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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2024년 상반기 총경 인사, 전북 24자리 교체
고영완 익산서장, 백형석 김제서장, 김효진 완주서장, 한도연 고창서장(위 좌측부터) 이승명 부안서장, 윤상현 순창서장, 송승현 진안서장, 김홍훈 장수서장(아래 좌측부터) ​​​경찰청은 2일 585명의 2024년 상반기 총경급 보직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전북지역에서는 일선 경찰서장 8명과 전북경찰청 과장급 16명 등 총 24명이 교체됐다.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임박⋯전북 10석 유지 주목
22대 총선 국회의원 선거구의 최종 획정이 임박하면서 전북이 10석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관계자와 전북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 정개특위는 중앙선관위 선거구획정위원회의 획정안대로 선거구를 획정하면 지역의 큰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전북 10석 유지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진다.
고창 서해안고속도로서 차량 6대 연쇄추돌...5명 사상
서해안고속도로에서 6중 추돌 사고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2일 0시 50분께 고창군 흥덕면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면 선운산 IC 인근 2차선 도로에서 2차로를 주행하던 2.5톤 트럭이 6.5톤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이어 뒤따르던 차들도 잇따라 추돌했다. 이 사고로 2.5톤 화물차 조수석에 타고 있던 A씨(60대·여)가 숨졌고 운전사 남편 B(70대)씨 등 4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국민연금 1000조' 전주 연기금 특화도시 선포 시급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해서는 전주를 연기금 특화도시로 선포하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주를 연기금 특화 금융도시로 선포하면 공무원연금공단과 같은 금융관련 기관의 지역지사나 본부를 흔드려는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정부 4차병원 신설 추진, 지역 의료계 '날벼락'
정부가 지역의료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한 가운데, 일부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일명 '4차 병원' 지정을 검토하면서 지역의료계에서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차 병원이란 고도의 중증진료를 전담하는 병원을 뜻하는데, 현재 '수도권 빅5 병원'에서 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닫는 학교, 사라진 추억들] 청소년 마음치유 '1번지'
"스무 살까지만 살 것 같았어요. 딱 그만큼만 버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젠 그 이후의 저도 보고 싶어요." 무주 안성면에 위치한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은 과거 시골 아이들의 꿈을 키웠던 폐교를 활용해 청소년들의 마음을 토닥이고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공간이다. 
군산시의원 의정활동비 인상 추진 '적절성 논란'
군산시의원들의 의정 활동비가 월 11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오는 7일 오후 3시 청소년수련관 2층 강당에서 ‘2024~2026년 시의회 의원 의정활동비' 결정에 대한 주민 공청회가 개최된다.
[특별자치도 시대 전북, 지역건설업 활로를 찾다] (하)
중앙건설사태 이후 전북에는 시공능력 평가금액이 1조 원(당시는 5000억 원)을 넘는 1군 건설업체가 12년째 부재상태다. 인근 광주만 해도 1군 업체가 넘쳐나며 국내 도급순위 탑 10에 올라있는 업체까지 있는 상황과 비교하면 전북건설의 자존심 추락은 물론 이미지에도 타격을 받고 있다.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103. 똥볶이 할머니께
△글제목: 똥볶이 할머니께 △글쓴이: 김나래(인천금마초 2년) 할머니, 안녕하세요. 저는 떡볶이를 정말 좋아하는 초등학교 2학년 김나래입니다. 할머니가 나오는 ‘똥볶이 할멈’ 책이 너무 재밌어서 4권이나 되는 책을 몇 번이나 봤어요. 읽으면 읽을수록 더 재미있어요. 책을 읽으면서 저도 할머니가 만드신 떡볶이를 꼭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우리 동네 떡볶이 가게인 ‘메이’에서 파는 떡볶이는 매일 가서 먹고 싶을 만큼 맛있어요. 할머니가 만드신 떡볶이가 더 맛있을지 아니면 메이 떡볶이가 더 맛있을지 궁금해요.
"지역인재 유출 막는다" 전북 기관들 '교육발전특구' 온 힘
"교육 혁신으로 지역인재 유출을 막겠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을 비롯한 전북자치도, 5개 시·군, 7개 대학, 7개 기업 등이 '교육발전 특구' 지정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들 기관들은 1일 전북교육청 2층 강당에서 '교육발전특구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오피니언

전주 황방산터널 사업 차질없이 추진해야

전주 황방산터널 개설사업이 10여년의 논란 끝에 올해부터 본격 추진된다. 전주시가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이달 중 발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북혁신도시 정여립로에서 서곡지구 천잠로 구간에 총 길이 1.85㎞(터널구간 0.8㎞)의 왕복 4차선 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민선 8기 우범기 시장의 공약이기도 하다. 황방산터널은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과 전주 서부권 교통난 해소 방안으로 이미 10여년 전부터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 2012년 전북연구원과 전주시의회에서 주장한 이후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전주시장 후보자들이 너도나도 공약으로 채택했다. 실제로 새로 조성된 혁신도시·법조타운과 서부신시가지를 연결하는 도로는 지방도 716호선과 서부우회도로 2곳뿐이어서 상습적인 정체가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황방산터널 개설 방안이 잇따라 제시되면서 주민들의 기대도 커졌다. 하지만 도시 녹지공간 훼손을 우려하는 환경단체의 반발과 막대한 사업예산 등의 문제로 추진 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논란만 거듭됐다. 그러는 동안에도 어쩔 수 없이 상습 정체구간을 통과해야만 하는 서부권 주민들은 매일 출퇴근 교통대란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전주시가 관련 절차를 거쳐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공식 발표했다. 전주시의회도 지난해 말 예산 심의에서 용역비 5억 원을 통과시켜 집행부의 행보에 힘을 실었다. 이제 10년 논란을 끝내고, 사업의 실질적 성과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은 지역사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부에서 ‘서부권 교통난 해소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며 실효성을 문제 삼고 있지만, 터널 이외에는 현실적인 대안도 없지 않은가. 전주 서부권 주민들이 매일 겪고 있는 출퇴근 교통난 해소가 우선이다. 그렇다고 여전히 남아 있는 우려의 목소리를 완전히 무시해서도 안 될 것이다. 환경단체가 우려하는 도시공원 생태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고, 경제성과 실효성 등을 고려한 최적의 노선 도출에도 신경써야 한다.

사설

정쟁아닌 지역발전 정책으로 승부하기를

선거는 지역발전의 중대한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각 정당이나 후보자들이 저마다 내세운 공약은 선거 과정을 통해 폭넓은 의견수렴을 거치게 되고 이는 결국 유권자들의 선택에 의해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며칠 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발표한 '제21대 국회의원 공약 이행도 및 의정 활동' 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북 국회의원 10명 중 8명의 공약 완료율은 55.54%로 조사됐다. 이용호(남원임실순창) 의원과 강성희(전주을) 의원은 공약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지역별로 광주가 66.86%로 가장 높았으며, 강원이 44.74%로 가장 낮은 공약 완료율을 보였다. 전체 공약 중 보류는 2.86%, 폐기는 2.32%로 두개를 합치면 5.18%나 된다. 전북 공약 중 △국도 30호선 신태인 간 연결도로 도로망 구축 △첨단 스마트 양식산업 중심지 육성 △분만취약지역 산부인과 시설·장비비 지원 △소상공인 광역 통합물류센터 유치 건립 △2022년 전북가야 방문의 해 추진 등 13개는 아예 폐기됐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오는 4월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굵직한 공약 여부는 너무나 중요하나 현실은 정반대다. 오죽하면 정쟁만이 있을 뿐 정책은 없다는 말이 나돌겠는가. 선거운동 현장에서 정책공약이 실종되고 범 민주계 후보들은 너도나도 ‘윤석열 심판·탄핵’만을 외쳐대고 있다. 중앙정치권의 이슈 역시 중요하지만 후보들은 현 정부에 거부감을 가진 도민 정서에 편승, 일단 당선되고 보겠다는 심산으로 가득차 있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윤석열 심판론이 표심과 직결될 것으로 보고, 지역 발전을 견인할 선거의 본면을 호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별다른 정책도 없이 무조건 이재명 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하는 사진 등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소위 ‘이재명 마케팅’도 판을 치고 있다. 전북 현안의 핵심 과제인 새만금사업이나 국제공항 설립, 전주-김천 철도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추진 의지를 발견하기는 쉽지않다. 민심은 안중에도 없고 당심만 보는 후보군들이 향후 당선돼서 여의도에 진입할 경우 전북의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크게 우려된다. 후보들은 지금이라도 정쟁아닌 정책 선거로 승부에 나설 것을 강력 촉구한다.

사설

'골칫거리' 지방의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산하기관 임직원의 15%가 최근 1년 새 지방의원에게 부정부패에 얽힌 부당한 압력을 받았다고 한다. 국민 권익위 조사 결과 같은 기간 전체 공공 부문 근무자의 2%만이 비슷한 경험을 한 것에 비하면 무려 7배가 넘는 수치다. 대충 짐작은 했지만 지방의원의 모럴 해저드가 이 정도일 줄은 미처 몰랐다. 그들은 계약 업체 선정과 이권 업무에 개입해 월권을 일삼고 수시로 갑질을 하며 불응하면 보복성 뒤끝도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 도내 자치단체 한 곳은 응답자의 37%가 시의원의 부정부패를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이번 조사에서 빠진 군·구 의회까지 포함하면 지방의원의 궤도 이탈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방의원 의정활동이 이권 개입의 통로로 악용된 지도 오래다. 그들 직무와 사적 이익 연관성이 높아 걸핏하면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지기도 한다. 공적인 의사결정에 부정부패 소지를 줄이고 공직사회 투명성을 높이려고 마련한 이해충돌 방지법도 역부족인 상태다. 사리사욕을 노리고 우월적 지위를 통해 겁박하는 그들을 법으로 강제하기엔 한계가 있다. 직책을 내려놓고도 얼마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라 더욱 힘들다. 전북 도의원 40명 중 30명이 겸직 신고를 해 이해충돌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간 5600만원의 의정비를 받는 그들 중 겸직 직책만 8개에 달하거나 다양한 사업 운영과 관련해 보수를 받는 이도 12명이나 된다. 시군 의회 상황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꼴불견 그 자체다. 의원 개인의 가족 회사가 행정기관의 수의계약을 통해 일감을 무더기 수주한 경우가 허다하다. 해당 상임위 소속 부서에 인사 청탁은 물론 물품 강매 요구도 다반사다. 마치 집행부와 의회가 한통속인 양 오해 받기 십상이다. 의회 견제와 감시를 받아야 할 집행부 입장에선 후환이 두려워 마지못해 응하거나 미리 ‘보험’을 드는 차원에서 선물 보따리를 풀기도 한다. 최근 논란이 된 군산시의원의 이해충돌 의혹이 대표적이다.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되는 조경업체가 시의원 배우자와 사무실을 공유하고 수의계약으로 37건의 3억2500만원 상당의 일감을 따냈다. 해당 시의원이 관련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제건설위원 소속이란 점에서 더욱 의심을 샀다. 지방의회 무용론이 오래전부터 제기된 데는 이런 부정부패뿐 아니라 도덕성 일탈, 자질 부족 등이 주민 신뢰를 잃은 탓이다. 코로나 기간에도 틈만 나면 관광성 해외 연수를 추진하고 실제 연수 중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언행이 말썽이 됐다. 몇 해 전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김제시의회 불륜 사건 당사자인 현역 의원이 최근 스토킹과 폭행 사건에 휘말려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서민 경제가 최악인 상황에서 전주, 군산시의회가 의정 활동비 최대 인상폭인 150만원 카드를 꺼내 들자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지방의원 스스로 그들의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김영곤 논설위원

오목대

자기 혁명을 한다는 것

사는 게 답답하고 제 운명이 마치 갑옷을 두른 것처럼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가족 부양의 의무를 짊어진 가장이라는 짐을 싣고 사막을 가로지르는 낙타 같다는 상상을 하면서 어디론가 숨고 싶은 유혹에 빠졌다. 나모 도르게 한숨을 내쉬곤 했다. 낯선 고장을 여행하고 돌아오면 꽉 막혔던 숨통이 트이고 울렁이던 게 가라앉았다. 하지만 마음의 공허는 메꿔지지 않았다. 세월이 흐른 뒤, 나는 뒤늦게 더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했었음을 깨닫는다. 전직 ‘뉴요커’ 기자이던 패트릭 브링리의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는 심장을 두드리는 책이다. 제 결혼식을 열리기로 한 날, 형의 장례식이 치러지는데, 그날이 그의 운명의 변곡점이었다. 형을 잃고 내면의 질서가 무너지는 경험을 한 뒤 그 지점에서 더 앞으로 움직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촉망받는 기자는 엉뚱하게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이란 직장을 구해 이직한다. 미술관 한 모퉁이에 하루 종일 서서 하는 일이란 가장 단순한 일을 수행하는 직업이다. 미술관 경비원이란 머리를 쓰지 않아도 되었다. 그에게 새로운 일터는 심리 치유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그곳은 속세와 단절된 고요한 피안이었던 곳이었다. 사람들은 어떤 계기에 삶의 방식을 바꾸곤 한다. 새 직업을 찾는 시도는 가치의 위계와 자기 시간을 쓰는 방식을 바꾸기 위한 시도다. 기업가나 정치가도 변화와 혁신을 외친다. 한 기업 총수가 한 “자식과 마누라를 빼고는 다 바꿔라!”라는 말이 인구에 회자된 적이 있었다. 이것은 살아남기 위해 기업의 혁신이 얼마나 절실했던가를 환기시키는 발언이었다. 무언가를 바꾸는 일은 미래를 담보하는 위험한 투기일 테다. 자기에게 충실한 삶을 산다는 것, 그건 자기다움을 유지하며 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다움이 아닌 것의 속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뭔가에서 벗어나는 것의 최종심급은 혁명이다. 김수영은 ‘푸른 하늘을’에서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노래한다. 혁명은 고독하고 피(자기희생)가 요구되는 일임을 꿰뚫어 보았다. 혁명은 생이라는 자기의 유일한 자산을 통째로 들이미는 일임으로 두려움과 불안과 현기증을 부른다. 많은 이들이 혁명의 열망을 품지만 실행까지 끌고 가지 못한다. 시인은 혁명을 포기한 자에게 남는 것은 “녹슬은 펜과 뼈와 광기- 실망의 가벼움을 재산으로 삼을 줄” 아는 마음의 공허뿐이라고 노래한다. 혁명에 실패하면 마음의 황폐함을 겪는다. 그 황폐한 마음은 죽지도 못하고 살지도 못한 채 그 중간에 엉거주춤한 채로 머무른다. 그 머무름은 ‘죽기에는 너무 생기가 넘치고 살기에는 너무나 죽어 있기’(한병철, ‘오늘날 혁명은 왜 어려운가) 때문에 생긴다. 새로운 일을 찾아 떠나는 이직은 자기 혁명의 한 방식이다. 뉴욕 한복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건너다보이는 사무실에서 커리어를 쌓던 한 젊은이가 뜻밖의 비극을 맞고 무기력에 빠진다. 그는 시간에 쫓기며 자기를 갈아 넣는 기자직을 버리고 경비원으로 전직하며 내면을 관조하는 고요함과 평화를 얻는다. 그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경비원으로 10년을 근무한 뒤 여행 가이드로 생계를 꾸리며 이 책을 써냈다. 상실과 치유의 서사를 담은 이 자전적 에세이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40주 연속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주체를 해체한 뒤 그걸 프로젝트로 대체한다. 그 과정에서 운명이란 것도 증발해버린다. 자기 스스로 고용주이자 피고용자로 만드는 시대에는 자기에게 성과를 내라고 채찍질을 해댄다. 그들은 직장에 예속된 채로 업무를 반복하면서 자기 착취를 하는 것이다. 일에 매여 진저리를 치거나 한숨이나 내뱉고 산다면 이보다 더 딱한 처지는 없다. 아무리 연봉이 높아도 삶이 따분하고 업무에서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인생을 헛되이 소비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 관습의 껍질을 깨고 나오는 게 자기 혁명이다. 더 나은 삶을 원한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자신에게 맞는가를 생각해보라. 그리고 온몸으로 변화를 갈망하라. 자기 혁명을 위해 성큼 나아가라! /장석주 시인

금요칼럼

예민한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2020년도 어느 날 한 손님이 고민 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 '비닐봉지는 접어서 버려야 할까요? 펼쳐서 버려야 할까요?' 살림 프로그램에서 종량제 봉투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봉투를 고이 접어 버리는 장면이 스쳤고, '접어서 버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라 모호하게 답했었다. 몇 주 후 그 손님이 다시 방문했는데, '제가 환경부한테 비닐봉지를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에 대한 질의를 했는데, 펼쳐서 버려야 한다.라는 응답이 왔어요. 공유해 드리려고 방문했어요!' 라 전달해 줬다. 그 손님이 가고 나서는 세 가지 부분에서 놀랐다. 첫째는 비닐봉지는 펼쳐서 버려야 한다는 것, 둘째는 단순한 호기심에 민원을 넣은 것, 셋째는 그 답을 나에게 피드백을 해 준 것. 생활 속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중 하나인 비닐 쓰레기. 일단 비닐 쓰레기의 재활용 표시의 여부를 잘 살펴봐야 한다. 우리나라는 생산자에게 재활용 책임을 부과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이기 때문에 재활용 표시가 있다면, 분리배출을 하는 게 원칙이다. 우리가 라면을 구매했다고 가정했을 때, 기업은 소비자로부터 받은 비용 안에 재활용에 필요한 비용을 댄 것이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소비했을 때는 이미 라면과 더불어 버려지는 비닐봉지의 재활용 비용을 낸 것이므로 분리배출을 해야만 한다. 예컨대 재활용 표시가 있는 쓰레기를 일반 쓰레기로 버린다면, 우리는 재활용품 비용과 종량제 봉투 비용까지 이중 납부한 셈이다. 비닐은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필름류 플라스틱'인데, 이 비닐은 폐기물 고형연료(SRF), 플라스틱 재활용 제품, 플라스틱 분해 기름 등 3가지 용도로 재활용된다. 그러나 우리가 비닐을 접은 상태에서 배출했다면, 재활용 선별장에서는 일반 쓰레기로 버려진다. 그 이유는 비교적 깨끗한 상태에서 재활용이 제대로 이루어지는데 비닐이 접혀있다면 내부를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에 비닐은 펼쳐서 버려야 한다. 무심코 던진 손님의 질문은 나를 환경 활동가로 성장할 수 있게 해준 분명한 원동력이었다. 이전의 나는 식당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면 조용히 냅킨에 싸서 버린 후 그 식당엔 두 번 다시 가지 않을류의 사람이었다. 그러나 식당이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문제점을 언급을 하고 수면 위로 올려야지만 위생에 신경 쓰는 가게가 될 것이다. 비록 예민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은 생기겠지만. 그 이후로는 불편함을 지각할 때,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그리고 대안은 없는지 등의 과정들을 단순히 웹 검색이 아닌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정부기관과 지자체를 활용하여 찾아간다는 점, 그리고 또 그 올바른 결과를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알려서 좀 더 나은 사회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하였다. 환경 활동가의 눈으로 접근하여 풀어보면 사용을 다한 화장품 용기, 즉석밥 용기 등을 버릴 때, 시민들은 재활용 표시를 보고 열심히 분리배출하지만 사실상 복합재질이기 때문에 결국 선별장에서는 일반 쓰레기로 버려진다는 거에 화가 나야 하고, 종이팩과 멸균팩 배출함이 우리 집 앞에는 없다는 거에 분노해야 하고 또 이러한 문제들을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알리고 전파해야 화장품은 재활용 등급제를 표기하기 시작했고, 시민들은 즉석밥 용기가 더 이상 재활용되지 않는 것을 인식하는 등 하나씩 바뀌었다. 누군가는 말한다. '좀 예민한 것 같은데, 편하게 살면 안 돼?' "응 안 돼." 내가 편하면 세상은 바뀌지 않아. 그래서 그런지 언제부턴가는 예민하다는 말이 나에겐 열심히 살고 있다는 칭찬과 같이 들린다. 나의 예민함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은 어벤저스다. /서늘 제로웨이스트숍 늘미곡 대표

청춘예찬

사랑이란

사랑이란 눈물이다. 예고도 없이 울컥 쏟아져 주위사람들을 황당하게 만들기도 하고 또 어느 땐 마음조차 주체하기 힘들게 만드는 게 사랑이요 눈물이 아닐까. 우리 귀에 익숙한 유행가에서도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는 노랫말은 틀림없이 맞는 말이다. 아침 식사 중에 tv에서 눈이 보이지 않는 아내에게 들려준다는 남편의 노랫소리가 애절하여 나는 그만 펑펑 눈물이 쏟아지고 말았다. 내가 왜 이러는 걸까. 언제부터 내가 이처럼 눈물이 많아진 걸까. 기억을 더듬어 보니 기별도 없이 찾아온 불청객이 내 안에 들어 온 2018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수술을 받기위해 서울로 달려가야 했고 그러는 사이 불안하고 슬퍼진 마음이 우울증으로 변하기도하면 살고 싶어 기도를 배웠던 날도 그 시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Y 대학병원은 기독교 재단병원이라서인지 온종일 은은하게 들려주는 찬송가는 감동과 회개의 눈물로 변하고 정기검진을 받는 날이면 암 병원의 대기실은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도 종종 만나게 되는 곳이 진료실 앞 풍경이다. 어느 덧 감사하게도 큰 어려움 없이 6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갔으니 안심하라며 격려해주시기도 하지만 내일의 일은 아무도 알 수 없는 게 세상일이 아니랴. 엊그제는 10년 만에 재발하여 힘들어하는 이웃의 모습을 본 후 마음이 밤새 방망이질을 해대는 통에 내 별명은 아직도 수도꼭지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은 못난 내 눈물을 보곤 시샘 같은 표현을 하는 이를 만났을 땐 상처가 되기도 하였다. 그럴 때면 나를 달래기 위해 돌아오는 길에 허공을 향해 눈을 흘리기도 하고 마음의 평정을 얻고자 하나님께 이르는 편지를 쓰며 울던 적도 있었다. 사랑이란 거창한 게 아니다. 개울물 같기도 하고 옹달샘 같은 방울들이 모여 눈물이 된 거라며 나를 달래던 투병시절이 떠오르곤 한다. 그땐 그 눈물들이 커지면 나눔이라는 이름을 만들어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고 싶었다. 그 일에 내가 밑거름이 되면 좋으리라고 여겨져 소박한 꿈을 꿔 보기도 하였다. 눈물도 나누면 희망이 되고 용기가 될 것 같다는 마음에서다. 지금도 내가 이용하는 기차가 용산역에 내리면 각 지방에서 상경한 환우들은 지친 얼굴로 셔틀 버스를 기다리며 줄을 서고 있다. 어느 날부터인지 나도 그중에 한명이 되어 줄을 서 있곤 하는데 처음 만난 분들이지만 눈인사를 나누는 모습들은 아파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콧등이 시큰하기만 하다. 누가 알겠느냐마는 검진 받으러 가는 날이 다가오면 며칠 전부터 입맛도 없고 짜증도 나며 별의별 생각에 얼굴빛마저 어둡다. 지난 가을에 잠간 입원한 같은 병실에서 만난 60대의 목단꽃 닮은 부인이 우리부부를 보며 부럽다 며 본인이 쓰고 있는 병상일기에 소개하고 싶다고 한다. 나이든 남편을 너무 부리고 있어 부끄러운데 부럽다니요. 어느 덧 세월이 흐르고 보니 이젠 제법 마음의 여유도 생겼는지 잃은 것 보다 오히려 얻은 게 많아 수지맞았다는 생각으로 바꿔지기도 하였다. 2월이면 7년째 검진을 받으러 서울 나들이를 한다. 마치 여행 다니는 모습 같다고 부럽다 는 친구에게 멀미도 하고 터널을 지날때면 공황장애가 오는 듯 하다고 엄살을 부려보아도 마냥 부럽기 만 하다는 건강한 친구여! 우리, 오늘은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를 불러 보면 어떨까. 고뇌의 시간이 비켜 갈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 하겠네. △박지연 시인은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한국 문인협회 회원 및 전북 여류문학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는 시집 <사랑은 어디쯤 가고 있는가>, <그 이름을 부르노니>와 시와 산문집 <촌스러움에 대한 보고서>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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