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che)어쩌다가 불혹의 문턱에서 알아버린 내 이야기 (스크롤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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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어쩌다가 불혹의 문턱에서 알아버린 내 이야기 (스크롤 조심!)

일상

Like 8 Dislike 0 Comment 16 Views 122 Uploaded date 2025-04-13 17:16:47 Updated date 2025-04-13 17:17:27

https://arca.live/b/transgender/133889048

다들 안녕. 여기 채널은 처음이네.

여기 오는 사람들은 뭔가 고민이 있거나 있었겠지?

오늘은 뭔가 내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싶었어.

그래... 여태까지 나에 대해서 진지하게도 고민해봤고, 외면도 해봤어서 이런 이야기를 해볼까해.

농담이 아니라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런 이야길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어서 이게 괜찮나 싶네.

지금도 몇번이나 '이런 이야기는 말하고 싶은 내용하고는 관련이 없지 않나?'라고 생각하면서 몇번을 지웠다가 쓰고있어.

저런 시점에서의 이야기도 있구나... 하고 봐주면 고마울거같아.

(그런 내용은 안돼!! 라고 하는게 있으면 꼭 알려주면 고마울 것 같아)

쓰다보니 내용이 길어져서 파트로 나눠서 적어야겠네

1. 현재 상황

우선, 우리 회사에서 제공하는 복지중에 심리상담 서비스가 있어

나는 사람들하고 잘 대화하는 성격도 아니고 (INTJ), 한가지 일을 오래 지속하지 못하고 있었어.

(취미라던가 게임도 3개월을 넘기는 경우가 별로 없었어)

그래서 '이런 문제도 심리상담으로 해결할수 있나?' 하고 가벼운 마음에 방문했지.

주 1회씩 총 5주간 방문했고, 앞으로도 몇번 더 방문할 예정이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체적 성별과 내 심리적 성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도달하게 되었어.

여태까지 내가 깊숙히 숨겨놓은 생각을 되돌아볼때, 나도 맞다고 동의를 했고.

심리상담사 분이 참 신기했던게 내가 꾸는 꿈을 분석하는게 메인이라고 하시더라고.

(그리고 엄청나게 친절하셨어! 진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하시기도 해서 지금도 참 고맙다고 생각해)

평소에 꿈을 잘 기억하지 않는 타입이긴 하지만, 자고 일어나서 어떻게든 내용을 적어내려갔고

그 결과, 나는 꿈에서 여성으로 등장할 때가 많았어. (내용은 TMI니까 패스)

제목에서 눈치를 챘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이제 막 40대에 들어섰어.

다행히도 부모님이 결혼에 대해서 '이제는 해야하지 않니?'라는 식으로는 생각을 안하고 계셔서

(혹은 생각한다 하더라도 내 의견을 충분히 존중해서 말을 안하셔서)

결혼이나 연애에 대한 압박은 많이 없는 편이야.

누가 뭐라고 하지 않더라도 '더이상 이 시기를 놓치면 안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

다만, 나를 온전하게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을 지금이라도 찾을 수 있을지가 너무 걱정된다.

굳이 나이 이야기를 한 이유는, '결국 이 이야기로 돌아온다고?'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야.

2. 예전 이야기들: 중학생~대학생

나의 성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내가 다른사람과는 다르다는 걸 중학교 2~3학년 무렵에 인지했어.

주변 친구들은 야한거나 여자애들 이야기로 열을 올리고 있을때, 나만 그 온도가 달랐어.

여자에 거부감이 있던건 아니었고, 그저 다른사람들보다 훨씬 무덤덤했다고 하는게 더 맞는 감상일거야.

당시에는 이런 감각이 앞으로도 계속 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

'저는 앞으로도 결혼 안하고 혼자 살거에요'라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었어.

부모님은 아마 '어린 나이에 잘 모르니까 조금 더 살아보면 달라지겠지'라는 느낌으로 받아들이신 것 같아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어.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혼자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그러다보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때가 굉장히 많았었어.

게임을 좋아하다보니 게임도 많이 했지만, 그 이상으로 가만히 누워서 생각하는 시간이 엄청나게 많았어.

그때 당시에 유행하던 티비 프로그램중에서 '미녀들이 수다'가 있었는데, 아마 거기서 트랜스젠더가 나온걸로 기억해.

(당시에도 논란이 될만한 발언이 꽤 있었다는 점은 여기서는 넘어가자...)

그렇게 성소수자에 대해 인지하면서부터 내가 성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이 조금씩 구체화가 되었던 것 같아

처음에는 그냥 내가 여자옷을 입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해서 다음카페를 조금 기웃거렸어.

거긴... 정말 그런 만남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 규모가 크더라고.

당시 올라온 사진들에 심한 거부감을 느끼고 그때부턴 안찾아봤어.

솔직히 호르몬주사 그것도 관심이 있어서 찾아보기도 했고, MTF 수술도 찾아봤었어

그후에는 에이섹슈얼인가? 해서 찾아보기도 했는데, 결국 아니라는 결론을 지었어.

당시에는 한창 성별갈등의 시작이 되는 커뮤니티가 탄생되는 시기였어서 (그래... 당시 메르스 질병 유행이 지나가고 난 후였어)

'그냥 너무 그런 이야기가 나와서 내가 이쪽으로 많이 생각하게 되는가보다'하는 느낌으로 지나갔어.

잠깐 활동했던 커뮤니티에 들러서 첫 게시글 날짜를 보니까 2014년이더라. 20대의 마지막 시기였어.

3. 상대적으로 요즘 이야기들: 사회인이 된 이후

앞에서 유학이야기를 했지?

성적 문제도 있었고, 무엇보다 적응 문제가 있어서 한국에 다시 돌아오게 되었어.

한국에 귀국한 직후에는 여자친구를 사귀기도 했었어.

던파에서도 애인을 사귈수도 있더라... (설마 이글을 보고있지는 않겠지?)

난 상당히 내성적인 성격이라서 그때가 첫 연애였어.

서로의 성격 차이 때문에 순탄한 연애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무난하게 지냈다고 생각해.

(근데 주변에서 볼때는 내가 너무 힘들어하더라... 라는 이야기를 하긴 했었어)

그러다가 처음으로 관계를 맺게 되었어. 그런데 이게 내가 생각했던거랑 실제로 느낀 것 사이에 너무 큰 차이가 있었어.

보통의 남자들은 관계를 맺고 나서 '기분이 좋았다', 아니면 'xx는 좀 ~~해보이더라'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잖아?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그런 이미지... 인것 같아)

근데 나는 그런게 아니라 '관계를 위한 도구가 된 것 같다'라는 느낌을 너무 강하게 받아버렸어.

감성에 의해 도달하는 성적 흥분이 아닌 단순한 쾌감 그 이상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라고.

아직도 이게 그사람과 감정적으로 교감을 못해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어...

다만 확실한건 일반적으로 느끼는 감정과는 엄청나게 괴리가 있다라는 정도였어.

이후에는 어찌저찌 헤어지게 되었고, 그게 내 처음이자 마지막 연애,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 성관계가 되었어.

(가볍게 말하지만 힘들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아니야...ㅠ)

그 후로는 열심히 취업 활동을 해서 사회인으로 지내게 되었다는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결론이 되어버렸고,

다시 이야기는 40의 문턱을 밟게된 지금으로 돌아오게 되었어.

'당신은 남성의 신체를 가졌지만, 성정체성은 남성이 아닙니다.'라는 판결문을 받아버린 상황이라는 거지.

4.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거야?

아주 단순하게는 이런 이야기를 할수 있는 시기와 환경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글을 쓰고 싶었어.

나도 20대 후반의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돌아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당장 금요일에 알게된 내용이니까 부모님은 당연히 모르고 있어.

조금 더 보자면, 대부분의 퀴어 커뮤니티들 구성이 20~30대더라고. (뭐 그렇다 카더라... 사실 정확한건지는 몰라)

그래서 한창의 나이가 지난 시점에서의 이야기도 뭔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공유를 하고 싶었고.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

안그러면 내가 이렇게 심리적으로 혼돈을 겪고 있는 이 상황이

시간에 묻혀서 내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안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기도 하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난 이제 어떻게 & 뭘 해야하는걸까?'라는 거대한 의문이 남아버린 상황이라서

뭐라도 붙잡고 싶었던 것이 큰 것 같아.

긴 글 봐줘서 고맙고, 다들 저마다의 고민이 있겠지만 잘 극복했으면 좋겠어!

이미 해결되었다면 더 좋고~

Comment [16]

쏭이

2025-04-13 17:25:48

일상

2025-04-13 17:31:24

Siho_l

2025-04-13 17:43:12

일상

2025-04-13 18:52:45

잉쿠사우르스

2025-04-13 17:43:46

늦지 않았으니 나를 찾는 여정, 성공적으로 도달하기를 바라겠사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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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25-04-13 18:53:06

고마워요! 아직은 많이 무서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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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낙눈

2025-04-13 17:52:22

소낙눈

2025-04-13 17:52:42

모두가 각자의 시간을 살아가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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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25-04-13 18:53:20

다들 너무 따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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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_

2025-04-13 18:13:58

일상

2025-04-13 18:53:45

하루유나

2025-04-13 18:36:22

*Modified

나도 비슷한 나이야~ 4x이고. 한두살 내가 더 많을지도 모르지??
나이. 물론 어릴때 였으면 더 좋지. 나도 그런생각 아예 안했었던건 아니지만. 

그런데 현재가 중요하잖아~

나는 곧 HRT 100일정도 되어가. 
그리고 이거저거 계획 중이고, 곧 교정 이제 받으면서 시작할거고. 

간단히 말하자면 정정까지 차근차근 갈거고. 
시스그대로 조용히 살아야지...라고 해봤지만... 결국은 행복하지 않더라
그래서 어차피 내 삶인데 행복하려고 결정하고 시작했어. 

가족/친지/친구한테도 커밍했고. 
다행히 대부분 이해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계시고. 

난 그냥 그대로 산다는 가정으로 상상해봤을때 10년후..는 끔찍하더라 
그런데 지금은? 전보다 수입도 불안정하고 그렇지만..
데일리. 일상에서의 행복감은... 비교 못해

중요한건 본인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여기 10대부터 30대 트붕이들이 많은건 사실이지만. 
그게 중요하다고는 전혀 생각안해도 된다고 봐. 

늦었다는게 어디있어. 외국은 60대에도 시작하는 분들도 많은걸~

내가 어떻게 사는것이 행복한지, 행복할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만 집중해보면 좋겠다는 이야기 해주고 싶고.

고민은 당연한 거니깐 생각 정리도 잘되고, 어떤 선택이든.. 
행복해지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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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25-04-13 19:01:53

고마워! 10년이 넘어서 다시 돌아와버린 나에 대한 고민이라 많이 혼란스럽네 ㅎㅎ...

아무래도 정체성 외에도 삶의 큰 부분들이 결정되는 시기라서 어질어질한 것 같아.

어쩌면 이 문제 만큼은 정답보다는 시도가 더 맞는 접근일지도 모르겠네  

정말 오랫동안... 그리고 많이 고민한 만큼 뭘해도 후회보다는 기억으로 남도록 노력해볼게

나도... 우리도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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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유나

2025-04-13 19:03:05

_아이리_

2025-04-13 18:5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