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담력》(5)
주체108(2019)년 출판미구하여 결승선에 들어선 《제왕》은 입을 쩍 벌린채 눈알만 굴렸습니다.
두주먹으로 제 무릎을 콱 내리찍었습니다.
한참이나 그렇게 어이없어하며 넋을 잃은듯이 앉아있던 그는 돌연히 껑충 뛰쳐일어났습니다. 손을 홰홰 내저으며
《아아… 이건 아닙니다. 아니요. 경기 다시 합시다. 나 인정 보아주다가 그렇게 되였습니다. 정식으로 다시 합시다.》
철민아저씨는 너무 어이가 없어 《제왕》을 마주보기만 했습니다. 정말이지 말이 안 나갔습니다.
옆의 사람들도 왁작 끓었습니다.
《그런 법이 어디 있나?》
《경기야 경기지.》
《그건 안돼. 졌으면 공손히 무릎이나 꿇라고 해요!》
《어른이라고 쭐렁거릴 땐 언제구… 체면도 없나?》
사람들이 아연하여 들썩 떠들어대자 《제왕》은 겁이 난 모양 몇걸음 물러섰습니다. 하면서도 철면피하게 그냥 억지를 부렸습니다. 뭐라고 중얼중얼했는데 《인정… 인정…》하는 말만을 알아들을수 있었습니다.
주위가 좀 조용해지는듯싶자 또 렴치없이 고집스럽게 달라붙었습니다.
《다시 합시다. 정식으로 다시 해야 합니다.》
《제왕》을 가만히 여겨보시였습니다. 뜻밖에 당한 부끄러움과 창피감에 점점 리성을 잃는듯싶었습니다.
《저 사람은
누구보다 놀란것은 철민아저씨였습니다.
옆에서도 놀람과 탄복, 경탄의 목소리들이 연방 터졌습니다.
《아니?》
《원 저런!》
《제왕》은 때를 놓치기라도 할가본듯 얼른 자기 배에 올랐습니다.
철민아저씨가 급히
저라도 나서서 2차경기를 완강히 막지 못한것이 가슴을 칠만큼 후회되였습니다.
(아참!… 왜 딱 잡아떼지 못했을가.… )
《땅!》
두번째 신호총소리가 바다기슭의 정적을 깼습니다.
《제왕》은 똑바로 보란듯이 출발부터 속도를 냈습니다. 1차경기때의
철민아저씨는 저도 모르게 입술을 감물었습니다. 《제왕》이
그냥 저렇게 나간다면 결과는 너무도 명백했습니다.
《제왕》은 뒤쪽을 흘끔 돌아다보았습니다. 어림도 없다는듯 또 히쭉 웃음을 날렸습니다. 더 부쩍 속도를 높였습니다.
다시금
두팔에 지그시 힘을 주시였습니다.
(좋다, 어디 최고속도를 내봐라!)
점점 거리를 좁혀나갔습니다. 푸르른 바다물우에 두척의 배가 달리면서 날리는 Λ형의 흰 물줄기가 영화화면처럼 펼쳐졌습니다.
드디여
귀환점이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뭍의 사람들이 앞서나가시라고, 어서 앞서시라고 팔을 내젓고 발을 굴렀습니다.
응원소리에 조급해나기라도 한듯 《제왕》은 1차경기때처럼 또 《앵.》하고 위압적인 비상음을 냈습니다. 그 비상음과 함께 바다물우로 펄쩍 날아오르기라도 하는것처럼 놀라운 속도를 내며 앞으로 씽 내달렸습니다.
순간 뭍의 사람들속에서 《아!》하는 실망의 소리가 터졌습니다.
《제왕》의 배는 예상밖이라고 할만큼 썩 앞서나갔는데
《아니, 빨리!… 빨리 앞으로…》
철민아저씨가 배를 떠밀기라도 할것처럼 두손을 힘껏 내저으며 안타까이 소리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