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가금융검찰은 포화상태?
2013년 5월 10일에 "프랑스 금융전담 검찰 창설"이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프랑스 법무부장관이 국무회의에서 전국의 대형 금융사건을 전담수사하는 '금융전담 검찰'을 창설하는 법안을 제안하였다는 내용인데요, 이 금융전담 검찰, le parquet national financier(약칭 PNF)는 이후 2014년 2월에 창설되어 업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national이란 단어가 들어있으니 직역하여 '국가금융검찰' 정도로 번역해도 될 듯합니다. 앞으로는 '국가금융검찰'이라고 불러보겠습니다.아무튼, 2017년 2월 8일 르몽드에는 "포화상태 일보직전에 있는 국가금융검찰(Le parquet national financier au bord de la saturation)"이라는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국가금융검찰을 이끌고 있는 엘리안 울레뜨 Éliane Houlette) 검사장. http://www.lefigaro.fr/actualite-france/2017/02/04/01016-20170204ARTFIG00073-en-trois-ans-le-parquet-national-financier-a-traite-400-dossiers.php] |
"탈세와 대형 금융경제범죄 대응에 관한 2013년 12월 6일자 법률"에 따라 창설되어 3주년을 맞은 국가금융검찰에 대해 하원에서 성과 발표가 있었다는 내용을 전하는 기사입니다. 그러고 보니, 현재 프랑스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유력 대선후보 프랑소와 피용(François Fillon) 전 총리에 대한 공금유용 사건의 예비수사를 국가금융검찰이 진행하고 있군요.
이런 기사에 관심 있는 분은 아마 거의 없을 듯하지만, 저는 혹시 다음에 관련 글을 쓸 일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기사 내용을 대략 요약해 놓겠습니다.
[ 까위작(Cahuzac) 스캔들의 영향으로 창설된 새로운 기관인 이 국가금융검찰은 국내적으로든 국제적으로든 중대한 반향을 불러 일으킬 만한 대형 사건이나 복잡한 사건을 담당한다. 이 기관의 창설에 반감을 가졌던 사람들도 지금은 그 효용성, 능력, 불가피성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2월 8일 발표된 하원 보고서에 따르면, 당초 2013년에는 22명의 사법관, 21명의 서기, 5명의 전문보조인으로 구성되어 각 사법관당 평균 8건의 사건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2016년 10월 현재 15명의 사법관, 10명의 서기, 4명의 전문보조인이 배치되어 각 사법관당 평균 27건을 처리하고 있는 실태라고 한다.
이 3년의 기간 동안 국가금융검찰은 총 360건의 사건을 수사하고 있고, 100건 이상의 사건을 검토하였다. 총 사건의 45%는 신뢰를 침해하는 사건(부패, 뇌물, 특혜, 공금횡령)이고, 43%는 공공재정을 침해하는 사건(가중 탈세, 자금세탁, 부가가치세 사취)이며, 12%는 금융시장 기능을 침해하는 사건(내부정보 유출, 주가조작)이다.
절반에 가까운 사건은 다른 검찰청으로부터 이송받은 사건이고, 29%는 공공기관으로부터 직접 넘겨받은 사건이며, 8%는 피용 전 총리 사건처럼 국가금융검찰이 처음부터 시작한 사건이다. 절차에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예비수사가 먼저 개시된다.
이번 보고에서 보고자들은 법인이 너무 쉽게 처벌을 면하고 충분한 처벌도 받지 못한다며 법인을 기소하는 데 대한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리고 포화우려와 별도로, 보고자들은 특별한 광역관할권을 위한 수단이 불충분하고, 관공서 간의 정보접근 제한, 탈세액 추징의 어려움 등이 존재한다고 개탄한다. ]
까위작 스캔들은 2012년 프랑스의 폭로전문 인터넷 언론인 ‘메디아빠르(Mediapart)'가 예산부장관인 Jérôme Cahuzac이 외국은행 비밀계좌에 거액의 자금을 예치해 두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된 사건으로, 2016년 12월 8일 까위작은 탈세와 자금세탁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고 하는군요.
2017년 2월 4일자 피가로의 기사 "3년간, 국가금융검찰은 400건의 사건을 처리했다(En trois ans, le Parquet national financier a traité 400 dossier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부 색다른 내용도 정리해 봅니다.
[ 까위작 스캔들의 영향으로 2013년 말 창설된 국가금융검찰은 3년이 지나는 동안 경제금융범죄에 대항하는 필수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얼마 전부터는 피용 전 총리의 배우자인 뻬늘로프 피용(Penelope Fillon)에 대한 위장고용인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현재 15명의 사법관과 4명의 전문보조인이 401건의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그동안 처리한 사건 중 31건에 대해 판결선고가 있었고, 그 중 2건은 확정되었다.
그간 처리해온 중요 사건들을 보면, 먼저 2016년 12월 8일 파리경죄법원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된 까위작 사건이 있는데, 까위작은 현재 항소한 상태이다.
그리고 전 내무장관 끌로드 게앙(Claude Guéant)의 현금 프리미엄 사건의 항소심에 관여해 징역 2년을 선고받게 하였고, 구글 프랑스를 세금도피 혐의로 수색하였으며, 파나마 페이퍼 사건에 대한 예비수사, 축구선수들의 조세피난처 운영 사건인 'Football Leaks' 사건의 예비수사를 개시하였다.
반면, 국가금융검찰이 궁지에 몰린 때도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2017년 1월 12일 파리경죄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된 Wildenstein 상속인 사건으로, 외국 중개상을 통한 5억유로 상당의 탈세와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된 예술품 매매상에 대한 사건이다. 현재 이 사건은 검찰이 항소한 상태이다.
그리고 헌법재판소가 지난 12월 반부패 관련 법률로서 국가금융검찰에게 부패, 뇌물, 탈세의 경죄에 관한 독점적인 관할권을 인정하고 있던 "Sapin 2"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함으로써, 이제는 증권 관련 범죄에 대해서만 관할이 있는 상태이다.
2017년의 계획을 살펴보면, 12건의 중요사건 수사가 예정되어 있고, 20여건의 예비수사가 막 종료되었거나 진행 중이다. ]
알듯 말듯한 내용들이 섞여 있어 기사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겠네요.
다만, 까위작에 대해 파리경죄법원이 판결을 선고하였다는 것으로 보아, 이 사건은 예심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검찰 수사 후 곧바로 경죄법원에 기소되었던 모양입니다. 이 말은 곧, 중죄로 의율하지 않고 경죄로 의율해 기소했고, 피의자를 구속하지 않고 불구속 상태로 기소했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예심수사를 거치지 않은 것은 신속한 수사를 위한 의도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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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F에 대해서 조사하다가 포스팅을 읽게 되었는데요, 정말 알기 쉽게 요약되어있는데다가 관련 기사까지 번역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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