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항, 취수량 증산 ‘6번째 도전’
논란 재점화 도의회 동의 여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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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계기로 기내용 생수 공급 논의에 들어가면서 제주 지하수 증산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주)이 먹는샘물 취수량을 늘리기 위해 지하수개발‧이용 변경허가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한국공항은 제주국제공항을 포함한 전국 공항에서 항공기 지상조업과 항공기 급유조업, 항공화물조업 등을 수행하는 항공운수업체다.

제주지역 사업장은 제주시 조천읍 중산간 1141만㎡ 규모의 제동목장과 서귀포시 표선면에 위치한 제주민속촌, 한국공항 생수공장 등이다.

이 중 생수공장은 한국공항이 한진그룹 주력사인 대한항공의 기내용 프리미엄 생수(한진제주퓨어워터)를 공급하기 위해 1984년 설립한 사업장이다.

당시 한국공항은 지하수 개발·이용 허가를 받고 제주 최초로 먹는샘물을 생산했다. 제주도개발공사의 삼다수 생산보다 13년 앞선 시점이었다.

1993년에는 제주도개발특별법에 따라 1일 200t의 지하수 취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1996년 실제 사용량을 고려해 하루 취수량을 절반인 100t으로 감량했다.

이후 한국공항은 항공기 여객 수용 증가를 이유로 취수량 환원을 요구해 왔다. 5차례 증산 요청이 있었지만 제주도는 지하수의 공공성을 내세워 이를 거절했다.

2013년에는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서 하루 취수량을 120t으로 증량하는 내용의 동의안이 통과됐다. 당시 박희수 의장이 직권으로 본회의 상정을 보류하면서 증량은 무산됐다.

2017년에는 하루 130t 증량 동의안이 재차 환경도시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당시 신관홍 의장은 본회에 앞서 전체 의원회의를 소집했다. 논의 결과는 상정보류였다.

이듬해 한국공항은 취수량은 150t으로 늘려달라며 재차 증산을 요청했다. 이에 제주도는 지하수관리위원회를 열지 않고 신청 자체를 반려했다.

이에 한국공항은 제주도를 상대로 ‘지하수 개발·이용 변경허가신청 반려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제주도가 패소하면서 취수량 증량 요청의 길이 다시 열렸다. 

한국공항은 대한항공과 아시나아항공 통합에 맞춰 기내용 먹는샘물 공급량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하루 취수량 150t 증량 추진을 다시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는 지하수의 공공성이 훼손된다며 지하수 개발 연장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더 나아가 사업장을 공공기관인 제주개발공사에 이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지하수 관리 조례 제11조(지하수개발·이용허가의 유효기간 연장)는 먹는샘물 지하수 개발 및 이용시설은 유효기간 만료 90일 전에 연장허가 신청을 하도록 돼 있다.

현재 허가 기간은 2025년 11월까지다. 한국공항은 연장에 앞서 증산 신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제주도에 지하수개발·이용 변경허가 신청을 해야 한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제주특별자치도 통합물관리위원회 지하수분과에서 심사를 하게 된다. 안건이 의결되면 지하수개발·이용 변경허가 동의안이 제주도의회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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