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대선국면에서 당 대선후보보다 본인이 돋보이려 한다는 ‘자기정치’ 논란에 휩싸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대선 경선 예비후보와의 신경전에 이어, 10일에는 당 경선준비위원회를 두고 원희룡 예비후보 및 김재원 최고위원과 온라인 설전을 벌였다.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는 당내 대선 경선 룰을 제외한 경선 일정과 실무 등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서병수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원희룡 “경선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 끊으라”…이준석 “무리한 언급 자제하라”
이 경준위에 대해, 원희룡 예비후보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경선 아이디어와 상당 부분이 이준석 대표로부터 나오고 있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이 대표는)경선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끊으라”고 지적했다.
원 예비후보는 “당대표는 그런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대표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을 때 최후의 보루가 없어지게 돼 부작용이 클 수 있다”며 “현역 의원들이 얽히고설켜 있는데 경준위가 컷오프를 몇 명 하느니, 뮤직비디오를 찍느니 하는 것도 월권이다. 그런 것들은 최고위원회의와 (당 대통령후보자)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도부와 경선룰을 제외한 경선 기획에 관해 지도부의 권한을 위임받은 기구인 경준위가 경선의 공정한 관리와 흥행을 위해서 고민을 하는 것에 대해 후보들이 무리한 언급을 하는 것을 자제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지도부도, 경준위도 경선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으면 구체적으로 그러면 누가 하라는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원 예비후보께서 후보 겸 심판을 하시겠느냐? 언급하신 선관위는 말 그대로 관리하는 조직이지 기획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경선의 기획 및 관리는 당이 중심이 돼야하고 본선에 이기기 위해서 침대축구하려는 사람에게는 경고를 그리고 대선승리 이외에 다른 목표로 선거판을 흔드는 사람에게는 대선에 집중하도록 제어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경기를 뛰어야 할 선수들이 개인적인 의견을 내면서 본인의 유불리에 따라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을 드러내는 것은 방종일 뿐”이라며 “(당 대표실 산하 예비후보)검증단만 해도 누구는 설치하자고 하고, 누구는 설치하지 말자하고, 이런 것 아무리 포장해도 각자 후보간 유불리로 이전투구 하는 것인데, 검증단 설치하고, 토론 진행하고, 국민에게 후보를 알릴 수 있는 기획을 하는 것이 유권자에게 어떤 해가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대표의 물음에 원 예비후보는 즉각 답변을 내놨다.
원 예비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 관리에 있어 당 대표의 임무는 심판을 임명하는 일로, 그 심판이 공정하게 경기를 운영하는지 감시하고 감독하는 일”이라며 “심판에 대해 불공정 논란이 있을 때 이를 바로 잡아줄 사람이 당대표”라고 했다.
원 예비후보는 “당 대표가 심판하겠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로, 섣불리 나섰다가 당 대표마저 불공정 시비에 휘말리면 수습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당 대표는 경선 관리의 최후의 보루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이 대표께서는 경선 흥행을 걱정하는 것 같은데 후보들에게 맡겨 놓으면 된다. 후보들 서로 치열하게 정책 경쟁, 자질 검증하면 국민들 관심이 모아질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경선 관리는 흥행보다 공정이 최우선으로, 이 대표께서는 후보들은 물론 국민들이 보시기에 절대로 공정한 분들로 선관위 구성하는데 전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원 예비후보는 또 “지금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데, 백신 공급 문제와 한미연합훈련 문제, 간첩 사건 문제 등 당이 사활을 걸고 문재인 정권과 싸울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이런 문제에 대해 대표께서 전념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의결할 때 아무 말 없다가”…김재원 “대선후보 선출 관한 사항, 선관위 심의 및 최고위 의결”
이준석 대표는 원희룡 예비후보 뿐만 아니라 김재원 최고위원과도 경준위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로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당 최고위가 경준위를 발족시킬 때 합의한 것이 경선룰은 경준위 권한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선이 이미 시작됐는데 우리당은 팔짱만 끼고 있으니까 경선 준비하는 모습도 보이고 탄탄하게 준비해서 경선이 시작되면 곧바로 국민의 시선을 끌도록 하라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경준위가 경선후보 등록도 되지 않은 후보자들을 시켜서 이미 경선을 시키고 있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경준위는 경선을 준비하는 곳이지 경선을 시작한 곳은 아니다. 더군다나 (경선은)시작되지도 않았다”면서 “그러다 보니까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자꾸 이것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의 이러한 지적에, 이 대표는 “경준위 역할에 대해서는 최고위에서 당헌당규 변경이 필요한 사안 이외에 모든 사안을 제외한 나머지 경선 과정 일체라고 명시해 논의하고 의결해서 발표했다”며 “아무 문제없는 일들이 그냥 특정 후보들의 유불리에 대한 이전투구 속에 소비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김 최고위원을 겨냥해 “최고위원이 최고위에서 의결될 때 아무 말 없다가 갑자기 모르는 이야기인 것처럼 이야기해도 안 된다”며 “그러면 경준위가 이런 거 하면 안 된다는 분은 경준위가 경선기획 말고 뭐하는 조직이라고 생각해서 의결했느냐”고 따졌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즉각 재반박에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당초 최고위에서 경준위 구성안을 의결할 당시 ‘대선후보 경선 준비작업을 담당하는 위원회’로 의결한 것이 맞다. 다만, 경선 규칙에 관련된 사안은 경선준비를 위한 경준위의 권한이 아닌 최고위의 권한임을 명확히 하고 의결한 것이 맞다”며, 경선 규칙 관련 사안은 최고위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경준위가 대선후보를 봉사활동에 참여시킨다든가, 합동회의를 한다는 것은 최고위에 보고된 적은 없었고 논의한 적이 없었다”며 “참고로 당헌당규상 규정돼 있는 합동연설회는 선관위의 권한이며, 선거기간 내에 하도록 되어 있고 사전에 공고하게 돼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선주자들을 상대로 하는 합동토론회, 타운홀 미팅, 압박면접, 뮤직비디오 촬영, 대선후보 몇 명이 합숙하는 내용으로 ‘1박 2일’과 같은 오락프로그램 촬영 등 다양한 얘기가 전달되고 있다고 한다”며 “이 모든 경선 프로그램들은 아이디어 차원이겠지만 그것은 당 선관위에서 정해야 할 것들이고, 특히 경준위가 직접 실행할 사안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나아가 “당헌당규상 대통령후보 선출에 관한 사안은 (당 선관위가 심의하고)최고위의 의결로 정한다고 규정돼 있는데, 그러므로 이런 사안들을 최고위가 결정하기 전에 경준위 자체계획으로 실행할 수 없다”며, 최종 결정권은 최고위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대선후보를 상대로 하는 행사는 대선후보들 각자의 입장도 들어보는 민주적 절차를 갖춰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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