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난 디포하고는 별개로 일반적인 사회생활은 죽어도 싫은 사람임(그러면서 교수가 되겠다는 꿈은 꾸고 있음...).

권위를 내세우거나 그걸 당하는 것 모두 싫고.


엄마가 어느 날은 "일정 수준의 권위를 얻은 다음에 커밍아웃을 하든 뭘 하든 하면 사람들이 너의 정체성을 존중해줄 거다"라고 하는데, 어폐가 있지 않나 싶네. 오히려 그동안 쌓은 게 전부 무너질 수도, 처음부터 정체성을 드러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수도 있겠지만 밑바닥부터 천천히 만들어 나가는 만큼 그게 더 나을 수도 있는 건데......의도 자체는 애매할 때 무언갈 하려고 하지 말라는 뜻이었겠지만......(사실 부모님은 내 정체성을 진심으로 존중하기는커녕 이해할 생각이 없어보임. 그런거에 신경쓰고 관련 정보나 찾아보니 물드는 게 아니냐는 식으로.)

애매한 것 자체는 사실임. 병역도 면제되지 않은 20대 중반 석사따리니까.


그럼에도, 커밍아웃을 먼저 하는 것과는 별개로 정체화한 그 순간부터 천천히 실력을 쌓아가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음.


문제는 이런 내가 진짜 교수로써 활동을 할 날이 오느냐는 건데......


특별한 존중을 원하는 게 아니고 정말 다른 사람들과 공평하게 경쟁해서.


디포가 심하니 생활패턴도 망가지고, 이 나이 먹고 부모님한테 잔소리 듣고.


만약 독립할 수 있다면 그게 도움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