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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2)2023.10.25.

이런 삶을 사는 것은 이제 지긋지긋하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삶은 아마 망한 결과가 예정되어 있을 것이다. 내가 동급생을 찔렀는데 그 이유는 알 수 없고, 친구들은 이전부터 내가 자신들을 괴롭혀 왔다고 말했으니 상담에 있었던 사람들은 나를 용서할 가치는 조금도 없는 뉴스에서만 볼 수 있었던 사이코패스로 보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이어진다면, 나는 정학이나, 퇴학을 먹거나, 최악으로서는 정신병원에 갇히는 신세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내가 매우 불리한 상황이었다. 나는 어떻게 살아갈지가 문제가 아닌 이제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날 것이냐에 초점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오히려 내가 가해자가 되어 나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사과를 하면 기회를 주겠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진짜로 될 리가 없는 일이었다. 되더라도 나는 하기 싫었다. 내가 사는 데에 그놈들이 얼마나 많은 부분을 갉아먹었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그런데 사과를 한다면 나는 이미 내가 아닌 것이다. 그렇게 나는 생각에 잠길 때였다. 눈이 스르륵 감기면서 잠에 들어 버렸다. 그리고 나는 꿈이라는 세계 속에서 홀로 가만히 누워 있었다. "저기요!" "...." "저기요! 왕 다진 씨!" "...? 네?" 나는 갑자기 내 이름을 호명하는 소리에 어디서 나를 부르는 것인지 주변을 둘러보았다. 내 꿈 속은 우주와도 같은 광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진한 푸른색을 띄는 공간에 작은 불똥들이 타닥 타닥 튀고 있었다. 처음 보는 광경 사이로 움직이는 정체 모를 형체를 볼 수 있었다. "네, 그쪽이에요." 나는 그것이 뭔지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이것이 꿈이라기 보다는 좀 다른 개념처럼 보였다. 내가 볼 수도 없을 만큼 그것의 주변에는 전부 어둠들이 감싸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의아해하는 시선을 무시하고 그것은 말을 이어나갔다. "이번 생은 망하였다고 생각하는 왕따, 왕 다진 씨 맞으시죠?" 나에게 뼈를 때리는 말을 시작으로 그것은 말을 이어나갔다. "아무튼 당신의 망상 아니, 바람을 들어주라는 명령이 떨어졌어요." "네? 누구를 말하는 건지?" "당연히 신 님이죠." "네? 신이란 게 정말 있는 거였나요?" "네, 당연하죠. 언제나 지켜보고 계신답니다." 나는 조금 새로운 것을 알게 된 기분이었다. 신이라는 것은 없다고 믿은 지 한참인데 말이다. '만약 신이 있었다면 나는 왕따를 당하지 않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이미 신이라는 존재가 없다고 판단하였었다. 하지만, 이제서야 나를 도와준다는 말을 들으니 나는 안 믿기도, 그렇다고 믿기도 힘들게 느껴졌다. 나는 한 번 내 모든 것을 말해 보았다. 내가 겪은 악몽과도 같던 일들, 그 전부를 말이다. 그 말을 거의 3시간 정도 한 것 같았다. 하나하나 자세히 들은 그것의 말은 내 생각과는 다르게 매우 냉정하였다. "그건.... 너가 노력을 하지 않아서 잖아." "ㅁ...뭐?" 갑자기 나에게 반말을 하였다. 나는 갑자기 듣는 그것의 반말에 내 일들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여긴다고 느껴져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너가 뭔데.. 너가 뭐라고 나한테 노력을 안 했다니, 내가 잘못했느니 하며 지X이야?! 넌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한테 지껄이는 거잖아! 이 X발놈아!" 내가 하는 말을 들은 놈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너가 잘 모르나 본데, 신 님이 너가 불쌍해서, 가여워서 기회를 준 것 같아? " 그놈의 말은 나에게 엄청난 압박을 주었다. 그리고 입을 열며 나에게 기회를 준 이유를 말하였다. "너가 신 님께 기회를 받은 이유는 너가 불쌍하다는 건 맞아. 근데 X바 너는 너가 하고 있는 잘못을 모르고 있다는 거야. 보통은 그렇다고 기회를 안 줘. 왜, 다른 사람들은 곧 알아낼 것 같거든. 그런데, 너는 그런 기색이 1도 없으니까 기회를 주는 거야." "도대체... 도대체 왜 내가 잘못한 건데? 나는 노력을 했다고! 노력했는데, 실패한 거라고! 그게 왜 내 잘못이야!?" "남들에게 따돌려지거나, 맞는 거는 잘못이 아니야. 그런데 너는 너가 그렇게 처맞고 있는데도 다른 노력을 한 적이 있어? 게임만 하면서 자기 합리화 하는 게 뭐가 노력이야? 이 과대 망상증 가지고 있는 X끼야! 누구한테 너의 감정을 말한 적이 있어?" 나는 그것의 말을 듣고 반박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결정적인 한 방을 때리는 듯한 말을 하였다. "그렇게 원통하고, 분하면 누구에게 말은 해야지 툭하면 남 탓하고, 툭하면 망상이나 해대면서, 다른 사람은 둘째치고 심지어 니 부모한테도 한 번도 말한 적 없이 짜증만 냈으면서 그게 뭐가 노력을 한거야? 뭘 원하든 상대방에게 말해야 상대가 너한테 맞춰주지!!" 나는 그제서야 알았다. 그리고 후회하였다. 나의 부모님에게 라도 말했더라면, 이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을까? "그러니까 기회를 주는 거야. 그러니 잘 먹고 잘 살아봐." 그렇게 나는 그 말을 듣는 끝으로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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