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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함경도 수해복구 작업에 파견된 제2 수도당원사단을 조명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북한이 원하는 인재는 어떤 사람일까. 최근 '80일 전투' 분위기 속 관영매체에 등장하는 북한말을 통해 북한이 바라는 인재상을 유추해본다.
"당세포가 쇠소리가 나야 전 당이 강철 같은 전투 대오로 다져질 수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1면에 '80일 전투, 그 선봉에 당원의 위치가 있다'라는 기사를 싣고 이 같이 밝혔다. 신문은 80일 전투의 높은 성과를 위해서는 당에서 먼저 쇠소리(쇳소리)가 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선말대사전에 따르면 '쇠소리가 나다'는 '야무지고 굳세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북한에선 "우리 대학생들은 쇠소리가 나는 청년들이다"라는 식으로 누군가를 칭찬할 때 곧잘 쓰는 말이다.
그에 반해 남한의 '쇳소리'는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노래를 부르는 중 음 이탈이 생기거나, 감기에 걸려 목소리가 갈라진 경우 쇳소리가 난다고 표현한다.
그렇기에 북한에서 누군가에게 '쇠소리가 난다'라고 하면 칭찬이 되겠지만 남한에선 실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신 우리말에는 '똑소리 나다'라는 표현이 있다. '어떤 일에 철저하고 확실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나타내는 말로 북한의 '쇠소리가 난다'와 쓰임새가 유사하다.
"골조공사가 끝난 데 맞게 마감 공사의 질을 철저히 보장하는 데 모를 박고 공정별·일별 전투목표를 높이 세웠다."
28일 신문은 '충성과 애국의 땀을 바치며 인민의 보금자리를 훌륭히 꾸려간다'라는 기사에서 수해 복구에 나선 건설자들을 독려한다. 최근 신문은 국가 중요 사업을 두고 '모를 박다'라는 표현을 즐겨 쓰고 있다.
조선말대사전은 '모를 박다'를 '특별히 힘을 기울이다'라는 의미로 설명한다. 중요 사업에 관한 별도의 집중이 필요할 때 해당 표현이 종종 등장하곤 한다.
여기서 '모'는 모퉁이나 구석 등을 뜻한다. 이에 따라 '모를 박다'라는 말은 어떤 분야의 구석구석까지 파고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을 듯하다.
한편 북한은 모퉁이를 뜻하는 '모'에서 비롯된 표현을 다양하게 쓰고 있다. '일의 진행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라는 뜻으로 '모가 나다'라는 표현과 '문제를 날카롭게 본다'는 의미의 '모를 세우다'라는 표현 등이 있다.
"당의 후비대답게 온 나라가 들썩하게 떨쳐 일어나 청춘의 슬기와 용맹을 남김없이 과시하려는 청년들의 애국 의지."
24일 신문은 80일 전투에 앞장선 청년들을 향해 당의 '후비대(後備隊)'라고 치켜세웠다. 북한 관영매체는 자국의 청년들을 언급할 때면 '당의 후비대' 혹은 '우리 혁명의 후비대'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조선말대사전에 따르면 '후비(後備)'는 '앞으로 자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사람'을 뜻한다. 청년 세대를 당의 후비라고 치켜세우며 기대를 나타냄과 동시에 당을 위한 희생을 청년의 의무로 내세우는 모습이다.
한편 신문은 남포시에 들어서는 축구학교 소식을 전하며 "나라의 축구선수 후비 육성에 한몫하게 될 축구학교 건설이 마감 단계에서 추진되고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남한에선 보통 유망주 혹은 기대주로 불리는 사람을 북한에선 후비라고 부르는 것을 알 수 있다.
80일 전투에 나선 북한이 원하는 사람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일 잘하고, 집중할 줄 알며 희생할 준비가 된 사람을 찾기 위해 북한은 연일 아래의 세 표현을 부각하고 있다.
■ 쇠소리(가) 나다
야무지고 굳세다.
■ 모를 박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특별히 힘을 기울이다.
■ 후비
[명사]
앞으로 자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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