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 이슬람교도로 추정되는 사람으로부터 행정 직원이 살해당한 프랑스 랑부예 경찰서 소속 경찰에게 한 여성이 꽃을 건내고 있다. 랑부예/AFP 연합뉴스
지난 주말 프랑스 파리 인근 경찰서 직원에 대한 흉기 살해 사건이 과격 이슬람교도의 소행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장프랑수아 리카르 프랑스 대터러검찰청장은 25일(현지시각) 파리 교외 랑부예 경찰서 입구에서 49살의 여성 행정 직원을 살해한 자멜 고르셴(36)이 범행 전 이슬람 성전을 찬양하는 영상을 봤다고 발표했다. 리카르 청장은 그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 등까지 고려할 때 “그가 급진화했다는 것은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튀지니 출신인 고르셴은 지난 23일 오후 2시20분께 이블린주 랑부예 경찰서 입구에서 접수실 근무 직원의 복부와 목을 찔러 숨지게 했다. 피해 여성은 근무 중 경찰서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오는 길에 살해당했다.
검찰은 고르셴이 흉기를 휘두르며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쳤다는 목격자 2명의 증언을 확보했다. 검찰은 고르셴의 사촌 등 주변 인물 5명을 대상으로 사건 배후나 배경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한 중학교 교사가 수업시간에 이슬람을 창시한 예언자 모하메드의 캐리커처를 보여줬다가 참수를 당한 이후 고르셴이 범죄를 준비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리카르 청장은 “(참수 사건 이후) 예언자를 모욕하는 사람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2014년 이후 이번 사건을 포함해 모두 17건에 달하는 과격 이슬람교도의 불특정인 대상 살인·테러 사건이 발생했다고 <아에프페>는 전했다. 이에 따른 피해자만도 250명을 넘었다.
프랑스에서 과격 이슬람교도의 범죄 사건이 많은 것은 종교가 정치나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거부하는 ‘세속주의’ 전통이 강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는 ‘이슬람 분리주의’ 차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아동 교육부터 이민자 심사 규정까지 사회 전반에 걸쳐 종교적 영향을 차단하는 내용의 ‘공화국 가치 강화 법’을 내놔, 이슬람교도 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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