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소식] 트랜스여성에 대한 예비군 면제 거부는 위법

[승소소식] 트랜스여성에 대한 예비군 면제 거부는 위법

 

[승소소식] 트랜스여성에 대한 예비군 면제 거부는 위법

– 여성에의 귀속감, 성별 불쾌감 등 신체등급 5급 타당, 면제거부처분은 위법

–  이미 신체적, 사회적으로 여성으로 인식되고 있음에도 예비군 훈련을 받게 하는 것은 부당하고 평등 원칙에도 위배

 

지난 10일 광주지방법원은 트랜스여성이 광주전남지방병무청장에 대해 제기한 병역처분 변경신청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광주지법 2023구합12712). 이 사건은 희망법 류민희, 박한희, 조혜인, 한가람 변호사(주수행 박한희)가 대리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원고는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해제가 된 이후 트랜지션 과정을 거쳐 현재는 여성으로 생활하는 트랜스여성입니다. 원고는 2022년 광주전남지방병무청에 병역처분을 5급 전시근로역으로 변경하여 예비군 훈련을 면제받고자 신청을 하였습니다.

현재 국방부령 병역판정신체검사규칙은 ‘성별불일치(Gender Dysphoria)’ 상태에 있음이 확인되면 신체검사 5급 판정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병무청은 원고가 진단서 등 관련 서류들을 모두 냈음에도 ‘달리 분류되지 않는 정신건강의학적 상태’로 판정하고 3급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의 성별불일치 상태를 전혀 인정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오랜 기간 여성에의 귀속감과 타고난 성별에 대한 불쾌감을 겪어 왔음이 인정되고, 여러 사정과 증거를 종합하면 원고는 신체등급 5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하며 피고 병무청의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이미 신체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여성으로 인식되고 있음에도, 원고가 남성들과 함께 예비군 훈련을 받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고, 다른 성전환자 여성들에게는 예비군 훈련을 면제해 주었음에도 유독 원고에게만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평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트랜스여성의 병역 이슈는 이미 오래 전부터 문제가 되어 왔고 여러 당사자와 활동가들의 투쟁으로 관련 규정이 개선되어 왔습니다. 병무청은 2010년대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트랜스여성을 병역기피자로 몰아가며 수사를 하였으나 이로 인해 실제 처벌된 사례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병무청은 이번 사건에서도 또다시 원고가 마치 병역기피 목적으로 예비군을 면제받으려는 것처럼 주장했고, 이 역시 모두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병무청이 지금 고민해야 하는 것은 트랜스젠더가 인권침해없이 어떻게 군과 관계맺을지입니다. 병무청은 이 사건에 항소하지 않고 즉각 법원 판결에 따라 재처분을 하여야 합니다.

희망법은 앞으로도 성소수자들이 병역과 관련하여 부당한 인권침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활동을 벌여나갈 계획입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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