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료관광 위협, 사무장병원

성형외과 사건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여고생 의료사고가 발생한 강남 그랜드성형외과부터 안면 윤곽시술 중 여대생이 사망한 원진성형외과 까지 사고가 끊이지않고 있다.

의료계는 이처럼 의료사고 증가의 원인이 병원들이 돈벌이를 위하여 무분별한 영업 활동에 있다고 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사무장병원’이라고했다.

‘ 사무장 병원’은 자격 없는 사람이 병원을 운영하는 것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언이나 의사로서 사명감없이 오직 영리 추구만을 목적으로 대리인을 세워 운영하는 병원을 말한다.

지난 그랜드성형외과 사고는‘쉐도우닥터’(대리수술의사)라는 신조어를 파생시켰다. 이번 클라쎄성형외과 사고에서는‘사무장 병원’이 새롭게 이슈가되고있다.

‘ 쉐도우닥터’‘, 사무장 병원’은 의료관광산업 육성을 외치는 대한민국 정부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홍보가 만들어낸 잘나가는 성형외과

지난 1월 28일 서울 청담동 클라쎄성형외과에서 50대 중국인 여성이 성형시술을 받던 도중 심정지를 일으켜 갑작스런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이후 삼성병원으로 급히 이송됐으나 아직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여성은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맞고 6시간 동안 눈, 코, 지방이식 등 여러 시술을 한꺼번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클라쎄성형외과는 지난해 9월 문을 열었다. 그 후 2개월 만에‘성형의 메카’청담동으로 확장 이전했다. 병원은 수술센터와 피부센터, 상담센터를 두고 분야별 수술을 특화 시켰다고 강조하고있다.

강남의 한 성형외과 원장 A씨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홍보회사의 공격적 마케팅이 클라쎄 성형외과의 빠른 성장을 가져 왔다”고 했다. 클라쎄성형외과는 외국인 환자를 MD21이라는 마케팅 회사를 통해 유치하고 있다.

또한 그는“병원에‘광고사 직원이 상주하며 홍보 및 상담, 견적을 내는 등의 업무를 본다고 한다. 이것은 전형적인 사무장병원의 운영방식과 같다.”라고 했다.

MD21은 국내 구인 사이트에 클라쎄성형외과의 중국마케팅과 DB수급, 바이럴마케팅 직원을 구하는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이렇듯 광고를 통해 채용된 직원은 병원에서 상주하며 중국인환자 유치를 위해 홍보 및 상담업무를 중점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는 돈벌이‘사무장 병원’

대한성형외과 의사회(이하 의사회)는 클라쎄성형외과를‘사무장 병원’으로 보고 있다. 의사회 조수영 홍보이사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사무장은 사람이 아니라 돈만이 목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는 과도한 숫자의 환자를 상대 할 수밖에 없고, 환자에게도 무리한 수술일정을 강요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클라쎄 병원도 사무장 병원이다”라고 했다.

만약 그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이건‘안타까운 의료사고’가 아니라‘환자를 돈으로 봤기 때문에’일어난‘인재’라고 볼 수 있다. 클라쎄 병원이 사무장 병원이라는 것을 밝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성형외과 의사 A씨는“(사무장병원을)작정하고 숨기려고 마음먹는다면 증명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내부적 트러블로 인한 고발이 아니라면 증명이 어렵다고 봐야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와 관련 클라쎄 병원관계자는“우리는 사무장 병원이 아니다.”고 했다. 기타 질문에는 별 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의사회는“우리는 의료사고 발생 후 자체적으로‘사무장 병원’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단은 회사의 개설 자금, 운영방식 등을 조사 한다. 또 해당 병원에서 근무했었거나 근무하고 있는 의사들 혹은 동료 의사들의 제보 등 을 통해서도 진행하고 있다.”고했다.

원진성형외과‘99마케팅’

지난 12월 원진성형외과에서 수술을 받던 여대생 정모(21)씨가 사망했다. 원진성형외과는 TV 와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스타마케팅으로 유명하다.

대한민국 대표 연예기획사인 연예기획사 싸이더스HQ, 오스카이앤티, 코어컨텐츠미디어 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지난해 5월 법무부로부터‘의료관광 우수 유치기관’으로 선정 됐다.

일부 언론은“원진성형외과가 사고 수습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99만원 성형 이벤트를 벌이며 환자 알선 행위를 하고 있다”고주장한다.

겨울방학 이벤트로‘콧대 99만원, 코끝 99만원, 콧대와 코끝을 함께 수술하면 149만원’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의료법상 환자 유인·알선 행위는 불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페이스북 등 SNS는 의료법 규제 대상에서 예외가 되고 있다.

원진성형 외과의 페이스북 홍보이벤트가 불법은 아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사고난 병원 아니야? 싼가격이라 유혹이 되지만 불안하다”“사고난 병원이 사고처리보다 홍보에 열 올리는 것은 잘못 아니냐?”고 전했다.

현재 우리나라 성형업계의 급속한 성장은 중국인 환자 증가가 주된 이유다. 성형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국내 환자는 감소했지만 중국인 환자는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의사회 관계자는“이런‘사무장 병원’은 최근 2-3년 사이에 급격한 속도로 늘어났고 그 이면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형병원을 선호한다는 사실이 있다”고 했다. 또한“중국은 대부분이 국영병원이고 혹 있는 민간병원도 규모가 큰‘사무장 병원’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번 뇌사사건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한국은 환자를 돈벌이 대상으로 본다”며 인터넷 포탈에 비난을 쏟
아내고 있다. 성형외과 원장 A씨는“사무장병원은‘의료 공장’이라고 불러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로 난립해 있다.

우리가 이런‘의료 공장’을 묵인해 주고 처벌 없이 넘어간다면 언젠가는 자신들의 생명이 경시당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발길을 돌릴 것이다”라고 했다.

한편 클라쎄성형외과는 환자의‘뇌사 판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업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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