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셋관 5편 쓰려다가 아이디어가 안 떠올라서 정보글로 대체


1. 용어의 차이

일반적인 한국인이라면 '네토라레'라는 장르를 처음 접한 경로는 아마 대다수가 동인지거나 AV 일 것이다. 그 이유야 영어 리스닝을 특출나게 잘 하지 않는 이상은 번역본이나 자막을 구하기 용이한 일본의 작품부터 보게 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일본을 통해서 이 새롭고 특이한 장르를 접한 뒤, 세계로 눈을 넓히려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 네토라레와 네토라세의 영어 이름은 무엇일까?


위에 해당하는 영어 표현을 찾을 때 네토라레는 Cuckold(이하 커컬드), 네토라세는 Hotwife(이하 핫와이프) 등으로 일대일 대응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AV 네토라레를 생각하고 커컬드물을 찾다가는 오히려 펨돔물에 가까운 영상을 찾게 될 수도 있을 정도로 장르적 특성에 차이가 있다. 아내가 대물남을 접하고 끙끙 속으로 앓다가 무너져 내리면서 남편에게서 멀어지는 전개가 대다수를 점하는 AV와 달리, 서양 포르노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여성이 관계의 주도권을 잡으며 적극적으로 초대남을 끌어오며, 속으로 끙끙 앓기는커녕 남편을 넌 남자도 아니다(Sissy)라고 능욕하는 경우가 일상다반사이다. 반면 네토라세와 핫와이프는 오히려 개념적으로 비슷하다. 둘 다 아내를 외간 남자들과 공유한다는 특징이 있으며 결국에는 아내가 외간 남자들과의 관계를 즐기게 된다. 단, 그 과정에서 네토라세는 아내가 적극적이지 않고 오히려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지만, 핫와이프는 아내 역시 중간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차이는 있다. 


2. 네토라레와 네토라세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전통적인 네토라레물에서 여성은 상당히 수동적인 경향을 보인다. 금태양으로 대표되는 알파는 여성에게 지속적으로 들이대며, 여성은 모종의 이유로 이를 거절하지 못한다. 여성은 이런 관계가 지속되며 알파에게 육체적, 정신적으로 예속의 상태에 빠지게 되며, 끝내는 우유부단한 베타 남자 주인공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네토라레물에서는 여성이 알파의 노예가 되는 전개가 자주 나온다. 여성이 주체적으로 베타를 찬 것처럼 보이지만, 빌드업 과정을 고려해 보면 결국엔 여성의 소유권이 베타에게서 알파로 넘어갔을 뿐이다. 다만 알파는 원래 좀 남자답고 과격하기에 여자의 '주인님'이 될 뿐이다. 이를 일방종속적 네토라레라고 칭하겠다. 일방종속적인 네토라레가 왜 그렇게 수많은 변태들을 흥분시키는지는 나무위키에 자세히 나와 있으므로 그쪽을 보면 된다.


*실제 알파 남성과 베타 남성이라는 용어의 쓰임새는 여기서 쓰이는 것과 상이하지만, 편하니까 그냥 쓰도록 하겠다.


전통적인 일방종속적 네토라레의 적당한 예시 [합숙 면허의 실태 - 그녀를 바꾼 14일간]



요즘에는 일방종속적 네토라레에 질린 사람들이 늘어났는지 여성에게 일정 정도의 주체성을 부여함으로써 기존의 전개에서 탈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를 흔히 '네토마조' 장르라고 칭한다. 이 관계를 써낼 때는 여성에게 베타를 괴롭히거나 능욕할 권리를 주지만, 정작 여성은 알파에게 다시 종속되는 관계를 보여주는 게 핵심이다. 사실 여기서부터는 커컬드물이라고 불러도 상관이 없다. 아래에서도 설명하겠지만 커컬드의 스펙트럼은 꽤나 넓으며 여기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그렇다. 일단은 여성에게 선택권과 주체성이 부여되었기 때문에 위에서 설명한 일방종속적 네토라레와는 장르가 살짝 달라진다. 여기서 일단 봐둬야 할 포인트는, 그냥 '네토라레'라고만 하면 위의 경우를 떠올리는게 정석이며 아래의 경우는 '네토마조'라는 태그를 따로 붙여야 한다는 점이다.


다중종속적 네토라레의 적당한 예시 [테라스MC - 카야X흑인]


여기서 카야는 주체적으로 알파를 만나며 요스케를 괴롭히지만, 결국에는 이것도 '주인님을 재밌게 해드리기 위해' 등과 같은 핑계를 대며 알파 앞에서는 주체성을 다시 상실해 버린다. 카야는 어떤 경우에서도 알파와 동등해지지 않으며, 요스케한테만 우위를 점한다. 그런데 결국 이 관계 자체도 카야가 주체적으로 선택한 것이니 주도권이 누구한테 있는지 생각하기 애매해진다. 


위에서 생각해본 내용을 종합하면, 고전적인 네토라레 장르는 어느 시점에서 감상하든지 남성 중심 서사를 기본으로 깔고 들어간다고 할 수 있겠다. 일방종속적 네토라레에서는 멘탈이 박살난 여성이 베타에게도 미안하다며 우는 모습을 보여준다. 옛날 야겜이나 동인지에서 베타 남주인공이 심각할 정도로 우유부단하고 답답해지는 상황은 바로 여기에서 기인한다. 여성에게서 주체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여성을 두고 소유권을 다투는 것은 결국 알파와 베타이며, 여기서 배나오고 뚱뚱한 아저씨나 무직백수 금태양으로 설정된 알파가 어떤 경우에도 이기는 전개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베타의 지능과 능력을 밑도 끝도 없이 너프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네토라세를 따로 다루지 않는 이유는, 결국엔 네토라세물도 십중팔구는 네토라레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가볍게 만나는 관계로 시작하다가, 점점 상호간 르포가 강해지더니, 결국 알파에게 굴복하고 베타를 버리는 식의 전개를 수십번도 넘게 봤을 것이다. 처음과 끝의 만남이 모두 가벼운 내용의 작품은 사실상 없다시피하며 그렇게 끝났다고 해도 문자 등으로 불길한 미래를 암시해준다. 이와 관련된 분석은 핫와이프쪽에서 추가로 할 것이다.


네토라레로 변하는 네토라세의 적당한 예시  [테라스MC - 네토라세의 말로] 


요약하자면, 전통적인 일방종속적 네토라레는 커컬드와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 맞으며, 다중종속적 네토라레는 커컬드와 교집합을 갖는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3. 커컬드와 핫와이프

커컬드는 상황이 좀 다르다. 코믹이 아닌 실사 포르노가 성인 시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미국을 위시한 서양에서는 영상 성인 매체의 영향력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동인지가 네토라레의 방향을 결정하는 일본과 달리 포르노가 코믹의 방향성을 결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커컬드는 딱히 이게 커컬드다! 하고 정해진 게 있다기보단 포르노 회사들이 집단지성으로 구축해 놓은 이미지를 통해 그 방향성을 드러낸다. 


이 장르의 대표주자 Cuckoldsessions를 비롯한 다수의 비슷한 장르 네트워크를 소유한 Dogfart


하지만 분명히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분위기는 있다. 바로 여성이 굉장히 주체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커컬드 영상에서 여성은 절대로 베타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며, 웬만하면 알파와 동등하기 직전 위치에 선다. 즉, 커컬드는 다중종속 관계 스펙트럼이 엄청나게 확장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관계 아래서 여성은 알파의 쾌락에 자신을 바치기보다는 자신의 쾌락에도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여성의 주체성이 때로는 과다하게 보정되기 때문에 AV나 동인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빈도로 정조대, 페깅, 그리고 네토라레에 익숙한 한국인들이 기겁하는 장면인 베타가 알파의 성기를 빨거나 박히는 모습이 주저 없이 나온다. 혹시 여러분은 일본 네토라레 AV에서 여주가 알파와 같이 베타를 페깅해서 굴복시키는 장면을 자주 본 적 있는가? 정조대와 페깅이 나오지 않더라도, 커컬드물에서 베타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알파와 여성의 관계를 (강제로)시청하게 되며, 이 역시 알파와 여성의 관계를 아예 모르는 경우가 절반인 AV와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꼭 남성을 굴복시키는 부분이 나오지 않더라도, 일본계열의 작품에서는 알파의 성적 능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알파에게 복종한다는 전개가 다수인 반면, 서양계열의 작품에서는 여성이 적극적으로 베타를 차고 알파에게 다가간다는 차이점도 찾을 수 잇다.


이제 차이점이 좀 보이는 것 같다. 일방종속 관계는 여성의 예속화에 대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력감에 포커스를 맞추는 반면 커컬드는 가차없이 남성을 복종시키는 데에 중점을 둔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일방종속 관계에서는 여성이 알파의 대물자지에 빠져들어 복종하는걸 보는 시청자의 무력감에 초점을 두는 것이고 커컬드에서는 베타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꼼짝없이 당하는 굴욕감에 초점을 둔다는 말이다. 사실 무력과 굴욕 두 단어는 상호배제적인 단어가 아니며 네토라레와 커컬드에서 모두 느껴질 수 있는 감정이지만, 무력감이 굴욕감을 불러오는지, 굴욕감이 무력감을 불러오는지에 대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서양과 일본이 다중종속을 다루는 관점의 차이는 다름아닌 BBC물에서 잘 드러난다. 흑인이라는 극복할 수 없는 인종적 특성에 의한 특권과 이에 대한 피할 수 없는 여성의 숭배는 양쪽에서 공통적으로 수도 없이 다루어지기 때문이다. 서양 BBC물은 흑인의 거대함과 대비되는 백인/동양인의 왜소함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서양 코믹스에서 자지 두 개를 양 손에 쥐고 서로 비교하는 샷이 자주 나오는 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꼭 그런 장면이 나오지는 않더라도 성관계 중 서로의 능력을 비교하는 발언은 십중팔구 나오며 비흑인은 무시받고 능욕당하는게 일상이다.


반면 일본식 BBC는 위와 같은 장면도 나오기는 하지만, 여성이 흑인의 대물에 굴복하는 장면을 훨씬 더 힘줘서 그릴 때가 많다. 물론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비교샷이나 비교 대사가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이웃집 유학생, 전학생 등으로 우연찮게 박히다가 그들의 능력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직접적으로 남친을 무릎꿇려 두고 찾아가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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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핫와이프의 경우 네토라세와는 다르게 말 그대로 '공유'가 목적인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핫와이프 영상들은 베타 남편까지 같이 성관계에 참여하여 쓰리섬으로 변하는 일이 잦고, 그냥 관전만 하더라도 커컬드 수준의 능욕은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하는 한두마디 아니면 절대 주력으로 나오지 않는다.  제대로 만든 핫와이프 포르노를 보면 시작부터 끝까지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분위기는 매우 화기애애하며, 서로 성기의 크기에 대해 농담따먹기도 종종 하며 커컬드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남편의 합류도 드문 일이 아니다. 네토라세와 핫와이프는 아내를 빌려준다는 점에서 장르적 유사성을 띄지만. 결말을 어떻게 내는지에 따라 네토라세와 핫와이프가 실질적으로 구분된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4. 마무리

동양과 서양이 네토라레를 다루는 시선의 차이를 한번 적어봤는데, 글을 요약하자면. 네토라레와 커컬드는 여성의 주체성 유무로 달라지며, 정통 네토라레보단 우리가 아는 네토마조 쪽이 커컬드에 더 가깝다. 네토라레는 크게 일방종속적인 관계와 다중종속적인 관계로 나누어지며, 커컬드는 다중종속 관계를 크게 확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왜 동양 쪽이 여성의 주체성을 더 숨기려고 하는지는 생각하기가 너무 귀찮아 생략하기로 한다.





다시 읽어보니까 횡설수설이네

이래서 새벽에 글쓰면 안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