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성기 성형 수술 없이도 성별정정허가 신청이 인용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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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6. 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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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산하 서포터즈 1기 고현지입니다.

본 글에서는 법무법인 산하 가사상속팀 위로에서 외부성기 성형을 하지 않은 남성이 여성으로 성별정정허가 신청해 인용 결정을 이끌어낸 서울서부지법 2021호기10075 사건을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이와 더불어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관련 법률, 법무법인 산하가 위 사건에서 인용 결정을 이끌어내는 것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요소, 성전환자의 성별정정과 관련해 생각해 보면 좋은 주제들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관련 규정 소개

성전환자의 성별정정과 관련된 규정은 2006년 6월 22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사상 첫 성별정정 관련 판단이 나온 뒤 같은 해 9월 6일 대법원에 의해 마련된 예규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허가신청사건등 사무처리지침’이 유일합니다. 국내에 성전환자의 성별정정에대한 명시적인 법률이나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하급심 법원들은 이 예규에 근거해 관련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규에 명시된 요건을 법원이 얼마나 엄격하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같은 사례라도 결정이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예규에 명시된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요건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아래는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의 일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제3조(첨부서류) 제1항 제1호

신청인이 성전환수술을 받아 현재 생물학적인 성과 반대되는 성에 관한 신체의 성기와 흡사한 외관을 구비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성전환시술 의사의 소견서[성전환시술 의사 명의의 소견서를 첨부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소견서를 첨부할 수 없는 이유를 소명하고 다른 전문의사 명의의 신체감정서를 제출할 수 있고, 신청인이 외국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그 수술결과 신청인이 생물학적인 성과 반대의 성으로 외부성기 등을 갖추게 되었음을 확인한 국내의 성형외과 또는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단서(신체감정서, 소견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제6조(성별정정의 허가기준)

법원은 심리결과 신청인에게 다음 각 호의 사유가 있음을 인정한 경우에는 성별정정을 허가할 수 있다.

1. 신청인이 대한민국 국적자로서 만 20세이상의 행위능력자이고 혼인한 사실이 없으며, 신청인에게 자녀가 없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2. 신청인이 성전환증으로 인하여 성장기부터 지속적으로 선천적인 생물학적 성과 자기의식의 불일치로 인하여 고통을 받고 오히려 반대의 성에 대하여 귀속감을 느껴온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3. 신청인에게 상당기간 정신과적 치료나 호르몬요법에 의한 치료 등을 실시하였으나 신청인이 여전히 수술적 처치를 희망하여, 자격 있는 의사의 판단과 책임 아래 성전환수술을 받아 외부성기를 포함한 신체외관이 반대의 성으로 바뀌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4. 성전환수술의 결과 신청인이 생식능력을 상실하였고, 향후 종전의 성으로 재 전환할 개연성이 없거나 극히 희박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5. 신청인에게 범죄 또는 탈법행위에 이용할 의도나 목적으로 성별정정허가신청을 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위 예규는 지난 2020년을마지막으로 8번의 개정을 거쳤는데, 마지막 개정에서는 그동안 필수로첨부해야 했던서류들을 참고서면으로 바꾸고, 2명 이상의 정신과 의사 진단서와 인우인(타인의 법률 행위에 대해 보증을 서주는 사람)의 보증서를 요구하던 것에서 ‘2명 이상’을 삭제하였습니다. 예규는 꾸준히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변화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이루어져 왔지만, 여전히 성전환 수술 여부와 생식능력 없음을 기준을 삼고 있다는 점, 혼인 여부와 미성년 자녀의 유무를 고려사항에넣는다는 점 등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존재합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기 성형 없이 성별정정 신청이 인용된 판례

:서울서부지법 2021호기10075

위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외부성기를 포함한 신체 외관이반대의 성으로 바뀌어야 성별정정 신청을 허가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이 존재함에도, 외부성기 성형을받지 않은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신청이 인용된 판례가 있습니다. 법무법인 산하가 인용 결정을 이끌어낸 판례, ‘서울서부지법 2021호기10075’이 그것인데요, 성별정정 신청 인용 결정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신청인의 여성으로서의 성정체성이 확고함’, ‘외부성기를 제외하고는 고환 절제수술 등을 통해 여성의 신체와 가까우며 되돌릴 수 없는 것으로 보임’,‘신청인이 어떠한 혼란을 야기할 의사로 성별정정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음’.이로써 외부성기의 성형을 하지 않은 남성이 여성으로 성별정정 신청을 한 것이 인용되었으며, 국내에서 외부성기 성형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이 성별정정을 하도록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최초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외부성기 성형 수술을받지 않은 성전환자의 성별정정 신청이 인용된 사례는 있습니다. 서울서부지법 2012호파4221에 따르면 외부성기 성형수술을 받지 않은 성전환자가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별정정 신청을 한 것이 인용된 바 있습니다.이 서울서부지법 2012호파4221 판례에서의 인용 결정 요지도 위 서울서부지법 2021호기10075 판례의 결정 요지와 비슷한 내용인데요. ‘남성의 외관과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음’, ‘외부성기 성형수술만을 제외한 호르몬 요법, 생식능력제거 등 모든 의료적 조치를 마침’ 등이 그것입니다.

위의 두 판례는 모두 성전환을 위한 의료적 조치에 일률적으로 외부성기 성형수술을 동반하지 않았음에도 성전환 신청이 인용됐다는점에서 공통적이지만, 서울서부지법 2021호기10075의 경우 외부성기 성형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이 여성으로 성별정정을 신청한 것이 인용됐다는 점에서 서울서부지법 2012호파4221과는 구분되는 판례입니다.

이에 따라 법무법인 산하가 이끌어낸 이번 판례는 외부성기 성형을 받지 않은 남성이 여성으로의 성별정정을 허가받은 사건으로서 이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논쟁의 근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판례들은 모두 외부성기의 유무가 사회적⋅법적 성별에 대한 절대적 판단기준이 아님을 판시함으로써 성별규정에 있어 외과적관점뿐만아니라 사회적⋅문화적 관점이 규범적 모델로 기능하고 있는 사회적 인식을 반영하고 있으며, 나아가 성소수자에게 열린사회로 나아가는 것에 주요한 발판이 되리라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법무법인 산하의 성전환자 성별정정 관련 소송 설계 팁

그렇다면 법무법인 산하가 위 사건에서 인용 결정을이끌어내기 위해 활용한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요? 법부법인 산하 홈페이지에 게시된 뉴스레터, ‘외부성기 성형수술없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정정허가 신청의 인용을 이끌어 낸 사례’에 따르면 다음과 같습니다.

등록기준지의 설정

성별정정 신청은 전입신고와 달리 특정 주소지에서 거주할 필요 등이 없는 바, 성별정정 신청에 있어 우호적인 결정이 많이 나오는 관할의 주소지로 등록기준지를 변경하는 절차가 선행되는 것이 유리합니다.

외부성기 성형수술 없이 신청에 이르게 된 경위를 상세히 기술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 외부성기 성형수술 없이신청을 하게 된 경위를 설득력 있게 서면에 녹여내야 합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영상자료의 적절한 활용등도요구됩니다.

외국 사례의 유리한 입법 동향 파악

우리나라 법원의 판단뿐 아니라 성별정정허가 관련한 각국 입법례 및 판결 동향에 대해 상세히 파악한 후 입장을 정리하여 유리한 논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신청인 심문 과정의 철저한 준비

심문기일 때 담당 재판부가 신청인을 직접 심문합니다. 변호사가 대신 이야기 해주는 형태가 아닌바 당사자가 어떠한 이야기를 강조해야 할지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출처: 법무법인 산하 홈페이지 뉴스레터)

이러한 전략을 통해 법무법인 산하는 국내에서 최초로 외부성기 제거 수술을 하지 않은 남성의 성별정정 허가 결정을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성전환자의 성별정정과 관련된 이슈소개

현재 국내에서는 성전환자의 권리와 이들에 대한 법적 논의가 프랑스, 독일 등의 국가에 비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예규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관련 법규가 없어 관할지에 따라 그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성별정정을 신청한 성전환자는 결국 선례와 신청자 개별적 상황 등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법 질서의 확립과 성소수자 및 그 관계자의 권리보호를 위해서는 성전환자의 성별정정에 대한 독자적 소극적 요건을 명확히 규정하고, 재량적인 영역을 두더라도 그 영역의 한계를 법률로 명확하게 규정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규정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적 합의와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성전환자와 관련된 이슈는 비교적 최근에서야 국민들에게 주목받고 있으며, 많은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아직 규정을 확립하기에는우리가 함께 논의해야 할 사항들이 무수히 존재합니다. 이에, 성전환자의 성별정정과 관련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이슈몇 가지를 소개하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혼인 중인 자(법률혼)의 성별정정 신청을 허용해야 하는가?

⋅만약 혼인 중인 자의 성별정정 신청을 허용한다면, 동성혼의 외관이 현출되는 것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이혼 등의 사유로 혼인 중에 있지 않고) 미성년 자녀가 있는 자의 성별정정 신청을 허용해야 하는가?

우리 사회는 점점 성소수자에게 열린 사회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사회적 인식도 많이 함양되었으며, 국민들의 변화하는 의식에 발맞추어 우리 사회의 규범도 나아가고 있습니다. 성소수자와 관련된 사회적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그리고 성소수자를 포함한 국민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위와 같은 이슈들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정리해보는 것도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산하 서포터즈 1기 고현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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