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담력》(2)
주체108(2019)년 출판
부대주변의 산들에 나무를 많이 심어 푸른 숲이 우거지게 하고 부업농사를 잘하여 해마다 아버지장군님께 기쁨과 만족을 드리군 하는 구분대장아저씨를 만나 자신께서 직접 멋진 독사진을 한장 찍어 기념으로 남겨주어야겠다고 계획하셨던 원수님이시였습니다.
원수님께서 그 아쉬움에 저 노래를 틀으신것만 같아 눈굽이 뜨끔했습니다.
승용차는 석우동을 지나 고층살림집들이 늘어선 거리중심에 들어섰습니다.
과일남새상점안에서 과일을 한구럭씩 사든 녀인들이 즐겁게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걸어나왔습니다.
원수님께서는 그들의 즐거운 이야기에 방해가 될세라 차의 속도를 늦추셨습니다. 그 녀인들의 밝은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셨습니다.
차창밖의 녀인들모습이 사라지자 원수님께서는 승용차를 원산역쪽으로 돌리시였습니다. 덕원방향으로 나가시려는가싶었는데 인차 다시 차를 돌려 해안광장쪽으로 꺾으시였습니다.
《장군님과 아이들》의 노래가 끝나고 새 노래가 시작되였습니다.
《내가 지켜선 조국》이였습니다.
금잔디 밟으며 첫걸음 떼고
애국가 들으며 꿈을 키운 곳
내 자란 조국이 하도 소중해
가슴에 총안고 전호에 섰네
아 정다운 나의 조국아
…
원수님께서 무척 좋아하시는 노래였습니다.
차안에는 숭엄한 정적이 깃들었습니다.
원수님의 옆좌석에 앉았던 운전사도 노래의 세계에 심취된듯 무릎우에 놓인 손으로 손가락장단을 가만가만 쳤습니다.
철민아저씨도 어지간히 마음이 안정되면서 기분이 상쾌해졌습니다.
운전대를 꼭 잡고 차를 몰아가시는 원수님께서는 다시금 차안의 거울에 비치는 철민아저씨의 얼굴을 살피셨습니다. 그러시는 원수님의 존안에는 무척 밝은 미소가 비꼈습니다.
철민아저씨도 차안의 거울로 원수님의 모습을 알아보았습니다.
눈굽이 화끈했습니다. 그제서야 그는 원수님께서 왜 자신께서 직접 운전대를 잡고 시내거리를 천천히 돌으셨는지, 왜서 록음기의 그 노래들을 틀으셨는지 그 고마운 뜻을 깨닫게 되였던것입니다.
원수님께서는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시여 승용차를 바다쪽으로 돌리셨습니다.
해안도로에 들어서니 푸른 물결 시원한 바다가 가슴을 한껏 벅차게 하였습니다.가없이 높게 개인 하늘과 푸른 파도 출렁이는 드넓은 바다가 맞붙은 수평선너머에서 수십마리의 갈매기떼가 날아옵니다.
저 앞쪽으로 아름드리소나무들이 우거진 무성한 송림과 함께 그앞으로 넓게 펼쳐진 백사장이 한눈에 안겨들었습니다. 해수욕에 떨쳐나온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모래불에도 바다물에도 온통 사람의 천지였습니다.
원수님께서는 조용한 소나무숲가녁에 이르러 차를 세우셨습니다.
운전사가 눈치있게 차창을 내리웠습니다.
원수님의 존안이 더 환해지셨습니다. 금시 차에서 내려 해수욕장으로 가시기라도 할듯싶으셨습니다. 시원한 바다바람과 더불어 다함없는 환희의 파도가 소나무숲을 흔드는가싶었습니다.
문득 원수님께서 감회깊은 말씀을 하시였습니다.
《언제인가 아버지장군님께서 여기에 오셨을 때 저렇게 사람들이 마음껏 즐기는 해수욕장을 보시면서 하루종일이라도 떠나고싶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그러시면서 지난날 우리 인민이 일제의 식민지로 있으면서 억압받고 천대받은 력사를 생각하면 피가 끓는다고, 다시는 그런 치욕의 력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우리 인민을 세상에서 제일 존엄높은 인민으로, 자랑스러운 인민으로 높이높이 내세우는것이 자신의 한생의 희망이며 목표라고 하셨습니다.》
원수님께서는 그날에 하신 장군님의 말씀을 더 깊이 새기시는듯 얼마간 사이를 두셨다가 이으셨습니다.
《난 장군님의 그 말씀은 그대로 우리 조국과 인민에 대한 가장 뜨거운 사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뜻을 더 깊이 새겨준것은 장군님께서 김일성종합대학에 입학하신 날 룡남산마루에 오르시여 지은 시였습니다. 특히 <조선혁명 책임진 주인이 되리 아 조선아 너를 빛내리>라는 련구는 외울수록 가슴이 뛰고 벅차게 하군 했습니다.》
철민아저씨는 불김같은것을 헉 들이켰습니다.
얼마전 장군님앞에서 《제왕》이 우리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깔본다는데 가만두면 안되겠다고, 조선사람의 본때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격하여 하시던 말씀이 가슴을 쿵 울렸습니다.
바로 그래서 평양을 떠날 때부터 계획하셨던 구분대장과의 사업도 마다하시고 《제왕》과의 엄청난 도전경기를 결심하셨구나 하고 생각하니 고개가 숙어졌습니다.
조선사람의 본때!
조선혁명 책임진 주인!
하지만 래일 당장 있게 될 배속도경기를 생각하니 또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실전! 명백히 그것은 눈앞에 펼쳐질 현실이였던것입니다.
그날 밤 철민아저씨는 경기용배를 타고 초고속으로 냅다 달리다 배가 뒤집혀져 그만에야 바다물속으로 곤두박히는 꿈까지 꾸다가 소스라쳐 깨여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