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이 많이 사용하는 소셜미디어(SNS) 등에 ‘자살 유발 정보’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지만 이를 단속·처벌해야 할 담당 정부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경찰은 이런 문제에 대해 적극 대처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자살 유발 정보는 자살을 적극적으로 부추기거나 자살 행위를 돕는 데 활용되는 사진·동영상, 자살 동반자 모집, 자살을 위한 물건 판매 및 활용법, 구체적인 자살 방법 제공 등을 말한다. 2019년 7월에는 자살예방법이 개정돼 이런 정보를 온라인 등에서 유통시킬 경우에 처벌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하지만 4일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실이 경찰청과 보건복지부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관련법 개정 이후 경찰청이 자살 유발 정보에 대해 특별 단속을 한 것은 한 차례였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도 자살 유발 정보 유포와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거나 고발한 경우가 한 건도 없었다. 법이 개정돼 처벌을 할 수 있게 됐는데도 SNS 등에 자살 유발 정보가 가득한 상황 속에서 적극 나서지 않은 셈이다.
보건복지부의 경우 경찰청,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등은 2015년부터 매년 온라인상에서 자살 유발 정보를 찾아내 인터넷 사업자에게 신고해 해당 정보의 삭제 요청을 하고 있다. 실제 정보 삭제는 포털과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한다. 이 과정에서 법 위반 사례를 발견하면 수사 의뢰나 고발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자살 유발 정보 신고와 삭제 요청을 부처에서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위탁 방식으로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자원봉사자들에게 맡기고 있다”며 “그런데 자원봉사자들이 어떤 게 형사처벌 대상인지를 판단하기 어려워서 수사 의뢰를 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경찰청은 2019년 7월 16일부터 약 5개월간 ‘온라인상 자살 유발 정보 유통 행위 특별 단속’을 실시해 30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 12건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특별 단속을 한 적이 없다. 일반적인 자살예방법 위반 단속 건수도 2020년 26건, 2021년 8건, 올해 1~8월에도 7건에 그쳤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인터넷에서 자살 유발 정보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9년 처벌 규정이 생겼는데도 불구하고, 자살 유발 정보 신고 건수는 2017년 2만1483건에서 지난해 14만2725건으로 늘었다. 트위터, 네이버, 인스타그램 순으로 자살 유발 정보가 많이 공유되고 있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직까지 정보 판별력이 낮은 어린 학생들이 자살 관련 정보를 반복적으로 접할 경우 쉽게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며 “실질적인 처벌이 이뤄지도록 관련 기관이 나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