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들인 머리, 코걸이와 귀고리, 힙합바지와 선글라스….
신세대들은 군입대 신체검사를 받으러 오는 장정 때부터 과거와 달
리 '튀는' 차림새이다. 머리를 짤막하게 자르고 오는 순진한 장정들이
많았던 과거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다.
판정에 불만을 품은 장정들이 징병관들의 설명에도 아랑곳 않고 큰
소리로 맞서는 예가 많아진 것도 달라진 점이다.
심지어 '게이(여장 남자)'가 신체검사장에 짙은 화장과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나타나 군의관들에게 눈웃음을 치며 면제판정을 요구하기도 한
다. 변화는 이들의 옷차림이나 태도가 달라진데 그치지 않는다.
신세대 장정들이 신체검사를 받는 시간동안 검사장 안팎에는 그들
을 따라온 '오빠 부대'로 성황이다. 검사장 안에는 주로 가족들이 진을
치고 있고, 밖에는 반라의 젊은 청년들을 바로 보기가 민망한 듯 애인들
이 서성거린다.
신체검사를 받는 장정의 평균 30% 정도에 오빠부대가 따라붙는다는
것이 병무청측 말이다. 이 때문에 검사장 안에는 아예 지난해부터 가족
대기석이 따로 마련됐다.
서울병무청에서 신체검사를 받은 박모(23)씨의 어머니 김송자(51)
씨는 "이곳에까지 부모들이 따라나선 아이를 '마마 보이'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곱게 기른 자식을 군에 보내는 부모 심정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
고 말했다.
서울병무청의 유정남징모국장은 "우리도 세태변화에 적응하기 위
해 장정들에게 경어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희한한 옷차림이나 태도로
온 장정들도 정작 군에 입대하고 나면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 신기
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