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과 '항문침 전문가'로 알려진 이병환씨가 함께 사진촬영을 한 모습.
유승민 전 의원과 '항문침 전문가'로 알려진 이병환씨가 함께 사진촬영을 한 모습.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관계를 두고 윤 전 총장 측과 유승민 전 의원 측 사이에서 설전이 벌어진 이병환씨는 과거 다른 정치인 주변에도 모습을 나타내거나 사진을 함께 찍은 것으로 6일 나타났다. ‘항문침 전문가’라는 이씨가 과거 사진을 찍은 정치인 중에는 유승민 전 의원도 있었다.

2017년 1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을 당시 '항문침 전문가'로 알려진 이병환씨가 현장에 함께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17년 1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을 당시 '항문침 전문가'로 알려진 이병환씨가 현장에 함께 있는 모습. /연합뉴스

유 전 의원은 5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6차 TV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에게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6월 9일 첫 외부 행사(우당 이회영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했을 때 바로 뒤에 따라다니던 이병환이라는 사람을 아는가”라고 물으며 “이상한, 특정 부위에 침을 놓는 사람(이라고 한다)”이라고 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모르겠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 9일 우당 이회영 선생 관련 기념 행사에 참석했을 당시 '항문침 전문가' 이병환씨가 윤 전 총장이 귀빈들에 인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 9일 우당 이회영 선생 관련 기념 행사에 참석했을 당시 '항문침 전문가' 이병환씨가 윤 전 총장이 귀빈들에 인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유승민 전 의원 캠프 이수희 대변인은 6일 “지난 6월9일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 영상을 보면, 이병환은 윤 후보를 밀착 수행하면서 내빈과 인사를 시키고, 단상에 오르는 윤 후보의 옷 매무새를 가다듬어 주고, 수시로 얘기를 나누는 장면들에 심지어 경호까지 하는 장면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 측은 “윤 후보는 이병환 이라는 사람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은 6월9일 당시 윤 전 총장은 우당 기념관 관련 행사에 차량을 운전한 6촌 동생만 대동했고 행사장 안내나 경호 등은 기념관 및 서울시 관계자들이 맡았다. 기념관측 인사는 “이병환씨는 과거 우당 선생 기념 행사 때도 종종 나타나 귀빈들과 사진을 찍곤 했던 인물”이라며 “6월 9일 행사 때도 이씨가 윤 전 총장 옆에 있는 모습을 보고 우리 쪽 인사들이 이씨를 제지했다”고 했다.

이씨는 과거 유력 대선주자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일이 적잖았다. 2017년 1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을 때 사진을 보면, 이병환씨가 반 전 총장 바로 뒤에 서 있거나 매우 가까운 거리에 서 있다. 이씨는 같은 해 4월 국민의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외곽조직인 국민통합위원회 상임선대본부장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당시 언론에 소개된 그의 직함은 ‘4대악 척결 운동본부 의료봉사단장’이었다. 이후 이씨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후보가 부산을 찾았을 때 주변에 모습을 드러냈고, 행사장을 빠져나올 땐 안 후보 바로 옆에 서 있는 사진이 언론에 보도됐다.

유승민 전 의원과도 함께 사진 촬영을 한 사진도 있다. 구체적 시간과 장소, 경위는 알 수 없는 사진이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인 행사장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나란히 서있는 자세로 사진을 찍은 모습이다. 이에 대해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이수희 대변인은 “(유승민 후보와 이병환씨가) 사진을 찍은 것과 이병환씨가 (윤 전 총장을) 행사에서 수행한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이병환씨는 지난해 4월 총선 때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유세 현장에도 모습을 드러내는가하면 이낙연 전 총리 바로 뒤에서 마치 수행원처럼 이동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식사 자리에 동석해 이 전 총리와 대화를 나누는 동영상도 있다.

이병환씨는 이날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6월9일 행사 당시 수행을 했느냐는 질문에 “자발적 봉사”였다며 “지난 4월 윤 전 총장이 부친 모시고 사전투표할때와 6월 행사때 두 번 도와준게 다고 명함 주고 받거나 개인적으로 인사를 나눈적도 없다”고 했다. 이씨는 윤 전 총장에 항문침 시술을 해준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나야 침을 놔드리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인사한 적도 없는 분한데 어떻게 침을 놓냐”고 했다.

이병환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돌맞은 개구리’라며 “저는 침구사 자격을 국내외에서 받고 항문 침구개발 특허권자요, 뇌신경을 살리는 항문침을 연구하는 봉사쟁이”라며 “우당 기념관에서 어설프기 짝이 없는 윤석열 총장 주변을 보며 잠시 나섰던 것이 카메라에 드러난 것이 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를 저와 항문침을 묻고 또 묻고 왜 제 이름을 함부로 거론하여 모독하느냐”고 했다. 이씨는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 “마치 제가 주술사나 사이비 치료사인것처럼 온 국민이 보고 계시는 TV토론에서 이병환과 항문침을 꺼내어 망신을 주는, 심각한 명예훼손을 왜 하시는 겁니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