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1년3개월 묵히다 왜 지금?… 조성은 ‘제보 경위‘ 의문

본인 설명에도 남는 의문들
野 ‘한동수와 직접 연락’도 의구심


검찰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인 조성은(사진)씨는 12일 “저 개인을 뭉개는 방법으로는 (책임을) 회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정치적 공세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씨는 언론과 수사기관에 관련 자료를 제공한 데 대한 필요성과 불가피성도 거듭 강조했다.

다만 야당을 중심으로 지난해 4월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 등을 받은 뒤의 행보, 휴대전화 화면 캡처 시점을 비롯한 언론 제보 경위 등을 두고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조씨는 김 의원이 지난해 4월 3일과 8일 ‘손준성 보냄’으로 명기된 파일을 텔레그램으로 보낸 뒤 전화를 걸어 “대검 민원실에 접수하라. 절대 (서울)중앙지검은 안 된다”고 당부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해당 고발장 등을 당에 전달하지도, 대검에 접수시키지도 않았다고 한다.

조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선거 막바지라 당내 상황이 굉장히 어수선했고, 총선 이후에도 얼마든지 당에서 고발 처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런데 검찰의 고발 요청이 있었다면 국민의힘에 합류한 지 2개월가량 됐던 조씨가 자체 판단하에 아무런 추가 조치 없이 ‘패스’했다는 점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씨는 해당 자료를 1년3개월가량 묵히다가 지난 7월 21일 뉴스버스 측에 처음으로 일부를 보냈다. 공개된 파일의 기본정보를 보면 조씨가 휴대전화 화면을 최초로 캡처한 시점은 지난 7월 21일 오전으로 파악된다. 이후 나머지 메시지 사진들은 8월 10일과 12일 캡처된 것으로 나온다. 공교롭게도 조씨가 박지원 국정원장과 식사를 함께한 것으로 지목된 날(8월 11일)의 전날과 다음 날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박 원장 ‘개입설’을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다.

뉴스버스 측이 홈페이지에 올린 취재경위 글을 보면 조씨는 지난 6월 말 뉴스버스 기자와 식사를 하던 중 김 의원이 보냈다는 텔레그램 화면을 보여준 것으로 돼 있다. 조씨는 그러면서 “아무래도 검찰이 의심된다”는 말을 지나가는 투로 했다고 한다.

그는 이후 3주가량 지난 7월 21일 다시 ‘손준성 보냄’이라 적힌 파일 사진 일부를 전송했다. “손준성(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검사인 줄 몰랐다”는 그의 일관된 설명에 비춰 메시지 특정 배경이나 언론 제공 과정이 부자연스럽다는 평가도 있다.

야당은 조씨가 친여권 성향인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에게 직접 연락해 ‘휴대전화 제출’을 조건으로 공익신고자 접수를 했다는 설명에도 의구심을 표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공익신고자가 대검 감찰부장 전화번호를 직접 구해서 소위 ‘딜’을 했다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