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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아버지의 수표》 (2)
  주체108(2019)년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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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한 해는 하늘에 붉은 노을을 펼치며 차창을 불그스레 물들였습니다. 아침부터 불어치던 찬바람은 뜸해지고 날씨는 아늑해졌습니다. 하늘땅을 물든 노을이 1월의 찬바람도 포근히 덥혀주는듯싶었습니다.
  차는 어느덧 미림다리를 건너 도로를 달리고있었습니다.
  차에는 지방현지지도를 마치시고 평양으로 돌아오시는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타고계시였습니다.
  원수님께서는 차창밖으로 줄지어 늘어서있는 아빠트들을 바라보시였습니다.
  별안간 아빠트주택지구에 꾸려놓은 아동공원쪽에서 와와 환성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원수님께서는 그쪽을 유심히 바라보시였습니다.
  아동공원옆에 있는 공지쪽에서 한창 로라스케트경기가 진행되고있었습니다.
  결승선을 향해 제비처럼 달리는 아이들, 팔을 흔들고 발을 구르며 응원하는 아이들.
  부모들인듯 울바자처럼 둘러선 어른들도 응원에 열을 올리고있었습니다.
  원수님께서는 결승선에 들어선 아이들을 붙잡고 기뻐하기도 하고 아이들을 목마에 태우고 빙그르르 돌아가는 부모들의 모습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시였습니다.
  《오늘은 휴식일이니 자식들의 경기를 보러 부모들도 많이 온 모양입니다.》
  원수님께서는 함께 차에 타고있는 한 간부선생님쪽으로 돌아보시였습니다. 교육부문 사업을 맡아보는 간부선생님경애하는 원수님을 모시고 지방의 교육사업을 료해하고 돌아오는 일군이였습니다.
  《예, 아이들도 부모들앞에선 제 솜씨를 뽐내길 좋아하는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제 손녀애도 무슨 경기를 하면 함께 가자고 졸라대군 합니다.》
  《참, 부부장동무는 아들부부가 외국에 나가있어 손녀를 데리고있다던데 손녀가 공부하는 학교에 가보군 합니까?》
  간부선생님은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말씀올렸습니다.
  《아버지, 어머니와 떨어져있는 손녀애를 생각해서인지 왼심은 쓰면서도 시간을 내지 못해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학부형회의할 때나 체육경기할 때면 할머니하고 가군 합니다.》
  원수님께서는 가볍게 웃으시였습니다.
  《그러다 손녀애한테 원망을 사겠습니다. 이제는 손녀애의 학부형이 된셈인데 부부장동무가 그 부문사업을 보는것만큼 손녀애를 위해서도 그렇고 사업을 위해서도 자주 나가보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원수님께서는 말없이 생각에 잠기시였습니다. 오늘따라 원아들의 모습이 눈앞에 방불히 떠오르시였습니다.
  평양애육원에 찾아가시였을 때 설맞이공연을 보아주시였던 원아들…
  (그때 진영이가 독연을 잘했지. 그리고 미송인 시랑송, 주현인 독창, 문철인 또 그림을 얼마나 잘 그리구, 정선이 붓글두 얼마나 멋있었던가.)
  그 애들도 친부모와 같은 정으로 품들여 키우면 앞으로 훌륭한 인재로 자라날수 있는 재간둥이들이였습니다.
  (이제는 그 애들이 초등학원에 올라왔을텐데. 어떻게 지내고있는지.)
  초등, 중등교육시기는 아이들의 인격이 형성되는 시기이기때문에 원아들에게 신발을 잘 신기는것이 중요하였습니다. 그래서 여러차례에 걸쳐 원아들이 그날 학습과 생활에서 느낀 점을 꼭꼭 일기에 쓰도록 학원들에서 요구성을 높이고 지도를 잘하도록 하시였던것입니다.
  원수님께서는 미림승마구락부가 자리잡은 미림벌 한쪽끝으로 눈길을 돌리시였습니다.
  새로 개건되는 평양초등학원의 새파란 옷을 입은 멋쟁이모습이 멀리 바라보였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시느라니 지난해 여름 평양중등학원을 찾으시였을 때 원아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러 학원에 와보시겠다고 학원일군들과 하신 약속이 다시금 떠오르시였습니다.
  어느덧 학원쪽으로 들어가는 갈림길에 이르시자 원수님께서는 차를 세우라고 이르시였습니다.
  그러시고는 평양초등학원쪽을 이윽토록 바라보시였습니다.
  《며칠전에 평양초등학원개건공사가 거의 끝나간다는 보고를 받고 나가보고싶었는데 잠간이라도 들려보고싶습니다.》
  간부선생님은 가슴이 뜨거워올랐습니다.
  온 나라를 찾으시는 그 바쁜 속에서도 언제나 원아들 생각으로 마음쓰시는 원수님이시였습니다.
  하지만 간부선생님은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였습니다.
  지금 평양에서는 려명거리건설을 태양절전으로 완공하기 위한 중요한 회의가 원수님을 기다리고있었습니다. 그때문에 현지지도를 마치시는 길로 잠시 쉬지도 못하시고 평양으로 돌아오시는 길이였습니다.
  생각에 잠기시였던 원수님께서는 그 어떤 결심을 내리신듯 말씀하시였습니다.
  《아무래도 이렇게 지나가는 길에 들려서는 안될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냥 갑시다. 평양초등학원에는 품을 놓고 시간을 내서 가보겠습니다.》
  승용차는 다시 시내를 향하여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