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아버지 의 수표》 (5)
주체108(2019)년 출판정작 칠판앞에 서니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그러나 자기의 공부하는 모습을
진영이는 정신을 가다듬고 지시봉을 전자칠판에 가져갔습니다.
지시봉이 풍선에 닿을 때마다 우로 올라가 퐁퐁 터치며 단어들이 답을 맞추었습니다.
《<언제나 글자는 ㅁ모양으로 크지도 작지도 않게 중심에 놓이게 써야 합니다.> 어떻습니까? 맞습니까?》
《예.》
아이들은 합창하듯 큰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예. 잘 찾았습니다.》
진영이는
(야!
진영이는
미송이가 부러운듯 슬며시 진영이를 바라보았습니다.
이윽고 수업을 끝마치는 전자음악의 은은한 선률이 창문가에 울렸습니다.
《
아이들은
원아들을 정겹게 바라보시던
《진영이랑 미송이랑 그새 키가 훌쩍 컸구나.》
《
진영이는 기쁨에 넘치여 또다시 불렀습니다.
정말 꿈만 같은 일이였습니다. 오늘이면 오실가 래일이면 오실가 손꼽아 기다려온
미송이앞에 이르신
《학습장이 마음에 드느냐?》
《예. 뚜껑도 곱게 만들고 글씨도 곱게 써집니다.》
《미송이가 글을 곱게 쓰는구나. 잘 썼어.》
등을 다정하게 두드려주시는
(어때? 넌 흉을 봤지만
진영이는 미송이가 이렇게 뻐기는것만 같았습니다.
그럴만도 했습니다.
방학전까지만 해도 미송이의 글씨는 진영이보다 곱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겨울방학의 어느날 미송이와 함께 국어숙제를 하던 진영이는 미송이가 지은 짧은 글을 보고 킥 웃었습니다. 자기의 희망을 가지고 짧은 글을 지으라는 문제였는데 이렇게 지었던것입니다.
《나는 공부를 잘하여 인민대학습당처럼 크고 멋진 집을 짓는 건축가가 되겠습니다.》
《왜 웃니?》
미송이가 발끈해서 물었습니다.
《글씨하구 내용하구 맞지 않는단 말이야. 건축가가 되려면 아무거나 다 곱게 하는 버릇을 붙여야 해. 한데 넌 글씨부터 찌글찌글하거던.》
그 찌글찌글한 글씨를 자기 얼굴에 나타내느라 그는 일부러 얼굴을 우습강스럽게 찡그려보였습니다. 그리고는 《습》자를 가리키며 시까슬렀습니다.
《이 <습> 자를 보렴. 찌그러진 곰네 집모양같애. 이다음에 네가 짓는 집도 이 <습> 자처럼 자빠지면 어쩌겠니?》
미송이는 자기 글씨를 만화영화에 나오는 게으른 곰네 집과 비유하는 말에 약이 올랐습니다. 그러나 숨만 쌕쌕 몰아쉴뿐 아무 말도 할수 없었습니다. 진영이의 말이 사실이였으니까요.
《그러게 내용을 다시 쓰란 말이야. 암만 그래두 넌 나보담 곱게 쓰지 못해. 참, 너두 아예 나처럼 비행사가 되겠다고 쓰려마.》
《흥, 너무 깔보지 마. 나도 글씨를 곱게 쓸수 있어.》
《힝, 꽝포.》
《정말이야.》
《좋아, 두고보겠다. 내 마음에 들게 쓰면 운동장 열바퀴 돌겠다.》
《아니, 이마에 손가락총 열번 쏴줄테야.》
그런데 정말 미송이의 글씨가 방학동안에 휘딱 달라질줄은 몰랐습니다.
바로 그 글씨를
진영이는 속이 상했습니다.
미송이는 저도 모르게 《아.》하고 새여나오는 가느다란 소리를 얼른 삼켰습니다.
진영이의 얼굴은 활딱 달아올랐습니다. 미송이가 일부러 자기를 골탕먹이는것만 같아 찔 흘겨보았습니다.
미송이의 학습장을 보시던
《음‐ 진영인 미송이한테 의견이 있는 모양이지?》
《
《그래, 진영이가 왜 그러는것 같으냐?》
그러나 미송이는 정작 말을 떼지 못하고 도톰한 입술만 감빨았습니다.
《그래도 동무의 체면을 지켜주고싶은게로구만.》
진영이는 달아오른 얼굴우에 드리운 앞머리칼을 꼬집어 내리쓸었습니다.
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