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고양이 좋아해?

나는 고양이가 싫어.

털이 날리고, 발톱이 날카롭고, 그 울음소리가 소름이 끼쳐서 같은 이유는 아니야.

내가 반지하에서 자취를 하거든. 창밖으로 사람들 종아리 정도까지는 보여

여튼, 난 할짓없을때 창밖으로 사람들 지나가는거 보는게 습관인데

몇 달 전부터 새벽 1시쯤 되면 창밖에 고양이가 앉아 있는거야. 회색 털에 노란 눈을 가진 고양이.

와, 길고양이중에 이렇게 이쁜고양이는 처음봤어

그 반짝이는 노란 눈을 한번 보니까 시선을 뗄 수가 없어서, 볼때마다 빤히 바라보곤 했는데

고양이는 부담스러웠나봐... 내가 볼때마다 도망가더라

그런데 어느 날은 방 안까지 들어오더니 내 침대 발치에 자리를 잡는거 있지?

쓰다듬어도 보고 주물럭거려도 봤는데, 이래서 고양이고양이 하는구나 싶더라니까

음, 근데 이게 끝이야. 고양이는 그 뒤로 모습을 감췄어. 그냥 그 날 자고일어나니까 없더라. 그 뒤로 오지도 않았고

근데 이상해

그날 이후로 고양이는 보이질 않는데

그날 이후로 밤이면 집안에서 벽을 긁는듯한 소리가 났어

그날 이후로 밥을 먹을 때 마다 고양이 털 같은 것이 입 안에 자꾸 들어와

그날 이후로 시도때도 없이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

그날 이후로 부엌 싱크대에는 주기적으로 고양이 발자국이 남아있어

발자국은 싱크대 배수구로 이어져 있었는데, 혹시나 안에 고양이가 들어갔을까봐 아무리 열어보고, 두들기고, 별 지랄을 다해봐도 그 안은 텅 비어 있더라

또 어느날은 냉장고를 열었을 때, 끈적하고 딱딱하게 굳은 고양이 꼬리 같은 것이 식재료 사이에 끼어 있었어. 배가 고파서 그냥 빼고 먹었지만, 그 냄새는.... 으, 아직도 나는것같아.

또 어느날은 누군가가 침대헤드를 긁은 흔적을 발견했어.

이건 좀 놀라워, 거울을 보다 내 머리에 바늘이 박혀있는걸 발견했어, 41개나!

고양이 비명소리도 발견했고. 너무 시끄러워서 귀가 찢어질것같더라. 이걸 왜 이제알았지?

근데 이건 나만 들리는게 아닌가봐 

윗집에서 고양이좀 조용히 시켜달라는 민원이 끊임없이 들어와. 나도 시끄러워죽겠는데 말이야.

아 맞다, 내 이부자리에 작은 손톱만한 혈흔이 반복적으로 찍혀 있었고 발톱이 나뒹굴고있었어. 잘때마다 등이 따끔따끔

어느날은 또 갑자기, 고양이가 나를 죽죽 찢기도 했고.

두개골을 가르고 고양이 눈이 자라났고. 야옹. 누군가 문을 두들기는것같아.

윗집여자네, 눈앞이 깜깜, 나는 주르륵주르륵. 윗집 여자가 고양이좀 조용히 시켜달래. 죄송합니다.

천장에는 고양이가 대롱대롱. 말라붙은 고양이들 눈에서 물이 줄줄 떨어져. 바닥 청소는 업자를 불러야겠네.

발가락 수가 늘어나고, 손가락은 줄어들었어. 이건 확실히 비정상적이야. 

손가락 갯수가 너무 많아서, 집 앞에 조금 버렸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주워먹지않을까?

그저께는 문 앞에 처음보는 작은 뼈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어. 잘 모아 한입에 털어넣었는데 맛은 나쁘지않더라고. 

어제는 층간소음이 너무 심해서 위층에 갔어. 자꾸 긁는소리, 고양이 비명, 고로롱고로롱. 아, 위층이 아니라, 우리집이였나봐. 까드득. 죄송합니다.

어제 저녁에 위층 여자인가? 날 찾아왔어. 칼을 들고 푹푹. 야옹야옹. 아아아아아아아

나를 서걱서걱, 피부가 펄렁펄렁

안돼 안돼, 야옹 내장이 줄줄 야옹 안돼 손으로 잘 끌어모아. 고양이가 할딱할짝. 안돼 그안래 아구와굿

꿀꺽꿀꺽후루룩. 네.

입에 자꾸 고양이 털아 들어옵았니다. 맛은? 나쁘찌 않숩았아거.

나는교양이가싷어.하디만료듬들어서느조금졿라징것것같디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