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인수 기회 또 오면? 삼성 사장단에 다시 물었다

  • 카드 발행 일시2023.05.08
  • 관심사Leader & Reader

“벌써 7년 전 얘기입니다. 그래도 기억이 선명합니다. 삼성그룹 사장단 40여 명 앞에서 강연을 할 때였어요. 사장들에게 물었습니다. ‘다시 안드로이드를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요. 이때도 과감하게 인수하겠다는 답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습니다. 사실 충격이었습니다.”

문송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얼마 전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마저 지금의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면서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국내 1호 전산학 박사인 문 교수는 학계에서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양성론자’로 꼽힌다.

‘빈손’으로 돌아간 안드로이드 창업자

정확히 20년 전의 일이다. 2003년 10월 안드로이드를 창업한 앤디 루빈이 투자 유치를 위해 삼성을 찾았다. 구글보다 먼저 문을 두드렸지만, 그는 냉담한 반응 속에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지금도 이를 두고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알려진 대로 이후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5000만 달러(당시 약 600억원)에 사들였고, 이후 8명의 안드로이드팀은 구글 본사로 옮겨갔다. 안드로이드는 이후 구글과 함께 세계 1위 모바일 운영체제(OS)로 성장했다.

안드로이드 창업자 앤디 루빈. 안드로이드가 구글에 인수되면서 구글 수석부사장까지 올랐지만 성추문에 휘말리며 구글을 떠났다. 사진 구글

안드로이드 창업자 앤디 루빈. 안드로이드가 구글에 인수되면서 구글 수석부사장까지 올랐지만 성추문에 휘말리며 구글을 떠났다. 사진 구글

당시 삼성전자 측은 “안드로이드가 투자를 제안해온 것은 맞지만 운영체제가 아닌 하드웨어에 대한 아이디어였고, 이미 (삼성이) 관련 특허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투자 제안을 거절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회의적인 견해도 있다. 삼성이 소프트웨어 사업에 대한 전략 부재는 물론, 인수합병(M&A)을 통한 성공 방식에 여전히 익숙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만약 우리가 20년 전 안드로이드를 진짜 인수했다고 하더라도, ‘삼성의 안드로이드’가 오늘날 구글 안드로이드와 같은 모습이겠는가”라고 되물으며 “그건 아닐 것 같다. 원전(原典)부터 냉정하게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과 구글의 경영 유전인자(DNA)가 근본부터 다르다는 얘기다.

“삼성의 안드로이드였다면 성공했겠나…” 회의론도 

삼성전자와 구글의 동맹은 2010년 삼성 갤럭시에 구글 안드로이드 OS가 탑재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삼성전자는 가전·TV·휴대폰 등 세트 부문은 물론 반도체에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면서 연 매출 154조6300억원을 달성한다.

반면 구글은 유튜브·안드로이드·더블클릭(온라인 광고회사)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지만, 아직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가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태였다. 그해 구글의 매출은 당시 환율로 33조8700억원으로, 덩치로는 삼성전자의 5분의1에 불과했다. 삼성이 자체 OS와 검색 엔진을 개발하기 시작하자, 구글은 삼성이 자신을 떠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항상 전전긍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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