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낙대전 속 秋폭탄발언 "靑서 손준성 유임로비…누군진 말못해"
입력 2021.09.15 07:19
업데이트 2021.09.15 08:29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다시 맞붙었다. 둘은 이날 밤 MBC 주관으로 열린 본경선 8번째 합동 토론에서 기본소득·재난지원금·일산대교 문제를 두고 건건이 부딫혔다. 이날 토론에서는 5개조가 10분씩 진행하는 ‘일대일 토론’ 방식이 도입됐는데, 두 사람은 여기서 거칠게 마찰음을 냈다.
이낙연 전 대표가 기본소득 재원 문제를 거론하며 선공에 나섰다. “재원 대책을 묻는 사람들이 만족한 일을 못봤다. 사퇴하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야단까지 쳤다. 시원하게 말해달라”는 주장이었다. 이 지사가 “설명한 내용을 잘 못들었거나 오해”라고 답하자, 이 전 대표는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며 신경전을 펼쳤다.
일산대교·기본소득·재난지원금 놓고 격론
이 전 대표는 “이 지사는 기본소득을 말할 때 송파 세모녀 사건을 거론한다. 공과금·월세 70만원을 남겨놓고 세상을 떠났는데, 그분들에게 한달 8만원 기본소득으로 해결이 되나”고 물었다. 이 지사가 “세 분이니까 24만원이다. 상당히 큰 돈”이라고 답하자, 이 전 대표는 “그런 분들은 더 두터운 복지로 도와주는 게 더 나은 것 아니냐”고 재차 따졌다. 이 지사는 “부자한테는 세금을 걷기만 하고, 가난한 사람만 복지를 늘리면 재원을 늘릴 수 없다. 일면만 본다”고 맞받았다.
둘은 일산대교 문제를 갖고도 맞붙었다. 이 지사가 먼저 “일산대교 문제를 시정해야 하지 않겠냐”고 묻자, 이 전 대표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국민연금을 악마처럼 몰고갔다는 불만이 있는 것 같다. 소통과 협의를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국민연금에 ESG를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이 전 대표는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한 곳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단 얘기”라고 맞받았다.
그러자 이 지사는 “그럼 국민연금이 20% 이율로 스스로 돈을 빌려주고, 돈 부족하다고 세금으로 충원받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하냐”고 따졌다. 이 전 대표는 이에 “좀 더 충분한 대화를 하고 국민연금의 명예를 너무 짓밟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원래 계약에 따라 (사업)했던 그 대상을 악마로 몰아붙이는 건 민주적 지도자의 태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제가 악마로 몬 일은 없다. 2014년부터 해오던 협상”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선별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도 “세금을 더 많이 낸 사람은 왜 빼야되는 거냐. 88.01%가 왜 차별 받아야 하냐”며 이 전 대표를 몰아세웠다. 이 전 대표는 “경계선에 있는 분들 불만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려운 분들을 적게 도와야 한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후보의 정의관에 조금 의문이 든다. 상위 소득자들이 배제 당했다고 섭섭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추미애 “청와대·민주당서 손준성 유임 로비”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고발사주 의혹도 화두가 됐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낙연 전 대표와의 토론 과정에서 “손준성 검사의 유임을 고집하는 로비가 청와대와 당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손준성 검사를 왜 그 자리에 임명했나”
▶추 전 장관=“유임을 고집하는 로비가 있었다”
▶이 전 대표=“윤석열의 로비였나”
▶추 전 장관=“윤석열의 로비에다가 당에서도 엄호하는 사람이 있었다. 청와대에서도…”
그러자 이 전 대표는 정색하며 “장관이 그걸 지켰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추 전 장관은 “그런 분위기를 만드셨지 않나”고 이 전 대표를 나무랐다.
뒤이어 추 전 장관과 일대일 토론에 나선 박용진 의원도 “깜짝 놀랄 얘기를 들었다”며 이 문제를 거론했다. “‘손준성 검사 인사청탁을 받았다. 거기에 청와대도 있고, 민주당도 있다’고 했는데, 도대체 인사청탁한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추 전 장관은 “말씀 드리면 (이슈) 본질이 바뀐다”면서도 “8월에 인사로비가 강력하게 있었다. 당에서 당 대표가 당정청 협의라는 이름으로 국면전환을 건의해서 청와대에서 연락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추 전 장관이 ‘우리 안에 반개혁 세력이 있다’고 해서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심각하다”고 하자, 추 전 장관은 “박 의원도 그때 장관이 시끄럽다는 쪽에 있었다”며 서운함을 표했다. 박 의원이 “그 땐 아들 문제 때문에 그랬다”고 설명하자, 추 전 장관은 “아들 거론하지 말라. 정말 눈꼽만큼도 문제 없는 아이다. 아이까지 인질 잡아서 저를 그렇게 만들었는데 조국 장관은 오죽하겠나”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후 박 의원이 인사청탁을 한 사람을 재차 물었음에도, 추 전 장관은 “이슈가 엉뚱한데로 가버린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와 관련 이낙연 전 대표는 “손준성 검사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임명된 건 2020년 1월 23일로 그때는 총리에서 벗어나 직책이 없을 때였다”고 말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수사정보담당관으로 보직 명칭이 변경된 건 2020년 9월 3일 이었다. 그 시기에 청와대나 당에서 어떤 로비가 있었다고 하는 건 큰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