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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영화는 아동영화다

[통일문화 만들어가며](06) 북 만화영화 '다람이와 고슴도치'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10/01/16 [23:43]

아동영화는 아동영화다

[통일문화 만들어가며](06) 북 만화영화 '다람이와 고슴도치'

중국시민 | 입력 : 2010/01/16 [23:43]
 
반도의 남쪽에서 나오는 영화관련자료들을 보노라면 무슨 영화 할 때 아무개 감독의 작품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 배우의 작품이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시나리오를 누가 썼는지를 기억해주는 사람은 별로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북쪽에서는 영화를 거들 때 거의 꼭꼭 우선 영화문학(시나리오)을 누가 썼느냐를 밝히고 그 다음에야 연출(감독)이 누군가를 밝힌다.
 
예를 들어 [통일문화 만들어가며] 2편에서 다룬 반간첩영화 《조난》을 2009년 8월 7일자 《노동신문》에서 평할 때 《예술영화 <조난>(영화문학 문시원, 연출 우유광)》이라고 표시했다. 시나리오와 시나리오작가의 지위가 북쪽에서는 남쪽보다 높은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몇십 년전에 영화혁명을 벌려 새로운 창작체계를 세우면서 영화문학의 지위를 정했다. 《김정일 저작집》 제2권에 실린 1971년 4월 28일 영화부문 일군들과 한 담화《우리 식의 혁명적영화창조체계를 철저히 세울데 대하여》에는 이런 대목들이 있다.
 
《영화창작의 순차성을 지키는데서 가장 중요한것은 영화문학창작을 확고히 앞세우는것입니다. 내가 늘 강조하는것이지만 영화문학은 영화창작의 첫 공정이며 영화의 사상예술적기초입니다.

국가심의에서 통과된 영화문학은 법적성격을 띠는 창작문건이라고 말할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영화문학을 수정보충하려면 작품국가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촬영소의 개별적 일군들과 창작가들은 법적승인을 받은 영화문학의 내용을 제 마음대로 뜯어고치고있습니다. 이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위법행위입니다.》

 
그렇다 해서 영화가 대본과 꼭 같이 나오는 건 아니다. 오래전 어느 배우는 월간지 《조선예술》에 글을 발표해 워낙 대본에서는 자기가 분장한 노인이 집에 찾아온 항일투사와 대화를 나눈다고만 쓰였는데, 자기가 작두로 약을 써는 동작을 보태였더니 효과가 아주 좋았다고 체험을 이야기했다. 종합성예술형식인 영화에서는 장면, 동작, 색깔, 소리 따위를 충분히 활용하여 대본에서 한두 마디로 스쳐지나간 부분들을 명장면으로 만들거나 대본에서 불합리했던 부분들을 합리하게 다듬어줄 수 있다. 
 
▲ 북 영화 <한 녀학생의 일기>(2006) [자료사진= 중국시민]
2006년에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는 영화 《한 녀학생의 일기》(오른쪽 사진)를 필자는 먼저 영화문학(저자 안준보)을 읽고 후에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항상 외지에 나가 있는 아버지에게 반감을 가진 주인공 수련이가 새로 온 담임선생을 보고 아버지가 죽었다고 하는 바람에 담임이 가정방문을 했다가 사실을 알고 머쓱해서 돌아간다. 어머니 정란은 굉장히 화가 나 딸에게 따진다. 이 대목이 영화문학에서는 이렇게 씌어졌다.
 
《펑》하며 방바닥에서 튀여오르는 뒤잔등긁개.
《야!》
놀라서 바라보는 수련.
따지는 정란. 《왜 대답못하니? 엉?》
뜨끔해하지도 않고 교복을 다림질하는 수련.
풀먹인 백포 한끝을 수련의 손에 쥐여주는 정란.
《너 선생님한테 그런 거짓말은 왜 해? 이거 잡아!》
마지 못해 잡는 수련.
귀따갑게 울리는 소리.
《정말… 야! 말 안할래?》
정란이 백포를 당기는 바람에 엎어졌다가 픽 웃으며 일어나는 수련.
《웃어?》

 
▲ 북 만화영화 <다람이와 고슴도치>에서 "어린 동무들,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하는 장면들 [자료사진= 중국시민]
주인공이 아무리 15살 청춘기 반항기라고 하지만 《뜨끔해하지도 않고》는 어딘가 어색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지극히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정란이 따지고 들 때 화면 오른쪽부분에 조금 보이는 텔레비전에서 경쾌한 음악이 울린다. 뒤이어 《어린 동무들, 안녕하십니까?… 》라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수련의 눈길이 흘끔흘끔 텔레비전 쪽으로 돌아간다. 반도 북반부의 관중들이 회심의 미소를 지을 대목이다. 아동영화 《다람이와 고슴도치》의 시작장면(오른쪽 그림)에서 나오는 음악과 소리였으니 말이다. 수련은 그쪽에 정신이 팔려 어머니의 말을 귀전으로 흘려버리는데, 참으로 풋사과다운 행동이었다. 또한 아동영화 방송시간은 상대적으로 고정되었으니 관중들은 사건이 벌어지는 정확한 시간까지 판단할 수 있었다. 잠깐 사이에 전달하는 메시지가 엄청 풍부했다.
 
유감스럽게도 일단 방영환경이 바뀌면 숱한 메시지가 줄어든다. 그 영화가 프랑스의 칸 영화제에도 갔었고 중국에서도 작년 9월 11~15일 사이에 베이징에서 진행된《조선영화상영주간》행사에서 방영되었다는데 아무리 번역을 잘했더라도 정보의 손실은 피할 수 없으리라.
필자는 동영상을 보면서 영화제작자들의 기술적 처리에 감탄하는 동시에 다른 의미에서 웃음을 지었다. 《다람이와 고슴도치》는 오해로부터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된 영화였기 때문이었다.

여러 해 전 어느 일본 사이트에서 대량 내려 받은 조선노래 소리파일 가운데 《우리는 꼬마정찰병》이라는 아동노래가 아주 듣기 좋았다.
 
찬이슬 내리는 깊은 이밤에 정다운 동산 위하여
원쑤의 소굴을 찾아서 가는 우리는 꼬마정찰병

사나운 비바람 앞을 막아도 슬기와 용맹 떨치며
천백배 원쑤를 복수하리라 기어이 복수하리라

기쁨도 시련도 함께 나누며 간악한 원쑤 부시고
승리의 그날에 다시 만나리 우리 다시 만나리

 
소년들의 싸움을 그린 노래로 여기고 늘 듣다가 썩 후에 《다람이와 고슴도치》를 볼 기회가 생겨 감상하는데 이 노래가 나오는 바람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다람이와 고슴도치》는 참으로 특별한 영화이다. 북반부의 아동영화들은 대체로 주제선행이어서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명백하다. 이름난 《소년장수》는 고구려소년들이 나라를 위해 싸운다는 이야기로 애국애족심을 키워주려 노리고, 《령리한 너구리》시리즈는 편마다 하나의 과학지식을 활용하면서 배워야 함을 강조한다. 또 《교통질서를 잘 지키자요》시리즈는 교통상식보급이 목적이다. 단편영화들도 주제와 캐릭터가 명백하고 이야기흐름도 일정한 틀이 있다. 그런데 《다람이와 고슴도치》는 몇십 년 찍으면서 배역들의 캐릭터도 변하고 이야기도 끊임없이 변해왔다. 물론 주제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 북 만화영화 <다람이와 고슴도치>의 주요 캐릭터인 금빛다람이의 초기부터의 모습 [자료사진= 중국시민]
큰 줄거리는 고슴도치, 다람쥐와 물오리들이 연합해 족제비와 까마귀 들쥐들과 싸워 자신들의 보금자리인 꽃동산을 지킨다는 것이다. 금색이, 줄다람이, 고슴도치정찰병, 족제비대장, 《물망초》, 외귀파리 등이 주요한 캐릭터이다. 
 
영화가 1977∼1982년에 4부작으로 제작, 방영됐는데 어린이와 어른들의 대환영을 받았다 한다.

처음에는 이야기가 아주 간단했다. 지금 1부로 불리는 영화에는 1부라는 글자도 없다. 족제비들이 닭마을을 습격하는 모습을 본 다람쥐들은 굴도 뚫고 담도 높이 쌓아 방어를 강화하려 한다. 그런데 줄다람이가 가까운 마을의 곰의 힘에 반해버리고 곰 또한 뚝심을 믿고 큰 소리를 치기에 다람쥐들은 방어를 포기하고 밤만 걷어 들여 풍년잔치를 벌인다. 그러다가 족제비들의 습격을 받고 마을이 불탄다. 다람쥐들의 두령으로 보이는 주인공 금빛다람이가 급히 곰에게 달려가나 족제비가 생쥐를 시켜 보낸 술을 마시고 취해버린 곰은 전혀 기운을 쓰지 못한다. 금빛다람이는 돌아오는 길에서 족제비들에게 사로잡혀 가다가 처음부터 자기 힘으로 동산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던 고슴도치의 구원을 받아 탈출하고, 뒤이어 물오리부대의 도움으로 위험에서 벗어난다. 다람쥐는 크게 뉘우치고 잘 싸우겠노라 다짐한다.
 
무대는 양쪽 편의 산이고 다람쥐들은 농민모습이며 동산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적아의 공방수단도 간단해 뚝심밖에 없는 곰이 우쭐하고 무기라야 고작 철갑모를 쓰고다니는 고슴도치가 《털가시총》(모양은 권총이나 나가는 것이 탄알이 아니라 털가시인 모양이었다)을 쏘는 정도다. 마지막부분에 탱크가 나오지만 실전에 쓰이지는 않는다. 곰이 등장하면서(아래 그림) 부르는 노래도 1970년대 당시 퍼지던 가극풍의 노래였다. 
 
으쓱으쓱 솟는 내 힘 그엇다 쓸까
덤벼들면 가루내여 선들바람에
하하하 아무렴 하하하 아무렴
날려 보내리 날려 보내리

이동산에 내힘을 누가 당하랴
진대나무 큰바위가 길을 막아도
하하하 아무렴 하하하 아무렴
문제 없다네 문제 없다네 

 
▲ 북 만화영화 <다람이와 고슴도치> 1부에서 곰이 등장하는 장면 [자료사진= 중국시민]
2부부터는 고슴도치, 다람쥐, 물오리들이 연합부대를 구성하여 꽃동산을 지킨다. 거주환경과 작전실도 모두 현대화된다. 처음에는 강을 사이 두고 족제비 및 그 졸개들인 들쥐, 까마귀들과 싸우더니, 무대가 점점 커져 바다와 섬도 포함된다. 한 마디로 말해 능력은 점점 늘어나고 무기는 점점 선진화되며 장면은 점점 웅대해지고 속도는 점점 빨라진다. 미세한 변화들은 시작부분에서도 분명히 느낄 수 있다. 녹음기, 사진기, 무전기, 무선전화기, 오토바이, 승용차, 비행기, 보트, 군함, 자동총, 레이저 권총, 비밀두더지포, 대포, 탱크, 미사일, 《특수무기》들이 연줄 등장하면서 갖가지 기능을 자랑하는 세부들도 흥미를 끈다.
 
2부에서 줄다람이가 들쥐로 변장하여 적의 소굴에 들어가면서부터 정찰병들의 무훈담이 골자를 이룬다. [일부 줄거리는 첨부자료 2에 있음] 위의 노래도 2부부터 나온다. 작사자는 《김일성상》계관인, 인민예술가 김준옥(아래 사진)으로서 1963년 평양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아동영화 수백 부를 만들어낸 대가다. 대본도 쓰고 가사도 짓고 연출도 하는 만능인물이다. 《조선신보》 2009년 10월 22일자 보도 《유치원 어린이들속에서 작품구상-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 연출가 김준옥씨》에 의하면 당년 74살의 노장은 수시로  유치원, 놀이장, 학교들을 찾아간다 한다.
 
▲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 연출가 김준옥 [사진= 조선신보]
《아동영화의 생명은 첫째도 둘째도 동심을 옳게 구현하는것이다. 지난 40여년간 나는 늘 어린이들속에서 살아왔으며 앞으로도 어린이들과 함께 있을것이다.》

 
작곡자는 김명희로서 숱한 어린이 노래에서 그 이름이 발견된다. 동심을 잘 그린 노래들을 지은 솜씨도 그렇고 이름도 그러하여 필자는 활발한 중년여성으로 알았다. 헌데 6. 15편집사가 2006년에 제작한 《재능있는 아동영화창작가들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를 찾아서》를 여러 해 지나 인터넷에서 보니 아주 인자한 할아버지(아래 사진)였다. 그때 정말 크게 웃었다. 무엇이든지 어림짐작으로 그럴러니 여겨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찾았다. 김 선생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아동영화에서 음악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우선 아동영화음악은 작품의 양상, 말하자면 정극적인것인가 희극적인것인가 또 고전물인가 현실물인가 이런 양상을 규정해주게 됩니다. 또 아동영화음악은 피사체가 그림이나 인형으로 되여있기때문에 숨결이 없는 이런 인물들에게 숨결을 주고 감명과 정서를 주게 됩니다. 이렇기때문에 이 아동영화음악은 다른 이여의 영화음악들에 비해서 더 큰 역할을 한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 북 공훈예술가 김명희 [자료사진= 중국시민]
이런 인식을 갖고 지은 음악이니 감동을 주지 않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이런 의식과 자부심을 지니고 만든 노래들은 《꾀꼴새학교》라고 불리는 평양률곡중학교(옛 이름은 《평양률곡녀자고등중학교》)의 학생들이 부른다. 1969년부터 이 학교 음악소조원들이 아동영화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니까 벌써 40년이 넘는다. 2003년 6월 10일에는 아동음악반이 설립되어 전문재능을 더 높인다 한다. 이 학교 졸업생들가운데 군대에 가서도 노래로 활약하는 여성군인들이 있다는 보도들이 가끔 나온다. 의도적으로 재능있는 학생들을 학교에 받아들이는지 아니면 자연스럽게 입학한 학생들 중에서 배양해내는지 모르겠다만, 노래들을 들을 때면 그 수준에 감탄이 나오곤 한다.
 
영화에서 다람쥐는 들쥐로 변장해 활약하고 고슴도치는 위험에 빠지니 밤송이로 가장하는 등 캐릭터에 알맞고 동심에도 어울리는 설정들이 재미있다. 또 물오리는 해군과 공군 역을 겸하여 맡았는데 검은 옷과 모자를 쓰고 까마귀로도 변장하는 등 늘 연락자, 구원자의 자세로 나타난다. 적들의 공격계획이나 수단은 무엇이냐? 정찰병들의 신분이 발견되느냐? 위험에서 벗어나느냐? 이러한 수수께끼들이 관중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 <다람이와 고슴도치>에서 개성있는 자세를 보여주는 족제비대장 [자료사진= 중국시민]
필자는 여러 해 걸쳐 만들어진 여러 부를 한꺼번에 보다나니 조선의 관중들과는 느낌이 달랐을 테고 불만도 적잖이 생겨났다. 1부에서 나온 곰이 뒤에서 새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건 그래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9부에서 정찰병 고슴도치가 희생된 다음 그를 이을 고슴도치 정찰병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허점이라 해야겠다. 제목이 여전히 《다람이와 고슴도치》지만 그 뒤의 영화들에서는 연합부대에서 고슴도치부대장의 지위가 제일 높아 보일 뿐, 고슴도치들의 역할이 애매하다. 15부에서 정찰참모 고슴도치가 나오기에(8부에는 잠깐 얼굴을 드러내는 정찰참모가 있다) 그가 적진에 들어갈 줄 여겼는데 21부까지 보도록 활약하지 않았다. 뒷이야기를 아직 보지 못해 무척 궁금하다.
 
그리고 팔짱을 끼고 거니는 동작이 특징적인 족제비대장(왼쪽 그림)과 지능, 격술, 끈기로 자꾸만 주인공들을 위협하는 들쥐 《물망초》(아래 사진)는 전형적인 《죽지 않는 악당》으로서 이야기를 엮기 위해서는 필수라고 하지만 살아난다는 설정이 어색하게 보일 때도 없지 않다. 하기는 필자야 어린애가 아니니까 동심의 사고법과 감수성을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 <다람이와 고슴도치>에서 주인공들을 괴롭히는 '물망초' [자료사진= 중국시민]
제일 큰 불만이라면 배역들이 이름이 없는 것이다. 조선의 아동영화들에서 사람들은 거의 다 이름을 가지나 동물들은 거의 다 이름이 없다. 《야옹이》, 《멍멍이》, 《꿀꿀이》 따위가 많고 직접 《너구리》, 《곰》으로도 불린다. 한 가지 동물이 한 마리만 나오는 대부분 영화들과 달리 한 가지 동물이 여럿 나오는 《다람이와 고슴도치》에서도 고작 《금빛》, 《금색이》나 《줄다라미》 정도이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의 기억부담을 늘여주고 캐릭터의 특징을 애매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너구리가 《령리한 너구리》에서는 똑똑한 주인공이나 《뿔난 너구리》에서는 어리석다. 그런데 이름이 다 《너구리》이기에 거들려면 꼭 어느 영화의 어느 너구리라고 말해야 한다. 말이 너무 길어지고 부르기도 힘들다.
 
《령리한 너구리》는 국제영화상도 받았다는데, 가령 그 너구리를 인형으로 만들고 판매하고 형상사용을 허용한다고 하자. 《령리한 너구리》라고 부르기는 너무 불편지 않은가? 영화제작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배역들의 형상을 활용해 실리를 거두려면 동물배역들의 인격화를 완전히 실현해야 할 것이다. 디즈니는 미키 마우스와 도날 덕 같이 생김새와 성격이 두드러지고 지어는 목소리마저 다른 쥐나 오리와는 판 다른 배역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 않는가?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는 외국과의 합작이 활발하고 적잖은 디즈니작품들의 기술제작도 청부했다니 외국 만화영화들이 어떻게 관련제품들을 개발해 실리를 올리는지 모를 리 없는데도 왜 이름을 가진 이름난 아동영화 명배역들을 창조하지 않는 지 좀 이해하기 어렵다.

▲ 만화영화<왕후심청>(2005) 포스터
2000년 8월 12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국언론사대표단 성원들을 만났을 때, 누군가 북의 만화영화제작과 컴퓨터소프트웨어수준이 세계적이어서 이 분야에서 다른 나라와 합작하여 해외에 진출하면 돈을 많이 벌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니, 김 위원장은 웃으면서 북과 남이 이 분야에서 합작하면 우리가 50을 가지고 남이 50을 가지는것으로 돈이 다 우리 땅에 떨어지게 되는데 우리가 무엇 때문에 다른 나라와 합작하겠는가고 응했다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구체적인 성과는 있는 것 같지 않다. 
 
남북이 공동으로 제작하고, 2005년에 공동 개봉했다는 《왕후 심청》(왼쪽 그림)은 관련보도들을 보면 사실 재미동포 넬슨 신 감독이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sek)와 손잡은 모양이다. 2003년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특별상 수상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의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수상하고, 초청되었다는데, 경제적으로 성공했는지는 자료를 찾지 못했다.
 
필자는 직접 보지 못해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단 관련뉴스들을 통해 캐릭터들이 많이 변했음을 알 수 있었다. 넬슨 신 감독은 《자신의 삶에 수동적이었던 원작의 심청과는 달리 당당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어 <얼짱>, <몸짱>, <맘짱>으로 그렸다》고 설명했다니까, 디즈니에서 10년 전에 찍은 《뮬란》이 연상되었다. 딸이 아버지 대신 군대에 가느라고 남장을 하여 12년이나 싸웠다는 옛이야기를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고치다보니 인물들의 성격과 대사가 이상하고 볼 재미가 덜했었다. 《왕후 심청》도 정설을 뒤집었으나 공동제작과 상영을 통해 남과 북, 해외동포들이 이해는 깊어지리라 믿는다.
 
《뮬란》같이 보면서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와는 달리 조선만화영화들을 볼 때는 자연스레 감동되곤 한다. 《다람이와 고슴도치》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감동된 장면은 9부의 고슴도치가 희생되는 대목이었다. 
 

▲ <다람이와 고슴도치>에서 고슴도치가 비행기를 수평으로부터 수직으로 돌려 날개를 거의 수직으로 하여 문틈으로 들어가 폭발을 일으켜 자폭하는 장면 [자료사진= 중국시민]
고슴도치가 불붙는 비행기를 몰고 특수무기로 달려드는데, 얼음포들이 창고로 들어가고 문이 닫기기 시작한다. 여기서 아동영화다운 변화가 일어난다. 고슴도치는 비행기를 수평으로부터 수직으로 돌려 날개를 거의 수직으로 하여 문틈으로 들어가 폭발을 일으킨다.(왼쪽 그림) 북쪽 사람들이 즐겨 강조하는 《자폭정신》의 발현이었다. 어린이들은 전쟁에서 실제로 몸으로 화구를 막은 이수복(1933~1951)을 비롯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이런 영화들을 통해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자폭정신》을 익혀나갈 것이다.
 
세뇌다, 너무 끔찍하다, 자살테러용 《인간작탄》과 뭐 다른가? 이런 반발이 나올 수도 있겠다.
그런데 자본주의사회에서 만들어지는 어린이 주제 만화나 영화들은 정말 마음 놓고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2009년에 저자 우스이 쇼시토(臼井仪人, 1958~2009)가 죽어 화제를 만들었던 《크레용 신쨩(한국제목 <짱구는 못 말려>)》같이 유치원 꼬맹이가 성에 대해 눈을 뜨고 군침을 질질 흘리는 모양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겠다. 성인들의 나쁜 모습을 어린이화한 것들이 좋은가?
 
아동영화가 생겨난 다음 차차 배역들의 성인화가 이루어졌는데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육체적(성욕이나 향락방식과 수단)면으로 많이 나가고 사회주의사회에서는 정신적면으로 많이 어른을 닮아간다. 꼭 어느 편이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만, 여러 부류의 아동영화, 만화영화들을 꽤나 보아온 필자로서는 자본주의만화영화들은 짜릿한 육체적자극을 주는 경우가 많고(고양이와 쥐가 끝없는 추격전을 벌리는 《톰과 젤리》가 전형이다) 사회주의만화영화들은 깊은 정신적감동을 주는 경우가 많음을 느낀다. 
 
▲ 북 만화영화 <다람이와 고슴도치>의 주요 캐릭터인 족제비의 초기부터의 모습 [자료사진= 중국시민]
이는 아마 인간이나 동물의 악한 면, 나쁜 면을 강조하느냐 아니면 착한 면을 강조하느냐의 차이에서 나온다고 보인다. 개인적으로 미국영화들에서 디즈니 작품들은 좋아하고 일본의 만화영화들은 좋아하지 않으며(《총명한 잇뀨》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 때에도 세계 여러 나라 여러 민족의 똑똑한 사람 이야기를 몽땅 잇뀨라는 인물에게 끌어다 붙이는 수법이 딱 싫었다) 한국만화영화는 많이 보지 못해 특별한 인상이 없다. 그리고 조선의 아동영화들은 아주 좋아한다.
 
물론 필자야 중국 아동영화들을 제일 많이 보았고 《천궁을 크게 소란(大闹天宫)》이나 《나타가 바다를 소란(哪吒闹海)》같은 장편과 《교만한 장군(骄傲的将军)》같은 단편영화들은 두고두고 음미할 걸작이라고 본다. 옛날에는 영화관에 가보거나 텔레비전으로 보았지만 지금은 dvd나 컴퓨터를 통해 볼 수 있다. 그런데 걸작들이 거의 다 《개혁개방》 전에나온 점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베이징대학의 학자 쿵칭뚱(孔慶東)은 2009년 5월에 쓴 글 《축구는 보배(足球是寶)》라는 글을 인터넷에서 보았다.
 
《최근에 그림영화계의 친구와 함께 고전그림영화 《초원의 꼬마영웅자매(草原英雄小姐妹)》, 《엉터리와 싫어(沒頭腦和不高興)》, 《인삼아기(人參娃娃)》 등을 보면서 4, 50년 전의 중국 그림영화수준이 세계 일류였다고, 뒷날의 미국, 일본보다 다 높다고 찬탄했다. 모든 세부들이 다 그처럼 아름답고 진지하게 그려졌고, 절주가 유창하며 분위기가 유머러스하고 높은 그림기능과 넓은 예술시야가 결합되었다. 내가 중국의 지금 화가들도 수준이 낮지 않은데 왜 퇴보가 이렇게 심하냐고 말했더니, 친구는 <주로 그때 경제조건이 좋았기 때문일세.>라고 대답했다.
 
<경제조건이 좋았다구? 지금 경제조건이 몇십 년 전보다 훨씬 높아졌네!> 나의 말에 친구가 대꾸하기를 <자넨 몰라! 지금 만화를 그리는 사람들은 다 돈을 벌어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에 바빠 생활이 안정되지 못했으니 경제조건이 어디 좋은가? 예전의 생활이 얼마나 안정되었던가. 입을 걱정 먹을 시름이 없고 만사에 신경 쓸 필요가 없겠다, 수량을 완수해야 할 임무가 없고 상업화, 시장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다보다 정교하기를 추구하면서 이처럼 많은 정품들을 만들어냈던 거네. 자네 좀 보라구, 옷자락 하나하나, 빗방울 하나하나 모두 꽃을 수놓듯이 다듬었으니 아름답지 않을 리 있는가? 지금? 인터넷에 올라가 대충 카피해서 내놓는다니까. 미국과 일본마저 다 이렇게 해먹으니, 지금 어디 예술이 있는가?>
 
내가 궁리해보니 과연 이치가 그러했다. gdp의 안개를 벗겨보면 지금의 생활은 사실 예전보다 훨씬 못하다. 나는 날마다 10여 시간을 일하는 바, 오락, 휴식, 단련할 1시간 마저 없다……(最近與動漫界朋友一起重看經典動畫片《草原英雄小姐妹》、《沒頭腦和不高興》、《人參娃娃》等,贊歎四五十年前中國的動畫水平就是世界一流的,比後來美國日本的都高。每一個細部都畫得那麼精美認真,節奏的流暢,氣氛的幽默,深厚的繪畫功底結合著寬廣的藝術視野。我說,中國現在的畫家水平也不低呀,爲什麼現在退步這麼大呢?朋友說:“主要是那時候經濟條件好。”我說:“經濟條件好?現在的經濟條件可比幾十年前提高多啦!”
 
朋友說:“你不懂!現在這些搞漫畫的都忙著掙錢養家,生活不穩定,經濟條件哪兒好?過去生活多麼穩定,衣食無憂,萬事不用擔心,沒有數量的任務,沒有商業化市場化,才能精益求精地搞出這麼多精品,你看每一個衣角,每一個雨滴,都畫得跟繡花似的,能不美嗎?現在?給你到網上胡亂一拷貝,連美國日本也是這麼幹的,現在哪兒有藝術啊?”
 
我一琢磨,是這麼個理兒。破除gdp的迷霧,現在的生活其實比過去差多了。我每天工作十幾個小時,連一個小時的娛樂休息健身時間都沒有……)》
 
일가의 설이라고 해야겠다만 치고 박는 외국만화영화들이 중국시장을 차지해버린 현실을 돌이켜볼 때, 더욱이 일본의 숱한 만화영화들은 기술제작부분을 중국에서 진행한다는 소식들을 볼 때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안정된 환경이 정품 만화영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단 판매의식도 갖고 전문 판매(마케팅)을 담당한 인재들이 제작초기부터 개입하면 실리가 더 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 <다람이와 고슴도치> 16부에서 금색이가 줄다람이를 먼저 화재장소에서 내보내는 장면 [자료사진= 중국시민]
《조선신보》의 2006년 보도에 의하면 1997년부터 후속편의 영화문학을 쓴 김화성은 작품이 큰 인기를 끄는 비결과 관련, 《만나는 사람마다 한결같이 자신보다 먼저 남을 위해주는 주인공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며 《남을 위해 자기를 아낄 줄 모르는(희생하는) 우리 나라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필자의 경우에도 정찰병들이 적구에서 만나거나 위험에 빠졌을 때 앞다투어 상대방을 안전한 곳으로 보내려는 장면(위 그림)들이 눈물샘을 자극하곤 했다.
 
4. 26아동영화촬영소의 조상철 예술담당 부총장은 이 작품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조국애와 동무를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자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한다. 그는 또 《일부 사람들이 이 작품이 현재의 조ㆍ미 대결전을 간접적으로 형상한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데 결코 그런 것은 아니다》고 해석하면서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가르치는 작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다.
 
족제비가 다람쥐와 고슴도치들보다 덩치가 훨씬 크니 《일부 사람》들이 과분한 상상력을 발휘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더 기발하게 상상한 사람들도 있었다. 남쪽의 어느 사이트에서 본 내용이다. 북쪽의 만화영화들이 《애국심(소년장수, 무지개성에 깃든 전설), 충성심(범을 타고 온 소년), 효성심(산삼꽃), 적개심(까치와 여우, 다람이와 고슴도치), 집단주의(제일 큰 힘, 개미와 꿀차), 전쟁의욕(소년과 어영대장, 용감한 벌꿀)》을 고취한다고 판단한 다음 구체적으로 《다람이와 고슴도치》를 평했다.
 
《만화영화의 줄거리는 다람이(다람쥐)와 고슴도치 등이 한편이 되어 꽃동산을 지배하려는 족제비와 쥐 등 ‘원수’와 싸운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만화에 등장하는 배경과 인물에는 숨겨진 의미가 있다.

1. 주인공들(다람쥐 형제)이 사는 평온한 꽃동산은 바로 북한을 의미한다.
2. 꽃동산을 침략한 악당 족제비와 늑대는 미국, 그리고 그외 강국을 의미한다.
3. 어두운 굴 속에서 굶주림에 찌들어 살며, 악의 인물인 늑대와 족제비들에 빌붙고 나중에는 앞자비가 되는 생쥐들은 남한을 의미한다.
권선징악의 단순한 내용과 친숙한 캐릭터 구성으로 만화영화에 눈을 땔수없게 만들지만 이면에 숨겨진 왜곡된 진실로 하여금 북한 어린아이들이 그것을 받아들이도록 세뇌되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 <다람이와 고슴도치> 1부에서 술에 취한 곰을 금빛다람이가 깨우는 장면 [자료사진= 중국시민]
《다람이와 고슴도치》에는 《늑대》가 등장하지 않는다. 다람쥐들은 《형제》사이가 아니다. 물망초와 그의 꼬봉들이 싸움에서 밀려 늘 굴에 쫓겨가기는 하지만 《어두운 굴》이 사는 곳은 아니고 게걸스럽게 먹이싸움을 벌이지만 《굶주림에 찌들어》 산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그들보다 훨씬 수량이 많은 들쥐들은 훨씬 나은 생활을 한다. 영화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내린 결론들이 맞을 수 있을까? 예전의 어느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인들은 들쥐와 같다》는 망언을 하지 않았더라면 위의 그 한국인이 《생쥐-남한 의미》라는 연상을 했을까? 괜한 자아비하심리가 《왜곡된 진실》을 운운하는 이상한 주장을 낳았다고 보인다. 
 
그 사고방식대로 추리(?)한다면 1부에서 술에 취한 곰에게 크게 실망한 금빛다람이(왼쪽 그림)가 《이런 술도깨비를 믿은 내가 잘못이였지.》라고 뉘우치는 대목을 분석해보면 곰은 덩치 크고 술을 잘 마시는 소련을 의미한단 말인가?
 
한국에 《영화는 영화다》라는 영화가 있었다. 아동영화에 대해서 《아동영화는 아동영화다》라고 말해야겠다.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어진 영화를 다 본 다음 이러쿵저러쿵한다면 말다리 하나 다 막고 무슨 냄새 난다는 경우와 비슷하지 않겠는가?(2010년 1월 16일)
 

첨부자료 3종:
 
01: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 유명한 만화영화 창작기지이다. 주요하게 과학교육내용의 각종 만화영화, 아동만화영화를 촬영하여 해외에 명성을 날리고있다.
 
이 촬영소는 1957년 9월에 설립되였고 영화촬영은 자동화와 전자계산기화를 실현했다. 첫 아동영화 《금도끼와 쇠도끼》를 만들어서부터 2006년 현재까지 1, 500여편의 아동영화들을 만들어냈는바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소년장수》, 《령리한 너구리》, 《다람이와 고슴도치》 등 수십부짜리 련속편영화들과 《나비와 수탉》,《우쭐대던 수탉》등 단편영화들이 있다.
 
이 촬영소가 제작한 조선아동영화 《날개달린 룡마》(1, 2부), 《령리한 너구리》 제30부 《너구리의 빈 화분》은 벌가리아 와르나아동영화축전과 일본 히로시마아동영화축전에서 축전상을 받은바 있다.
 
이 촬영소는 1985년부터 프랑스, 일본, 뽈스까, 이딸리아 등 나라와 함께 제작하거나 도급맡아 아동만화를 제작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합작품들로는 《간다하르》, 《삐쁘와 엘리꿀》(1~134부), 《사자왕 씸바》(1~100부), 《뽀까 혼다스》(26부작), 《뉴욕에서의 크리스마스》(26부작) 그리고 장편만화영화인 《타이태니크호의 전설》, 《공룡왕자 라칼》, 《피불헬고모험기》130집, 《흡혈귀 이을니스트》104집, 《비참한 세계》26집 등이 있다.이 촬영소는 일찍 가나 만화영화텔레비 시장과 아나시 만화영화 시장에 참가했으며 합작과 도급업무를 적극 전개하고있다. 례를 들면 화면구도, 원도면, 주사촬영, 콤퓨터 색갈설계(인물, 배경), 화면구도로부터 35mm인 필름 촬영 등 각 공정의 완성이다.
이 촬영소는 세계 각 나라와 함께 업무련계를 맺고 광범한 교류와 합작을 진행하려 한다.
 
02: 《다람이와 고슴도치》 주제가
 
철벽의 동산 꾸려나가자
작사 김준옥
작곡 김명희
행진조로
 
용감하고 슬기로운 꽃동산의 동무야
모두 모두 함께 뭉쳐 우리 동산 지키자
사나운 원쑤가 덤벼들어도
우리 힘 지혜로 무찔러나갈
철벽의 동산 꾸려나가자
봄이 오면 온갖 새들 노래하는 꽃동산
가을이면 황금이삭 무르익는 꽃동산
우리의 행복을 노리는 원쑤
우리 힘 지혜로 무찔러나갈
철벽의 동산 꾸려나가자
용감하고 슬기로운 꽃동산의 동무야
훈련으로 다진 용맹 떨칠 때는 왔고나
복수의 총창을 비껴들고서
원쑤를 맞받아 돌진해가자
돌격의 나팔 높이 울려라
 
03: 《다람이와 고슴도치》 일부분 줄거리 소개
 
1977년부터 1982년까지 1~4부가 제작되었고 후속편을 더 만들어 달라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쇄도해 1997년부터 2005년까지 5~26부를 만들어 방영하고 끝낼 예정이었으나 계속 속편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있어 2006년에는 52부까지 제작할 계획을 세웠다 한다.
필자가 본 1~21부의 줄거리를 소개한다.
 
1부 다람이가 찾은 교훈; 금빛다람이를 비롯한 다람쥐들은 닭들이 족제비무리의 습격을 받는 모습을 보고 굴을 파려다가 이웃마을의 곰이 큰 소리를 치는걸 믿고 방어시설건설을 포기하고 밤만 거둬들여 풍년잔치를 벌인다. 그런데 족제비들이 습격해왔을 때 곰이 술에 취하는 바람에 다람쥐마을은 손실을 보고 금빛다람이는 족제비들에게 잡힌다. 길에서 이웃마을의 고슴도치와 물오리들의 도움을 받아 탈출한 금빛다람이는 자신을 뉘우치고 꽃동산을 지키는 길에 나선다. (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 아동영화창작단 1977년)
 
2부 족제비네 소굴에서; 고슴도치, 다람쥐, 물오리들은 꽃동산을 지키는 련합부대를 이룬다. 족제비가 다람쥐와 비슷한 큰들쥐를 꽃동산에 파견하나 잡힌다. 줄다람이가 큰들쥐로 변장하고 고슴도치정찰병과 함께 족제비들의 소굴에 들어가 《두더지작전》비밀을 탐지한다. 그런데 줄다람이는 정보를 알아내고 꽃동산에 전하기 위해 무전기를 찾으러 가다가 그만 족제비무리의 수색대장에게 잡힌다.
 
3부 다람이의 복수전; 줄다람이는 고슴도치의 구원을 받아 위험에서 벗어난다. 그러나 족제비와 들쥐들의 추격을 받게 되니 부상당한 고슴도치를 부대로 돌려보내고 자신은 적진에 남는다. 줄다람이로부터 받은 정보에 기초하여 다람이와 고슴도치, 물오리부대는 족제비소굴에 심대한 타격을 준다. 줄다람이는 족제비대장을 옥천강물에 처넣은 다음 부대로 돌아온다.
 
4부 정찰병 금색다람이; 옥천강전투에서 참패한 족제비무리는 돌박산에 갔다. 한무리는 참모장의 지휘아래 박쥐굴에 들어박혀 《특수작전》을 꾸민다. 이듬해 겨울에 금색다람이와 줄다람이는 패잔병으로 가장하고 족제비참모장부대에 침투한다. 금색다람이는 목숨을 건지고 독버섯골에 들어박혀있는 족제비참모장의 음모를 거꾸로 이용하여 족제비대장의 《생명의 은인》으로 되며 신임을 얻어 경비소대장으로 임명된다.
 
5부 끝나지 않은 싸움; 꽃동산에서는 다른 동산들과 함께 화목을 도모하는 꽃동산축전을 벌인다. 외진 섬으로 쫓겨가 오랫동안 잠잠하던 족제비대장이 축전에 참가시켜달라고 청한다. 적진에서 경호대장으로 일하는 금색다람이는 음모를 알아내지만 족제비대장이 새로운 음모를 꾸미는 걸 알고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여긴다.
 
6부 금색이가 날린 전파; 정찰병 금색다람이는 특공대원 《들쥐 6호》를 추격해 그와 특공대일당이 축전을 파괴하려는 음모를 알아내나 자신은 위험에 빠진다. 힘들게 탈출한 그는 비행기를 탈취해 드디어 전파를 날린다. 《들쥐 6호》가 가짜 족제비대장을 죽여 꽃동산에 죄명을 들씌우려는 순간에 영화가 끝난다.
 
7부 독거미굴의 비밀; 《들쥐 6호》가 체포되어 음모가 파탄나니 족제비대장은 홧김에 쓰러져버린다. 이 기회를 이용해 참모장에게 붙은 《독거미굴》의 무리들이 대장을 죽이려 한다. 금색다람이는 고슴도치 정찰병의 도움을 받아 적들이 서로 싸우도록 한다.
 
8부 돌산으로 날아간 특사; 또다시 족제비대장의 목숨을 구해 그의 특사자격으로 돌산에 들어간 금색다람이는 꽃동산을 노리는 특수무기의 비밀을 알아낸다
 
9부 고슴도치의 위훈; 용감한 고슴도치정찰병은 돌산에서 맹활약하다가 특수무기를 하늘로 날려 보낸다.
 
10부 돌산에서의 격전; 물망초에 의해 신분이 드러난 금색다람이는 참모장-돌산대장에게 잡혔다가 꽃동산에 박힌 《독가시》라는 간첩망이 있음을 알게 된다. 돌산대장부대에 잠복해 두더지포련대장으로 된 줄다람이의 지원을 받아 몸을 뺀 그는 적들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돌산대장을 생포한다.
 
11부 검은 열쇠; 돌산대장을 잡아온 공로로 족제비대장의 특별보좌관이 된 금색다람이는 돌산대장이 물망초의 습격으로 죽는 바람에 꽃동산에 박혀있는 간첩망의 비밀을 알아내기 어려워졌다. 하여 돌산대장이 갖고 있던 열쇠를 지니고 돌산의 별장으로 떠난다.
 
12부 위험한 적수; 금색다람이는 비밀문건을 탈취하기 위해 외눈특무대장을 비롯한 위험한 적수들과 거듭 치렬한 싸움을 벌린다.
 
13부 비밀문건;  금색다람이가 족제비대장의 명령으로 박쥐섬에 가게 되는데, 독수리부대에 가서 숨어있던 외눈특무대장이 독수리들을 보내여 습격하는 바람에 위험에 빠진다. 그는 두더지포련대장 줄다람이와 물오리의 도움으로 위험에서 벗어나고 비밀문건은 무전으로 본부에 전해진다.
 
14부 적후에서의 한 순간; 줄다람이가 일시적인 성공에 도취되여 경각성을 푸는 바람에 련락을 왔던 물오리가 물망초 등에게 잡힌다. 줄다람이가 급히 구하러 오나 물오리는 수류탄을 터뜨리고 적수와 함께 물에 가라앉는다. 줄다람이는 큰 교훈을 얻게 된다.
 
15부 흰눈작전; 족제비대장은 외눈특무대장을 토끼동산에 보내 내부간첩과 접선해 비밀정보를 가져오게 하면서, 줄다람이도 가서 감시하게 한다. 줄다람이는 정보를 갖고 달아나는 특무대장을 쏴죽인 다음 자기의 팔에 총을 쏘아 상처를 입히고 다시 적굴로 간다.
 
16부 흰눈작전은 계속된다; 물망초와 외귀파리에게 납치되어 위험에 처했던 줄다람이가 마침내 금색다람이에 의해 구원된다.
 
17부 《방울꽃》은 보고한다; 무서운 위력을 가진 특수포탄 발사기지가 새우섬에 있다는것을 알아낸 줄다람이(대호 《방울꽃》)는 한 몸의 위험을 무릅쓰고 본부에 연락한다.
 
18부 파도를 헤치고; 줄다람이는 돌섬에서 검은 족제비의 흉계를 짓부시고 물망초와 외귀파리까지 사로잡는다. 그다음 물오리들의 도움을 받아 적수들을 물리치고 포로들을 족제비대장에게로 끌어간다.
 
19부 무서운 음모; 족제비대장은 줄다람이를 믿어주고 검은 족제비와 물망초, 외귀파리를 총살하지만 그것은 연극에 불과했다. 그는 검은 족제비 등을 특공대와 함께 꽃동산에 들여보내 레이다기지를 파괴시키려 한다. 금색다람이는 뒤늦게 비밀을 발견하고 본부에 보고한다.
 
20부 밤하늘에 울린 폭음; 정찰병 물오리는 게사니로 가장해 검은 족제비 일행속에 들어가 활동하다가 적들의 음모를 알아내고 한몸을 바쳐 기지를 지켜낸다.
 
21부 원쑤는 살아있다; 꽃동산을 습격하는 작전이 실패하여 화병이 나서 병원에 입원한 족제비대장은 검은 족제비 등에 의해 랍치된다. 족제비대장의 비밀무기인 《철갑상어》를 알아내기 위해 금색다람이와 줄다람이는 족제비대장을 구원한다.
 
이밖에 2006년에 27, 28, 29, 30부가 나왔다는데 주인공 밤색이가 평화적 기분에 사로잡혀 군사를 외면하다가 두더지박사 사건을 계기로 군사 중시의 필연성을 절감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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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영화는 아동영화다

[통일문화 만들어가며](06) 북 만화영화 '다람이와 고슴도치'

중국시민 | 기사입력 2010/01/16 [2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