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에서 정유년 첫 입영행가 열렸다. 이날 입소하는 입영장병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신현종 기자
지난 2017년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입영심사대에서 정유년 첫 입영행가 열렸다. 이날 입소하는 입영장병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신현종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 확인된 20대 남성, 이른바 ‘이대남’의 표심을 잡기 위해 군 복무자 예우법과 남녀평등복무제 등 당근책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20대 남성에 대한 존중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인기영합적 정책 남발이 남녀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26일 군 복무자를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는 법안을 28일쯤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취업, 주택 청약, 사회 복귀 적응 등에 있어 국방 유공자에 걸맞게 정당한 예우를 하겠다”고 했다. 법안에는 ▲채용·승진 시 군필자에게 가산점(3% 미만)을 부여하고 ▲주택 청약 시 군필자 1인당 가점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의원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추진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했다. 제대군인지원법 개정 등 후속 법안을 통해 군 복무자에 대한 대출·금융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는 “제대 군인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자고 하면 ‘군대 간 것이 벼슬이냐’고 비아냥거리는 분들이 있는데 군대 간 것 벼슬 맞는다”고도 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은 최근 군 가산점과 여성의 군 복무같이 20대 남녀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민감한 사안들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궐선거에서 70%가 넘게 야당 후보에게 몰표를 줬던 20대 남성의 마음을 되돌려야 한다는 다급함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20~22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3명을 조사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20대의 부정 평가가 전주 대비 5%포인트 상승한 61%로 나타났다. 한 중진 의원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더 아픈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與 최고위원 후보들 합동연설회 - 5·2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당 관계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배, 백혜련, 서삼석, 전혜숙, 김용민, 황명선, 강병원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與 최고위원 후보들 합동연설회 - 5·2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당 관계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배, 백혜련, 서삼석, 전혜숙, 김용민, 황명선, 강병원 의원. /국회사진기자단

특히 군 복무 경력을 취업·승진 과정에서 반영하는 법안들도 발의하고 있다. 김남국 의원은 지난 15일 “국가공무원법 개정 등을 통해 전국 지자체 채용 시 군에서의 전문 경력이 인정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1991년생으로 민주당 최연소인 전용기 의원도 공기업 승진 평가에서 군 경력 반영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하며 “군 가산점 재도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전 의원은 “위헌(違憲)이라 다시 도입하지 못한다면 개헌을 해서라도 전역 장병이 최소한의 보상은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대선 출마 뜻을 밝힌 박용진 의원도 최근 발간한 저서에서 징병제 폐지와 함께 남녀 모두 40~100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아 예비군을 구성하는 남녀평등복무제를 제안했다.

다만 당 일각에선 20대 남성을 향한 구애 경쟁이 구체성· 현실성 없이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여성 의원을 중심으로 “군 가산점과 여성 징병제 등이 공론화될 경우 20대 여성의 민주당 이탈이 심화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고 한다. 보궐선거에서 20대 여성의 상당수가 페미니즘을 앞세운 제3당 후보에게 표를 줬는데, 이런 흐름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성 창업자에 대한 우대책같이 ‘이대녀’(20대 여성)를 의식한 법안 발의 움직임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다른 세대와 달리 20대는 사안별로 남녀가 정확하게 갈리는 일이 잦아 당이 대응하기 곤혹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