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조직위 13.12 버전 진행할 것 명시
중국팀 조직위 확정 전부터 연습, 한국팀 나중에 제공 받아 뒤늦게 연습
개발사 라이엇게임즈는 텐센트 자회사
업계 "한 국가의 소속 기업이 대회 좌지우지...공정성 해치는 것"

리그오브레전드 항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들이 2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대표 출정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리그오브레전드 항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들이 2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대표 출정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항저우 아시안게임 공식 스포츠 기술 매뉴얼 최종판에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종목을 3개월 전 패치인 13.12 버전으로 진행할 것으로 명시해 불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최신 버전인 13.17 버전으로 대회를 준비한 한국 대표팀이 불리하게 된 것이다.

한국 대표팀이 연습한 13.17 버전은 '스태틱의 단검'의 효율이 가장 높았던 13.12 버전과는 달리 단검의 성능의 하향 조정(너프)됐다. 때문에 13.14 버전 이후의 버전에 적응된 한국 대표팀에 불리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현재 LoL 라이브 서버의 게임 버전은 13.17 버전이다. 다음 주부터 라이브 서버는 13.18 버전이 적용된다. 가장 최근 국내 경기인 2023 월즈 진출 전은 13.14로 진행됐다. 더 늦게 열리는 경기 패치 버전이 오히려 후퇴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2주 뒤 진행하는 롤드컵은 13.19 버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당시에도 이전 패치 버전으로 경기를 진행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진행했던 8.15 패치 버전은 대회와 라이브 서비스 버전의 차이가 약 2주에 불과했다.

13.12 패치가 적용된 클라이언트로 선수단의 연습 환경을 조성한다고 하더라도 스크림 팀도 함께 같은 클라이언트를 마련해야 해 연습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정균 대표팀 감독은 발대식에서 "서머 시즌에서 사용됐던 13.12로 패치가 대회 버전으로 결정되면서 연습 과정서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13.12 패치의 경우 '스태틱의 단검'의 효율이 가장 높던 상황이었다. 게임의 전반적인 운영, 흐름 방식이 가장 최근 진행한 플레이오프 13.14 패치 버전과 큰 차이를 보인다. 

반면 중국은 오래전부터 합숙에 들어가서 해당 패치로 계속 연습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프로팀인 LNG의 전 코치 '씨요(린 히신 유)'는 최근 개인 방송에서 "중국 훈련 서버에 13.12 패치 버전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발언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도 합숙하는 곳만 제외하고 다 업데이트해 현재 대회 패치는 항저우에서만 가능하다고 한다. 만약 이 문제가 사실이라면 중국은 미리 패치 버전을 알고 연습을 했다는 분석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가 스포츠가 될 수 없는 이유는 게임이 사기업의 소유물이기 때문"이라며 "이번처럼 패치가 롤백 되는 것은 개발사의 의도가 다분히 드러나는 것이다. 한 국가의 소속 기업이 대회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건 스포츠의 가장 중요한 정신인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oL을 개발한 라이엇게임즈는 2006년 설리 당시 미국의 게임 개발회사였으나 2011년에 중화인민공화국의 게임사인 텐센트에게 인수돼 현재는 텐센트 소속의 자회사가 됐다.

굿모닝경제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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