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이로

리모아 철이씨와 폴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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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2. 17. 13:01

이웃추가
우리회사는 출장회수가 가히 업계 최고
나는 일 중독증까지는 아닌데
일하는게 참 좋다
일하고 있을 때 살아있다는 걸 느낀다 해야하나
이 업계에 들어와서 세번째 회사에 옮기고 지금 회사는 개인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출장횟수를 자랑한다
누군가는 그렇게 일하면 괜찮냐고 하지만
여권에 도장찍는 재미도 솔솔하고
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재미도 솔솔하고
새로운 데 가서 맛난거 먹는 재미도 솔솔한데
내 철가방은 아니었나보다
한달에 평균 일곱개에서 여덟개 출장횟수
일년을 버티지 못하는 트렁크
연간 팔십번정도 왕복이니 백육십회 그게 몇년이냐
벌써 수명을 다 하고도 효자였던 철이
(원래 물건을 험하게 쓰긴 하지만)
내 희노애락이 담긴 트렁크를 생명이 다 되어서 버린다니 맘이 영 그랬다
그래서 여기저기 뒤져보다가
리모아라는 브랜드를 알게 되었고
총알도 안 뚫린다는
평생 팔십번 정도 여행을 한다는 가정하에 만들어졌다는 철가방
근데 가격이 후덜덜
열심히 뒤졌다
직구 이런거 생기기도 전에
그러다 전세계 최저가격 싸이트에서 발굴한 내 철이
결제가 되었는 줄 알았는데 해외발급카드는 그 싸이트에서 결제가 안된다고 다른 결제방법을 고민하던 중에
결제 하는 담당이랑 가방 출하담당이랑 다른 부서라 결제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한테 도착해 버렸다
철이를 상자에서 꺼낼 때 그 가슴떨림이란...^^
우여곡절끝에 해외송금으로 철이는 내 사랑하는 아이가 되었다
출장도 많이 가고 대마도에 장보러 갈 때 장바구니로 사용되기도 하고 먼 여행을 떠났을 때는 테이블에 책상에 옷장에 많은 역할을 했던 철이
제일 좋았던 것은 발통
철이가 내게 온 이후로 어깨결림이 많이 사라졌다는것
그러다 지난 여름 
늘 이십오키로 전후로 들고다니기에
공항에서 가방이 툭 떨어졌는데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발통이 툭 부러져 버렸다
새물건을 넘 좋아해서
평소같았으면 이때다 싶어 새 트렁크를 샀을 나였지만 
여기저기 상처와 스티커가 고쳐달라고 울부짖고 롯데백화점에 갔다
몰랐는데
오년안까지는 전세계 어느 리모아매장에서든 무상수리란다
오년안에 고장이 날 턱이 없다는거지
그런데 고장이 났음 철이 얼굴에 기스 나는거라며 매장지배인님께서 웃으시며 잘 고쳐드릴께요 하신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다
나의 철이는 퇴원을 하게 되었고 새로 달린 발통으로 여기저기 훑고 다녔다
퇴원하던 그 날도 일곱시에 부산항에 도착해서 차는 얼마나 막히던지 롯데에 가니 폐점 시간 그 담날 결혼식이라던 매장 직원께서 폐점 후 도착한 나를 위해 가방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 매장에서 산 것도 아닌데 폭풍감동
꼭 답례를 해야지 하면서도 바쁜 스케줄 핑계로 한 번도 못 들르게 되었다
이번 겨울을 지나며
또다시 발통이 부러져버렸다
곧 다가오는 오월이 무상 오년 마감이라 간김에 여기저기 다 수리를 하고 입원시키고 오는 길에 영 맘이 그랬다
입원수속하는 동안 오도바이 헬멧도 맘대로 써보고 (무지 맘에 듬 ㅋㅋ)
다른 시리즈도 막 보다가
사쥬 큰게 하나 더 필요하기도 하고 남들보다 더 많이 일하니 또 입원시킬때 교대로 써보자고 이번에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하나를 데려오게 되었다
왜 직구를 안하냐며 만원이라도 싸게 사라며 그랬는데
아무 고민없이 그 매장에서 샀던 이유중 하나는 육개월전 폐점 후 말없이 기다려준 그 점원때문이었다
무조건 가격흥정만 하는 세상에
싼게아닌 좋은걸 사고싶었다
내가 좀 손해 보는게 손해가 아니라는 
서비스가 필요할 때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에
어떤게 현명한 소비인가 싶은데
그냥 그 물건의 가치는 내가 정하는 거라고
나는 제일 저렴한 물건을 산게 아니라
제일 좋은 물건을 산거라며
리모아가 철이랑 폴리 두개나 되었다는 전국 노골 자랑중이다^^
폴리와 함께 씽씽 달려보자~~
요즘 함도 이렇게 하는가 신기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