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폐업하게 생겼네요’…소상공인 줄줄이 폐업, 철거업체도 ‘불황’
‘우리도 폐업하게 생겼네요’…소상공인 줄줄이 폐업, 철거업체도 ‘불황’
  • 이규희 기자
  • 승인 2025.03.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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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장이 늘어 났음에도 폐업업체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철거업체들도 불황을 겪고 있다.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을 뜻하는 3고(高) 현상에 소상공인들이 줄줄이 폐업하고 있는 가운데, 폐업한 사업장을 처리하는 철거업체들도 불황을 겪고 있다.

늘어난 폐업 사업장에 철거업체도 덩달아 증가하면서 업계 경쟁이 치열해진 데 더해, 경기 불황으로 폐업 사업장 위치에 신규 사업장이 들어설 계획이 없는 곳이 더 많아지면서 실질적인 철거 문의가 줄었기 때문이다. 봄철 꽃샘추위가 건설·철거업계에도 차갑게 불고 있어 소상공인과 철거업체의 고민이 잇따르는 상태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년(2021~2023년)간 전북특별자치도 내 폐업 사업자는 2021년 2만8천350명, 2022년 2만7천309명, 2023년 3만1천16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대한전문건설협회(KOSCA)에 따르면 전북특별자치도 내 폐업 사업장의 구조물 해체를 도맡는 철거업체 등은 지난 2022년 1월 420곳, 올해 1월 들어 522곳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3년 동안 92곳이 더 늘어난 상태였다. 반면, 지난달 기준으로 살펴보면, 전북특별자치도 내 철거업체는 10곳 줄어든 512곳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꾸준히 증가해온 철거업체가 단 한달새 감소세를 보이며 침체를 겪고 있는 셈이었다.

이에 본보는 전북특별자치도 내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은 모두 입을 모아 ‘우리도 폐업할 위기다’고 토로했다.

먼저 전주시 내 한 철거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 문을 닫는 소상공인들이 많아지면서 우리 철거업계도 씁쓸한 호황이 돌았던 건 사실이다”며 “그렇게 일감이 늘어난 만큼 철거업을 시작하는 사업자들도 많아지면서 경쟁업체가 늘어 잠시 주춤하긴 했어도, 그렇게 큰 타격은 아니었다. 다만, 폐업에 맞춰 새로 개업하는 소상공인이 있어야 해체와 철거 작업 의뢰가 있을 텐데, 이맘때 평균 건수 보다 3분의 1에 불과한 정도만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익산시 내 건설업계 관계자도 “원래 봄철이면 겨울동안 멈춰둔 건설 및 철거 현장 문의가 쏟아지는데, 요샌 아예 안 들어온다”며 “그나마 작업하게 된 현장도 공공기관이나 빈집 철거, 과거에 거래해둔 사업장들이다. 불경기에 신규 사업장이 안 생기고, 우리도 일 없이 버티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이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