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한테 먼저 하고 싶어

아니 부모님한테만이라도 하고 나면 마음이 편할 것 같아... 다른 사람들한테는 그냥 지를 수 있을 정도로

호르몬은 여태 비밀로 하고 했지만 수술은 그럴 수 없으니까...

죄짓는 기분이 드는건 어쩔 수 없나봐

몰래 뭔가를 시작 안하고 고등학생 때부터 말했으면 죄책감 없었을지도


고등학교 때부터 여자 옷이나 스타킹같은게 택배로 올 때마다

걸릴까 노심초사 하면서 받다가 몇 번 걸리고, 대학교 때도 영수증 잘못 관리해서 걸리고...

요즘에는 서랍에 옷을 넣어놨는데 어느 날 보니까 정리돼있더라고

딱 한 번 엄마가 서랍에 있는 옷들 뭐냐고 물어봤는데 내가 대답 안하고 넘겼어

그 이후로 말씀은 안하시는데 이렇게 몰래몰래 벌인 일이 있어서 죄책감이 드나봐

진단서 서류도 봉투에 넣어서 책 사이에 끼워놨는데 그건 보셨는지 모르겠다.


요즘에 머리기르고 기초 화장으로 파운데이션만 바르는데도

엄마가 예뻐진다 예뻐진다 하는데 속을 알 수는 없단 말이지...

내가 "엄마 쌍수하면 나도 할까?" 했더니 그냥 "그럴까? 근데 너 눈 우리집에서 젤 큰데" 그러시고

머리 기르는거도 사실 놀라울 정도로 부모님 모두 아무 말을 안하셔

근데 남자로써 여성스럽게 하고다니는거랑 신체적인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거랑은 다르니까

흐으음... 모르겠다... 그냥 이런 고민 묻고 가는거도 방법인데

수술도 나의 욕심일까


이런 저런 푸념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