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포스트에서 의료적 트랜지션 및 법적 성별변경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는데융.
이번 포스트는 아마 대부분의 트랜스젠더 당사자분들이 의료조치의 첫 단계로 시작하실, 정신과 진단서 받기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정신과 진단서는 왜 받냐~!!! 라고 물으신다면
받아야 해요 -_- 트랜지션 하려면........
정확히는 성전환증(질병코드 F64.0)이라고 적힌 진단서를 들고가야 해줍니당.
참고로 FTM 트랜스남성의 경우,
* 호르몬 치료 -> 진단서 들고가야 해줍니다.
* 탑수술 -> 성인이면 진단서 필요없습니다. 미성년자의 경우 대부분의 병원에서 부모 동의+진단서 있어야 해줍니다.
* 자궁 적출수술(궁적) -> 진단서 들고가야 해줍니다.
이게 뭐 법으로 정해져 있는건 아니고요 -0-
각 병원들에서 관행적으로 이렇게 해줍디다. ㅋㅋㅋㅋㅋ
아무튼 저도 호르몬치료 먼저 시작하려고 진단서를 젤 먼저 알아보았는데유. 그 이야기를 조금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2021년 11월 25일에 이수역 인근의 모 정신과에서 성전환증 진단서를 받았습니다.
예전에는 이 성전환증 진단서 받는 것 자체가 정말정말 어렵고, 자비롭게도 진단서를 발급해주는(-_-) 병원들이 따로 정해져 있어서 병원을 물어물어 찾아찾아 겨우 다녔다고들 하는데요. 요즘은 그정도는 아닙니다. 여러 커뮤니티나 단톡방 가보셔도 정보 쉽게 얻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집 근처 보이는 아무 정신과 가서 "성전환증 진단서 받고 싶은데요." 라고 하는 것은 비추입니다...;;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이 '나 여기서 진단서 받아본 적 있어!' 라고 말하는 병원 가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이해도가 아예 없는 병원들은, 당황해하거나...;; 뭐 그러더라고요.
진단서 공장-_-으로 유명한 모 정신과도 있는데, 저는 그 병원 가려니 예약해도 두세달 이후에 내원 가능하다 해서 그냥 커뮤니티에서 정보 찾아다가 제가 사는 동네 근처 병원들 전화 싹 돌려서 예약 가장 빠른 병원으로 갔습니다. 두려워 마시고 병원 전화해서 "트랜스젠더인데요, 성전환증 진단서 발급받고 싶어서 예약하려고요" 해보면 됩니다. F64.0 진단서 발급 경험이 있는 병원이라면 언제언제 내방 가능하다 하면서 설명 잘 해줄겁니다.
진단서 발급까지는 약 3-40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진단서 발급하는 자체 비용도 4-5만원 정도 되고요, 나머지 비용은 심리검사 비용입니다. 의사랑 몇 분 면담하고 진단서 바로 쾅쾅 발급해주는게 아니라 임상심리사하고 심리검사를 받아야 해요.
심리검사 팁은... 별 거 없고요. 나는 내 정체성이 확고하고, 의료적 트랜지션을 원한다. 라는 부분 명확히 말씀하시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뭐 항간에는 너무 우울하게 답하면 안된다 성별 고착화된(?) 서사를 말해야 한다 하는데, 솔직히 트랜지션 염두에 두는 분들이라면 때때로 바디 디스포리아로 우울하기도 할 거고 나름의 전형적인 트젠 서사(-_-ㅋ) 한두개씩 있잖아요? 그냥 있는 그대로 잘 말하시면 됩니다. ㅋㅋㅋㅋㅋ 그런데 이렇게 글 쓰는 저도 심리검사 받고 진단서 나오기까지 F64.0 안 나올까봐 엄청 호달달 떨었음. 그치만 있는 그대로 말하는게 젤 좋습니다 ㅋㅋㅋ
아, 하나 꿀팁이라면 꿀팁인데.
보통 진단서 받으려면 예약하고 의사 초진 -> 재방문시 임상심리사와 심리검사 -> 다시 재방문시 의사 면담후 진단서 발급을 해야해서 3번은 내방해야 하는데요. 정신과 가려면 반차 쓰고 가야하잖아요. 시간 아깝잖아요. 제가 여러번 방문할 시간이 없는데용!!!! 하면 초진 하는 날 심리검사까지 하루만에 다 받을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해주기도 합니다. 그러면 두 번만 가도 됨. 나름 꿀팁임. (진지)
아무튼, 그렇게 마음을 졸인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