수는 없다는 백웅의 말, 이건 흉신에게 한 말이지만 무신에게도 적용되는 게 아닐까? 그의 도움을 받아 신역에 오르면 그와 동급 이상의 경지인 검신(劍神)에 도달하는 길은 더 어려워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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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오 이거 좋다 - dc App
다만 아수라와 백웅이 일개 개인치고는 지나치게 오래살거나 인과율이 많은 편이었다는 점은 감안해야겠지
순수무인이던 검마나 독고성같은 애들이 신역절기나 굴레저항 한 번 하고는 소멸 혹은 급속노화에 노출된걸 감안하면 코스트가 아주 없지는 않을거같아 - dc App
무신이 이번 세계에 무공이라는 개념을 넣은 대가로 신역에 이른 자들에게는 인과율을 징수하는게 아닐까
백웅은 알게모르게 인과율을 사용하는거일수도 있음.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는데 유소가 백웅 몸 차지했을때 말도 안되는 인과율이 백웅에게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였고. 다만 아수라의 경우가 좀 특이할텐데 그것 역시 말한거처럼 무신의 도움을 받지 않는 다른 영역이라고 치면 됨. 그래서 불완전하다는 거일수도 있고.
옛지배자급 정도 되면 권능이나 힘 하나하나가 전부 인과율에 지배를 받기 때문에 신역절기가 인과율이 필요하다는게 이해가 가고. 황제의 경우 광성자의 안배 덕분에 인과율대신 쓸수 있는거도 있고 또 본인 스스로도 쌓아놓은 것도 있고.
신역절기를 인과율없이 펑펑 쓸 수 있다면 옛지배자는 외신급이나 흉신급 아니면 진즉에 멸망했을껄?
구로백웅는 갤러리에서 권장하는 비회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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