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40대에 들어선 지정성별이 남자인..

제가 MTF란 걸 몇년전에 간신히 깨닫게 된 사람이에요.

남중-남고-공대-군대(이병입대 후 중사전역)에 공돌이로 살아온 공순이에요.

게다가 초등학교때부터 운동해오다 보니 다소 마초적인 생활을 아니 그래야 한다고 주입받으며 살아왔었던 존재였어요.


부모님으로 부터도 상남자로서의 삶에 대한 기대와 교육을 받아오며 살았었구요.

어린시절부터 뭐 여자 속옷이나 옷이 이뻐보였었고, 관심은 많았었죠.

뭐 솔직히 말하면 엄마몰래 속옷도 입어보고 화장품도 찍어발라보기도 했었지만, 제가 지정성별과 성정체성이 다르다는 건 상상도 못하고 살아오긴 했어요.그러다가 회사다니다가 본가에서 나와서 자취하게 되었고, 그 때부터 여자 옷도 사보고, 한밤 중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화장도 하고 나가서 돌아다녀보기도 하고 그랬었어요.

그것도 처음부터는 아니고 아마 첫회사에서 한 7년? 8년? 정도 지나서부터 시작해 본것 같아요.

사실 사회생활도 많이 늦게 출발한 편이기도 하니 여러모로 늦깍이로 시작했는데...

그러다보니 화장이나 여러가지에 대한 걸 인터넷에서 이리저리 찾아보다 보니 제가 크로스드레서구나...라고 알게되었고, 현생에 있는 남폼은 굉장히 외향적이고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활달한 성격이었는데, 크로스드레서로 시작된 여폼은 그냥 뭐랄까.... 히키코모리? 비슷한 매우 소심하고 겁쟁이라서 비슷한 사람들을 만날 용기도 내지 못하고 살아왔어요.


그러다 10년이 채 안되어 퇴사하게 된 전후?? 그 맘때부터 였던거 같아요. 없는 용기를 쥐어짜서 트위터를 시작했고, 그때부터 CD나 트랜스젠더분들과 교류를 시작했고, 오프라인에서까지 뵌 분들은 몇 분 없었지만... 온라인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제 상황을 돌아보기 시작했고, 과거 제 삶에서 뭔가 단추가 맞지 않았던 부분들에 대한 여러가지 상황에 대해 고찰해본 뒤에야...

아... 난 지정성별인 남성에 단순한 크로스드레서가 아니었구나... 나 사실 남자 몸에 갇혀서 살아온 존재였구나... 라는걸 깨닫고 제가 MTF란건 알게 되었네요. 사실 이것도 3년? 4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네요.

그 당시에 한참 혼란스러워 하다가, 성정체성을 깨닫던 그 시기에 하던 일이 지정성별이 같은 분들이랑 전국으로 출장다니면서 하는 일을 할때라...

참... 숙소도 갖은 핑계를 대면서 따로 잡으면서 사비도 많이 쓰고 그렇게 생활했었네요.

워낙 그때는 아웃팅이나 그런 거에 겁을 먹을때고 저 스스로도 혼란기라 모르고 있을때는 같이 목욕도 문제 없이 하던 지정성별들과 같은 방을 쓰고 같은 욕실을 쓰는게 왜 그렇게 부담이 되고, 때로는 부끄러워지고 그랬었는지 모르겠네요.

사실 지금도 지정성별 같은 남성들과 그런 상황에 처해지면 아닌척... 하면서 속으로는 엄청 부담감과 부끄러워 할거 같기는 하네요.


그렇게 제 성정체성을 확립은 했는데, 현생에서 일을 하는 것과, 많은 분들이 고민하면서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금전적 문제로 아직 정식으로 트랜지션이나 HRT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어요.


유일하게 진행하고 있는 부분은 일상적인 디포인 수염에 팔다리 털제거하는것, 그리고 나이와 유전적 요소로 인해 심해져가는 탈모를 핑계로 머리를 기르는 것 정도만 간신히 해오고 있네요.


웃기지도 않는건 머리는 생각보다 빨리 길더라구요. 원래 운동에 직업군인 생활까지 거치면서 거의 스포츠형 머리만 해오다가 기르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1년 정도 지나니 오랜만에 보는 사람마다 머리가 왜이리 빨리 기냐고 왜이렇게 길렀냐며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았네요.


지금은 머리 기른지 한 3년 정도 된 것 같네요.


여기까지가 저에 대한 이야기에요.


사실 지금까지 겪어본 것 중 가장 역대급 디스포리아가 와서 푸념글에 글을 올리려다(사실 이게 가입하게된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오자마자 가입인사만 던지고 나란 사람이 어떤사람인지도 밝히지 않고 글을 쓰는 건 예의가 아닌 듯 해서 이렇게 제 소개를 적어보았어요.


근데 가입인사에 공지사항 읽어보고 규칙 지켜 달라고 해주셨는데, 이렇게 되면 푸념글까지 쓰면 또 도배가 되는 건 아닌가 해서 또 소심한 마음에 고민만 잔뜩 하고 있네요.


제가 지금 조금 두서 없이 글을 쓰고 있는 것 같지만 아... 얘가 지금 좀 많이 아파서 제정신이 아니구나~ 하는걸 감안해서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바래요.


장문의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