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작품들을 감상해보십시오 - 서고
단편소설 《담력》(1)
  주체108(2019)년 출판

  철민아저씨는 점점 더 가슴이 조여들면서 긴장해지는것을 어쩔수 없었습니다.
  강원도내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 대한 현지지도를 마치시고 인민군구분대를 찾아 떠나시려던 위대한 장군님께서 어리신 김정은원수님과 함께 원산에 떨어져야겠다고 하신 말씀때문입니다.
  전선시찰의 길에 앞서 원산의 배무이기업소를 현지지도하실 때였습니다.
수천t급의 현대적인 새 배무이정형을 료해하시던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뜻밖의 사연을 아시게 되시였습니다.
  해당 부문의 초청을 받고 우리 나라에 온 외국의 한 선박기술자가 자기이상 없는듯이 코대를 높이면서 몹시 뻐기고있다는것이였습니다. 더우기 참을수 없는것은 자기의 별호는 《제왕》이라고 으시대며 우리 기술자들은 물론 로동자들을 업신여기고 깔보기까지 한다는것입니다.
  《제왕》이란 배속도경기에서는 누구한테도 져본적이 없다고 제가 단 별호였습니다.
  그는 제가 직접 설계를 하고 제 손으로 만들어 《파운틴》이라고 이름을 지어붙인 경기용배까지 가지고 왔었습니다.
  로동자들과의 담화과정에 그 사연을 알게 되신 장군님께서는 한동안 존안이 밝지 못하셨습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현지지도를 마치고 일정대로 전선으로 떠나실 때 원수님께서 나직하면서도 단호한 음성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장군님, 그 <제왕>이란 기술자가 우리 사람들을 깔보고 업신여긴다는데 가만둘수 없습니다. 조선사람의 본때를 보여주고싶습니다. 제가 그 사람과 배속도경기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장군님께서도 놀라셨습니다.
  물론 원수님께서는 어뢰정을 비롯하여 군함들에 대한 연구도 하셨고 해군부대들을 찾으시는 장군님과 함께 쾌속정을 타고 바다를 달리시면서 자신께서 직접 멋있게 운전을 하여 군인들을 놀래우신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왕》은 나이부터가 30년이상이나 더 많은 어른이였습니다.
  장군님께서는 이윽토록 말씀이 없이 원수님을 마주보시기만 하셨습니다.
  원수님의 안광은 더욱 절절하게 열정적으로 번쩍였습니다.
  원수님의 옆에 가까이 있던 배무이기업소의 한 책임일군이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습니다.
  《그 사람은 지금도 매일 한두번씩은 자기 배를 타고 뽐을 내고있습니다.》
  철민아저씨도 걱정어린 어조로 말씀드렸습니다.
  《그 사람 성격도 보통이 아니라고 합니다. 거만한것은 물론 입심도 거칠고 세답니다.》
  장군님께서도 한순간 신중해지셨습니다. 하지만 원수님의 존안에는 더욱 단호한 빛이 어려있었습니다.
  장군님께서 주먹을 쥐여 흔드시며 좀 흥분하신 어조로 말씀하시였습니다.
  《우리 대장의 결심이 그렇다면 나도 동의하오. 길고 짧은건 대봐야 안다는 말도 있지 않소.》
  위대한 장군님께서 인민군부대를 찾아 떠나신 다음에도 철민아저씨는 선듯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김정은원수님께서는 부러 활달하신 걸음으로 승용차로 걸어가시여 운전사와 무슨 말씀인가 나누시였습니다. 이어 운전사와 자리를 바꾸어타시고 운전대를 잡으셨습니다.
  철민아저씨는 그제서야 급히 승용차로 뛰여갔습니다.
  원수님께서는 능란하게 차를 몰아가시였습니다.
  아주 어리신 나이때부터 승용차는 물론 오토바이도 운전하시고 말타기도 배우신 원수님이시였습니다.
  승용차는 얼마후 시내거리에 들어섰습니다.
  8월 한낮의 더위가 무덥긴 했지만 가로수들은 더욱 왕성하게 푸르고 길옆의 정성들여 가꾼 꽃밭들에는 백일홍이며 홍초, 다리아, 봉선화, 장미… 가지가지 꽃들이 활짝 만발하여 바다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설레였습니다.
  원수님께서는 차안의 거울로 뒤좌석에 앉은 철민아저씨의 얼굴을 자주 살피셨습니다. 조용히 미소를 지으시고나서 록음기의 단추를 누르시였습니다.
  경쾌하고 명랑한 노래가 울려나왔습니다. 《장군님과 아이들》이였습니다.
 
  사월도 봄명절 우리 장군님
  초소의 병사들 찾아 가는 길
  야영을 떠나는 아이들 보며
  차창에 손저어주시네
  장군님은 전선으로 아이들은 야영소로

  철민아저씨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방금전 8월의 폭양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초소의 병사들을 찾아 떠나시던 장군님의 모습이 눈앞을 꽉 채웠습니다.
  장군님을 모시고 평양을 떠날 때의 일이 생각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