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 San Francisco 소아청소년 젠더 센터 및 성인 젠더클리닉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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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 San Francisco 소아청소년 젠더 센터 및 성인 젠더클리닉을 다녀와서..
  • 병원신문
  • 승인 2017.11.2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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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은실 교수

저는 2016년 8월부터 2017년 7월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UCSF)에 있는 Child and Adolescent Gender Center(소아청소년 젠더센터) 및 The Center of Excellence for Transgender Health(성인 젠더클리닉)에서 방문부교수 자격으로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이 곳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제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성별위화감이 있는 청소년 및 성인들의 상담 및 호르몬 치료를 담당하면서도 늘 막연하게 느껴지는 의문점들에 대한 공부를 더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UCSF의 젠더센터는 미국내에서도 으뜸가는 젠더센터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다.

소아청소년 젠더센터는 의사 2명 및 전문간호사 1명과 전임의사 2명이 트랜스젠더 소아청소년의 진료를 담당하며, 젠더전문가인 정신과 의사 2명이 상담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외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연구비를 받아 진행중인 연구를 위한 연구코디네이터 1명이 상주하면서 젠더센터를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현재 미국 하버드대학, 시카고 어린이병원, UCLA와 함께 4개 병원이 성별위화감이 있는 청소년에서 사춘기억제제(GnRH agonist) 및 성호르몬 치료가 장기적(5년간)으로 청소년의 신체 및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자 하는 대규모 전향적 연구입니다. 사춘기 신체 변화가 시작되면 청소년과 부모와 함께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필요하다면 사춘기억제제를 투여하고 이후 만 14세가 되면 다시 한번 젠더에 관한 논의를 거쳐 원할 경우 반대성의 호르몬을 투여하면서 이러한 치료가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보는 연구로 이제까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행된 전향적 연구가 없을 뿐 아니라 만 14세부터 성호르몬을 투여하는 연구라는 점에서 이 연구결과가 발표된다면 매우 의미있는 내용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곳에는 저뿐만 아니라 미국의 각주와 세계 곳곳에서도 이곳의 체계를 배우기 위해 많은 의사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UCSF의 소아청소년 젠더센터에 어린이 혹은 청소년이 부모와 함께 처음 방문하기 위해 예약을 하면 방문 전에 우선 socialist가 전화로 가족배경 및 기본적인 건강상태, 어린이 혹은 청소년의 현재 socialtransition 상태와 법적인 이름 외에 애칭 등에 관한 정보를 얻게 됩니다. 성별위화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성정체성에 맞는 이름을 얻기 위해 대부분 애칭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이들이 처음 외래에 방문하게 되면 방문자리스트에 법적 이름 외에 애칭이 같이 모니터에 보여지므로 초기 접수부터 모든 병원 직원들은 애칭을 불러줍니다. 변경된 이름으로 불리는 것만으로도 이들은 훨씬 편안함을 느끼고 지지를 받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어린시절부터 성별위화감을 느끼는 어린이들의 경우 빠르게는 2세부터 반대성을 지향하기도 하므로 약 4세 어린이부터 24세 성인까지 UCSF 젠더센터를 방문하여 적절한 상담 및 치료를 받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치료 중의 하나는 지속적으로 젠더전문가와 상담을 하는것입니다. Socialist 및 정신과 의사들이 환자 거주 지역의 젠더전문가를 소개하여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이들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과정을 돕고, 본인의 성정체성에 관하여 정신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과정입니다. 더불어 가족들도 상담을 통해 성별위화감을 느끼는 자녀를 어떻게 도울 것인지, 이로 인한 가족내의 변화나 스트레스를 어떻게 잘 극복할 것인지와 더불어 자녀의 사회생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이름 및 성별전환을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칠 것인지에 관한 전반적인 도움을 받게 됩니다.

제가 UCSF 젠더센터에서 1년간 경험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느낌은 한마디로 부러움이었습니다. 어린아이부터 초기 대학생까지 부모와 함께 혹은 성인의 경우 혼자 방문하면서 본인의 성정체성을 찾고 이에 맞는 변화를 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녀가 행복해하고, 더불어 부모도 행복해하는 과정을 지켜 보았습니다. 어떤 부모에게나 자녀가 성별위화감을 느낀다는 것은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 있고 심히 우려되는 과정일 것입니다. 그러나 부모가 적극적으로 젠더에 관한 공부를 하고,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의 의견을 구하는 과정을 통해 자녀에 대하여 이해하고 지지하려고 노력하고 적극적으로 자녀를 돕게 되면 자녀는 여느 어린이나 청소년과 마찬가지로 밝은 미래를 꿈꾸게 되고 궁극적으로 자녀와 부모가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는 트랜스젠더를 위한 법적, 사회적 체계가 잘 갖추어져있어 다른 주에서도 많은 트랜스젠더가 캘리포니아주로 이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법적, 사회적인 배려가 바탕이 되고 부모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인해 적지 않은 성별위화감이 있는 소아 및 청소년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도 향후 이들을 위해 어떤 변화를 유도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The Center of Excellence for Transgender Health는 성인 트랜스젠더 클리닉입니다. 이곳의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인 Dr. Deutsch 역시 male to female로 전환한 트랜스젠더 가정의학 전문의로서 많은 트랜스젠더의 호르몬 치료와 일차적인 건강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수많은 논문과 더불어 UCSF 고유의 Transgender Health Guideline을 집필하신 분입니다. 진료실에서 트랜스젠더의 호르몬 치료를 하면서 함께 기뻐하고 공감하던 그분의 모습을 통해 본인이 경험했던 아픔과 어려움을 통해 얼마나 그들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성인 젠더클리닉의 Dr. Deutsch와 소아청소년 젠더센터의 Dr. Rosenthal을 통해 한국에서 가졌던 많은 의문사항들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직접 진료실에 참관하면서 어린아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성별위화감을 느끼는 분들께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에 관하여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훌륭한 기회가 되었습니다. 더불어 우리나라에서도 성별위화감을 느끼는 많은 분들이 사회적, 법적인 지지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환경으로 한 걸음 더 발전할 것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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