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수홍’ 역 맡은 배우 김동욱.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수홍’ 역 맡은 배우 김동욱.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천만영화 ‘신과함께’서 원귀 ‘수홍’ 역 맡아

클라이맥스 담당… “부담감 99.9%였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김동욱은 연기할 때마다 나를 놀라게 하는 배우에요. 김동욱 쉬고 있는 게 안타까워요. 이 영화로 김동욱의 얼굴을 더 알리고 멋지게 성장하길 바랍니다.”

이는 김용화 감독이 ‘신과함께-죄와 벌’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김 감독의 바람이 이뤄졌다. 개봉 후 영화의 등장하는 수많은 톱스타보다 일명 ‘비밀 병기’ 배우 김동욱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누적 관객 수 1200만명을 목전에 앞둔 ‘신괌함께’가 500만에 다다랐을 때 배우 김동욱을 만났다. 영화의 ‘비밀 병기’가 된 소감을 묻자 그는 “고생은 선배님들이 다 했다. 형들은 축하해주고 하는데 저는 너무 창피하고, 쑥스럽고, 죄송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수홍’ 역 맡은 배우 김동욱.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수홍’ 역 맡은 배우 김동욱.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그가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여느 배우처럼 ‘시나리오가 좋아서’ ‘해당 작품이 너무 하고 싶어’가 아니라 ‘특별히 할 작품이 없어서’다.

“작품도 없고, 하는 일도 없이 집에서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갑자기 감독님께서 전화를 주셨어요. ‘(이후에) 어떤 작품 할 예정이냐’고 물으셨는데 아무것도 할 게 없다고 답했더니 ‘읽어봐라. 너한테 이런 역할을 맡기고 싶은데 자신 있냐’고 물으셨죠. 그때 저는 이미 출연을 결정했어요(웃음).”

김동욱은 의로운 망자 ‘자홍(차태현 분)’의 동생인 ‘수홍’ 역을 맡아 열연한다. 제대를 2주 앞둔 육군병장 수홍은 억울한 사건으로 목숨을 잃고 악귀로 변한다. 악귀로 변한 수홍의 얼굴은 CG로 완성됐다. 김동욱은 “원귀일 때 얼굴이 어떻게 보일지 찍으면서도 굉장히 궁금했다. 근데 실물보다 잘 나온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저는 촬영할 때 너무 좋았어요. 많은 선배님이 카메오로 출연하시고, (하)정우 형, (주)지훈이 형, (차)태현이 형 등 내로라하는 선배님들이 하나같이 편하게 현장과 대기실 분위기를 만들어주셨어요. 굉장히 즐겁게 찍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수홍’ 역 맡은 배우 김동욱.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수홍’ 역 맡은 배우 김동욱.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렇다고 촬영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담당하고 있는 수홍은 ‘어머니(예수정 분)’와 재회하는 장면을 위해 신중의 신중을 가했다. 김동욱은 “극 중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중요한 장면이어서 준비하는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감독님과 많은 얘길 나눴다. 감독님께서 말씀해주신 건 ‘수홍이가 엄마 앞에서 아이처럼 우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다’였다”며 “어린 나이에 가장이 돼서 혼자 15년이라는 시간을 강인하게 버티면서 살아왔던 수홍이다. 어머니에게는 아들 이상의 존재다. 아빠의 입장으로 꾸짖기도 하고 아들의 입장에서 당부한다”고 설명했다.

“그때 어떻게 말하고 울어야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예수정 선생님을 보면 갑자기 감정이 확 잡혀요. 어떻게든 말을 해주고 싶어서 목이 멨어요. 그래서 정말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려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해당 장면은 그에게 엄청난 부담이 됐다. 그는 “부담을 퍼센트로 따지면 99.9%였다. 내가 영화의 중요한 클라이맥스에 나온다는 기쁨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부담과 책임감이 전부였다. 촬영 때도 그랬고 개봉 때도 그랬다. 개봉 전까지 마음이 많이 안 놓였는데 지금은 좀 편안해진 느낌이다”고 털어놨다.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다른 배우와 마찬가지로 김동욱도 이번 영화에서 많은 장면을 그린매트 위에서 촬영했다. 그래서 촬영현장만 보면 다소 민망한 장면들이 포착된다. 그린매트 위 촬영이 어땠냐는 말에 김동욱은 “1부에서는 혼자 와이어 달고 공중에 날아올라서 트럭을 집어 던진다. 촬영하고 있을 때는 민망한지 모른다. ‘컷’하고 나서 내가 찍었던 그 공간을 보면 ‘내가 저기서 뭘 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런데 민망한 장면이 대부분 2부에 포진돼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동욱이 말하는 수홍은 매우 시원한 성향을 가진 캐릭터다. 이 점은 배우 김동욱과 닮았다. 그는 “평소 성격은 쿨하려고 노력한다. 사소한 것에 집착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단순할 때도 있다. 스스로에 대해서는 예민한 것 같은데 누구한테 상처받고 이런 건 금방 풀리고 없어진다”며 “대중성 있는 배우도 아니고 다작한 것도 아니어서 흥행에 대해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는다. 활동하면서 속상했던 것은 조금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싶은데 생각보다 선택과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도전의식을 일으키는 작품에 대한 갈증이 항상 있었다. 이번 작품은 지금까지 버티고 선택해왔던 작품들의 순간과 관계를 맺은 많은 것들이 결코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라며 “‘신과함께’ 개인적으로 굉장히 의미가 뜻깊다. ‘으쌰! 으쌰!’해서 20대의 열정과 에너지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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