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 없다.
글 끝!
똑바로 쓰라는 무언의 압력이 있던 것 같아서 다시 작성하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중국에는 '야당'이 없다. 중국에는 집권당+영도당인 중국공산당을 비롯하여 8개의 '민주당파'가 존재한다.
???: 아니 미친 작가놈아 그러면 야당이 있는 거잖아

거기에 대해서는 정협 주석인 저 왕후닝이 대신 설명 드리겠습니다

우리 중공 태조 모주석께서 장제스 반동세력을 몰아내고 건국하시려 할 때는 신경써야 할 문제가 있었죠

야, 저우언라이

이 새끼는 도라에몽도 아니고 물어볼 거만 있으면 날 찾아
크흠...아무튼 우리가 노동자와 농민 동지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다가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뭔가 이상하게 찝찝한 지점이 있단 말이야
촌구석에서 흙먼지 맞으면서 투쟁만 했는데 중간계층이랑 지식인들을 포섭해야 한다는 거죠
그렇지, 그 사람들이 공산당에 입당하기에 계급적으로다가 조건이 애매하다는 이유도 있고...
우린 이때만 해도 인텔리라면 몰라도 자본가를 당에 받아들인다는 방침 자체가 없었거든.
무엇보다도 대부분 이미 자기네 정당을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단 말이오
그러면 우리 공산당이랑 친밀할 가능성이 있는 제3당들에게 어필할 방법을 찾아봐야겠군요
이미 있는 조직을 활용하면 명분도 서고 우리도 관리하기 편하니까요
지금 현재(1947) 국민당도 공산당도 아닌 '애국민주' 인사들이 가장 불만을 가지는 건 뭐지?
정치 공간의 부족이죠. 국민당 애들도 어지간히 융통성 없어서 정치협상회의 같이 민주당파들이 좀 행세할 수 있었던 공간들 날려버리고
민주당파 정당들이 모인 중국민주동맹은 우리랑 좀 가깝게 군다고 그냥 활동금지 때려버렸네요ㅋㅋ
얘네 우리랑 가까웠던 건 팩트 맞음ㅋㅋㅋ
그러면 우리가 나중에 우세를 점했을 때 선제적으로다가 정치 공간을 보장한다고 제시하면 되겠구만?
그쵸 지금은 쫓겨나서 만주에서 빌빌대고 있으니까요 아 폭격 왔네 개씨발
이따 회의 장소에서 봅시다. 오랜만에 볶음밥이 먹고 싶구만*
* 내전 내내 중공 수뇌부가 한데 모이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1947년 말~1948년 초부터 내전의 전황은 조금씩 공산당에게 유리해졌습니다.
우리 모주석께서는 1948년 노동절(메이데이)에 승부를 걸기로 하셨죠
아아, 중국공산당에서 전황의 호기를 맞아서 우리 민주당파 선생들께 말씀드립니다
그동안 장제스 빡빡이 새끼가 ㅈ같게 굴어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습니까
저희 공산당은 저 국민당 새끼들처럼 이긴다고 입 싹 씻는 그런 당이 아님을 미리 알려드리며
저희가 이기면 '정치협상회의'를 다시 소집하고
'인민대표대회'의 소집을 다시 의논하며
민주당파와 공산당이 함께 모이는 '민주연합정부'를 약속드립니다!!
짠! 기관지 1면에 대서특필!

이거 어떻게 반응해야 하지...?

사실 공산당에서 민주연합정부 꾸리겠다고 어필한 게 하루이틀은 아닙니다.
2차대전 끝나기 전부터 작업은 계속 쳐놨어서 익숙한 일이죠

다만 이번에는 공산당의 집권이 '가능한' 시나리오로 격상되었다는 게 문제죠.
공산당이 이겨도 국민당처럼 1당 우위일 것 자체는 자명한데......
국민당 정권에서도 그쪽에 붙은 민주당파는 나름 장관직도 주고 했었잖아요
과연 민주당파의 처지가 얼마나 달라질 지는 의문인데요
그러나 우리는 이미 친공으로 낙인찍혀서 이미 기존 국민당 밑에서는 못 살아남게 되었소이다만
대낮에 길거리에서 연설하는 사람들 스파이 보내서 암살하는 국민당이랑은 일 못하겠는데
난 국민당 내 좌파라서 선택지 자체가 없음
난 화교 자본가지만 공산당 지지하오. 외국에서 가장 서러운 게 나라가 능력이 없는 건데
국민당 이 새끼들은 교민들 지키기엔 너무 부패하고* 무력해
* '국민당은 부패하다'는 것이 일반의 인식이었다. 사실 정권을 완전 장악한 일당이라 그런 거지만

난 2.28 사건 당시 대만 좌파 무장 투쟁파였습니다
ㅈ같은 국민당 새끼들 대만에서 패악질 하는거 못봐주겠음
그럼 방침 결정났죠? 한번 공산당 믿어봅시다
요시! 이기면 큰 몫 떼어드리겠습네다ㅎㅎ
국민당 반동세력을 몰아낸 우리 중화인민공화국 개국 당시에는 민주당파가 제도적으로 우대되었습니다.
지금은 선거를 못하는 상황이니ㅎ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선거로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절반은 공산당, 절반은 민주당파 이렇게 해서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전인대를 대행하는 국가기관입니다~
어차피 민주당파는 간부 정당이라서 평당원이 별로 없거든ㅋㅋㅋ
장관 몇 명 앉혀봤자 차관 이하로 물 심부름하는 애들까지 싹 다 공산당인데 뭐 어쩔건데ㅋㅋㅋ
아무튼 제도상으로는 저렇게 우대된 게 맞았습니다.
당장 6인의 부주석 중에서 3명이 민주당파(리지선, 장란, 쑹칭링)였고
나는 최고인민법원 원장(선쥔루)
저는 교통부장(장보쥔)에 임명되었죠. 이외에도 법무부, 삼림농업부, 수리부 등등......
핵심 부서는 우리가 꽉 쥐고 있으니까 문제없음ㅋㅋ(저우언라이는 당시 외교부장 겸임)
경제 쪽이야 좀 취약하니까 보완받으면 좋고
아무튼 지금은(1954) 건국 초기의 위험은 잘 넘긴 거지?
네넵ㅋㅋ 이제 전인대도 완전 구성되어서 정협은 이미 자문기관으로 격하시켜놓음ㅋㅋㅋ
준비됐어 주?
물론이지 모!

(교통부 직원들이 '우파'로 낙인찍힌 장보쥔 교통부장을 성토하는 모습)
아....시발........

대만 자치??? 이거 지방 분열 선동하는 반동이구만!!!
저런 여러 역사적인 풍파를 거치면서 민주당파는 사실상 중공 통치에 반항할 수 없는 정당이 되어버렸죠
정부 비판도 제도권 내에서만 할 수 있게 되었고요
그래도 개혁개방 이후로는 '계층'을 대변한다는 특성 때문에 나름대로 소통 창구로서 역할을 합니다

그러면 민주당파의 정확한 지위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어찌되었건 정권을 잡지 않았으니까 야당이 아닌가?
아뇨ㅎㅎ 민주당파 선생들은 '중국공산당이 영도하는 다당합작'과 '정치협상제도'에 참여하는
'중국특색사회주의'의 '참정당(參政黨)'이지 야당이 아니십니다
아니 그게 야당 아니예요?? 중국에 야당이란 표현이 없는 거 아냐?
각 민주당파는 중국특색사회주의 참정당이다. 민주당파는 재야당在野党, 반대당反对党이 아니고, 방관자旁观者, 외부자局外人도 아니며, 바로 중국공산당 영도 하에 국가통치에 참여하는 참정당参政党이다.
민주당파는 국가의 경제와 사회의 발전의 중대한 문제를 둘러싸고 계책을 바치고 힘을 내는, 중국특색사회주의 사업의 경험자亲历者, 실천자实践者, 수호자维护者, 보위자捍卫者이다.
중국공산당과 각 민주당파는 친밀한 우당亲密友党이다. 중국공산당은 각 민주당파의 국가정치와 사회생활에서의 중요한 작용을 발휘하는 것을 중시하고, 동맹자의 이익을 존중, 수호 및 고려한다. 각 민주당파는 중국공산당의 기본이론, 기본노선, 기본방략을 인정하고, 자발적으로 중국공산당의 좋은 참모好参谋, 좋은 조수好帮手, 좋은 동료好同事가 된다. 중국공산당과 각 민주당파, 무당파 인사는 성심으로 정치협상을 전개하고, 광범하게 정치합작을 실행하며, 공동의 사상정치기초를 끊임없이 충실히 하고, 다당합작의 정치구조를 협력하여 공고히 한다.
2021년 발표된 <중국신형정당제도> 백서의 일부입니다. 그러니까 현 상황에서 민주당파는 제도권 내에서 장관이나 전인대 부위원장 일부를 맡으면서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세력이지 감히 정권 타도하자는 야당인게 아니랍니다~

아하! 집권 의지를 가지고 있는 민주 사회의 야당이 아니라 체제 내 역할만 부여받았다는 이야기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왕후닝 주석님!

뭘요ㅎㅎ 앞으로도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